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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껄떠벌

단골

2020.02.11 05:34

조회 수:2

어제 과음 탓인지 명서와 상옥은 해가 제법 올랐을 때에야 눈을 떴다.

괜찮아?”

속이  쓰리네.  꿀물   오고, 세인이 뭐하나 보구 !”

알았어.  !  세인이  데리고 왔잖아!  아이고  여편네야 정신  차려.  어째 술만 마시면 정신줄을 놓냐~!”

당신하고 살다 보니 이렇게 됐어!  꿀물 빨리 타와!!!”

나니까  데리구 산다...”

투덜거리며 명서가 방을 나갔다.

 

꿀물을    나눠 마시고, 상옥은 대충 눈곱만 떼고 세인이를 데릴러 나섰고, 명서는 가게를 향했다.

세인이 데리고  가질러 갈께.”

그래.  점심 차려 놓을께, 속풀이 북어국!”

북어가 어딨어?”

어제 고사 지낸  엄마가 놓고 가셨어.  며느리  쓰릴  아셨을 거야.”

지랄하고 있네!”

우리 엄마가 귀신 아니냐!”

좋겠다, 엄마가 구신이라!”

됐어.  이따 .”

 

명서는 가게로 가는 시내버스 안에서 생각했다.

대체 언제부터 상옥이가 자신을 무시하게 됐나를.

연애할 때도 싸우기는 했지만 함부로 말을 내뱉지는 않았다.

결혼 후에도 그랬는데, 아마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사업을 하면서 안정적인 수입이 없어지고, 거기다 사업까지  실패를 하고부터  것이다, 싯점이 정확하진 않아도.

그런데 이젠 ‘' ‘지랄' 보통이고 ’얌마!‘, ’개새끼등등 욕도 심심찮다.

 탓이지 ...’

 

토요일 오전이라선지 상가 부근 길은 한산했다.

가게 앞에 서서 고개를 들었다.

술집 木可川

가게 인테리어를 하며 눈에 익을 법도 한데 새삼스럽다.

木可川

목가천을  때는 마침표도 없다.

언젠간 지워지겠지.’

 

북어를 두드릴만  것이 마땅찮아 칼등으로 대충 두드리고는 살을 발랐다.

들기름을 치고 달달 볶으니 냄새가  좋다.

명서는 다른 요리는 젬병이라도 북어국과 미역국은 제법 맛을 낸다.

하긴 맛을 낸다고  수도 없는 요리긴 하다, 웬만하면 저절로 맛이 나는 것이 미역국, 북엇국이니.

 

물을 붓고 마늘과 파를 준비하는데 문이 열린다.

벌써 ...”

!’

식사도 되나요?”

!  어서오세요.  근데 어쩌죠, 식사 준비는  있지 않은데요.  죄송합니다!”

근처에 마땅한 곳이 없어 들어왔는데...”

정문 상가로 가시면 중국집과 김밥천국도 있어...”

들어  사내가 코를 킁킁거리며 말을 자른다.

 

~~  이거 냄새가  좋습니다.  북엇국이죠?”

! , .  식구들과 점심을  먹으려...”

 사내,  말을 자른다, 싱긋 웃으며.

숟가락 하나  놓읍시다!”

 

다시 문이 열렸다.

어머!  손님이 오셨네!”

아빠~!”

상옥과 세인이 들어서며 각각 다른 곳에 눈길을 주며 반긴다.

상옥은 손님에게, 세인은  아빠에게.

 

,    구수하군요.  솜씨가 좋으십니다.”

마늘 맛이죠 ...”

홍어를 보니 소주 땡기네요.”

한잔 드릴까요?”

아닙니다, 낮술은...  운전도 해야 하고요.”

 홍어무침이 우리 가게 대표 안줍니다.  언제든 오시면 됩니다.”

 

얼마죠?”

?  , 됐습니다.  우리가 먹을려고...”

이번엔 얼른 상옥이 나서며 말을 자른다.

“8천원예요.”

사내는 지갑을 꺼내 만원을 건네며,

잔돈은 됐습니다.”

명서는 상옥을   쳐다보고는 얼른 인사를 했다.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사내는 문을 나서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팔을 들어보였다.

 

당신이  맨날 말아먹는지 알앗!   이런 식이라서 그래!”

, 소리  지르지 , 세인이도 있는데!”

 괜찮아!  엄마 맨날 저러는데 ...”

“...”

“...”

하긴, 하루 장사의  손님도 아니고 개업  마수걸이 손님이었는데,  생각없이 그냥 가라고 했으니 상옥이 소리를 지를만도 했다.

 

상옥과 세인이 돌아가고  정리를 하고 있는데  문이 열린다.

엄마!”

어제 손님  있었냐?”

명서가 얼른 대답했다.

.”

 

최난옥이 명서를 쳐다봤다.

아참!  우리 엄마 귀신였지!’

 날였잖아요.”

그러게  뭐라디!  개업식을 했어얀다구!

차차 손님이 오겠죠.”

  이런...”

엄마!  그만요!”

어째 세상 여자들 눈에  ‘ 이런' 아니면 ’ 그런' 놈으로 보이는 걸까.

 여잔 아니군, 세인이.

명서가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가져오신  뭐예요?”

암만 술만 파는 집이래도  내놓을  있어야지.   가지 챙겨왔다.”

우선은 즉석식품으로 준비를 했어요.”

그런  사다 팔면 남는  있냐?  대체 에미는 무슨 생각으로 니가 술집 차리는  그냥 뒀다냐?”

아이고, 도돌이표가 따로 없다.

한달내내 지치지도 않으시는가?

우리 아빤  대단하셔, 엄마와 여직 사시는  보면.

상옥이?

아직은 이뻐.

 

입춘 추위라선지 해가 기울자 바람이 제법 찼다.

담배를   피우고 들어와 음료진열장에 맥주를   넣고 있는데 문소리가 났다.

어서오세요~”

!  점심  ...’

~  어서오세요!”

괜한 반가움에 목소리가   높아졌다.

 

사내는  팔을 들어 인사하는 것이 습관인가보다.

하루에   뵙네요~”

앉으세요.”

낮에도 느낀 거지만 가게가  인상적입니다.  칵테일  분위기이기도 하고...”

,  색다르게 하고 싶어서요.”

메뉴판 !”

여기 있습니다.”

 

메뉴판을 들여다 보던 사내가 고개를 들고 명서를 쳐다보더니 크게 웃는다.

하하하하하~”

명서가 사내의 목젖이 보일까 걱정할 정도로 웃더니,

걸물이시군!  점심  찍어둔 홍어무침을 먹어야 하니, 우선 쏘주부터!”

,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메뉴

 

- 주류 -

 

쏘주

막걸리

맥주

청주

고량주

와인

보드카

위스키

음료수

칵테일 : 직접 만들어 드세요.

 

- 안주 -

 

진안주

국물안주

마른안주

과일안주

공짜안주

가게에 없는 안주는 [배민]

안주는 어머니와 장모님 사정에 따름.

 

명서는 점심에 마련한 덥힌 북어국과 쏘주, 쏘주잔을 테이블에 놓고 사내를 쳐다 봤다.

사내가 무슨 일이냐는 표정으로 명서를 마주봤다.

“‘술집 木可川 손님이십니다.  병을 따시죠, 제가 한잔 올리겠습니다!”

사내는 놀란  입을  벌리더니 벌떡 일어나서 잔을 잡아 명서에게 내밀었다.

직접 따서 한잔 줘요!”

 

명서가  잔을 따라주자 ‘벌컥' 털어넣더니,

!    한잔 받으슈!”

명서에게  잔을 따라주며,

개업집인  몰랐네요.  개업하는 집들은 다들 가게 앞에 화환이나 화분도 있고...”

명서는 마신 잔을 휴지로 닦아 건네고는,

천천히 드세요.”

하고는 뒤돌아서 다른 안주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사내는 그런 명서의 뒷모습을 찬찬히 바라다 보았다.

 특이한 사람이군!’

그리고는 다른 안주가 나오기도 전에 자작을 시작했다.

 

명서가 밖에 나가 담배를   피우고 들어와 보니 사내는 벌써   병을 거의  비워가고 있다.

주방에 들어가 손을 닦고 있는데 문소리가 들렸다.

어서오세요~”

!’

 

봄처녀!

입춘은 며칠 남았는데 가게로 봄이 들어서고 있다.

길게 기른 머리는 뒤로 묶었는가?

제법 커다란 꽃문양의 옅은 녹색 원피스는 분홍띠로 허리를 둘렀다.

하이힐도.

외투는 팔에 걸치고.


ㄹㄹ

입만 멍하니 벌리고 있는 명서를 힐끗 쳐다보더니, 의자  개가 놓여진  자리에 앉았다.

명서가 메뉴를 내밀자 받아 들고 펼쳐보더니,

!’

짧은 웃음을 터뜨리고는 다시 명서를 올려다 봤다.

살짝 치켜뜬 눈이  상큼하다.

명서는 괜히 얼굴이 달아올랐다.

 비싼 걸로 주세요!  안주,  모두.”

?  , .  그럼, 위스키하고 안주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여자가 앉은 테이블에 양주와 잔을 세팅하고는 우선 음료수를   따라줬다.

과일 조금과 마른안주 준비하겠습니다.”

그러세요.  그리고  하나  주세요.”

명서가 무슨 소린가 하고 쳐다보자,

 잔만 드릴께요.   잔을 혼자하려면 ...”

!  .”

거참 이상한 여자군.  그럼 친구랑 같이 오던가...’

명서는 안주를 준비하면서 속으로 중얼거렸다.

 

명서가 안주를 준비하는데,

사장님!  쏘주   더요.”

아차!  그러고 보니 여자에 홀려서 사내를 깜박했다.

여자, 지겹지도 않냐!’

 

  올리겠습니다.”

여자는 벌써 위스키 병을   잔을   했다.

여자가 잔을 받고는, 명서가 가져온 잔에 술을 따랐다.

 마시겠습니다.”

명서가  잔을 마시고 돌아서려는데,

 잔이 기본 아닌가요?”

지랄이다!  너는 손님, 나는 가게 주인!’

아닙니다!  장사해야죠.”

그럼  손님 나가고 나면 같이 해요.  괜찮죠?”

이건  뭬람!’

 

명서가 사내를 보았는데 사내는 여전히 말이 없이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다.

명서가 엉거주춤거리고 있는데,

사장님!  북엇국   줘요!”

! !”

 

가게 안이 조용했다.

여자가 들어온지도  시간이 지났다.

그러는 동안 사내는 소주를    주문했다.

좁디 좁은 가게에 침묵이 깔리자 공간이 한없이 팽창하는 느낌이다.

이러다 터지겠군...’

 

가게 안을 둘러보다 컴퓨터에 눈이 갔다.

이런!  깜박하고 있었네.  그런데 쏘주와 위스키?  어디에 장단을 맞춰야 되나?’

음악을 틀어 퍼져가는 공간을 채울 생각이다.

 

, 혹시 좋아하는 노래가 있으시면 틀을까요?”

이럴  중간이 젤이다.

그래서 그냥 컴퓨터 앞에서 고개를 숙여 마우스를 잡은  말했다.

조용~

고개를 들어보니,

!’

 

여자와 사내가 서로를 보고 있다.

여자와 사내가 서로를 보고 있는데, 쏘아 보고 있다.

여자와 사내가 서로를 보고 있는데, 찢어 죽일 듯이 노려 보고 있다.

 

에라 모르겠다.

콰콰콰 콰앙~  콰콰콰 !’

베토벤 교향곡 5 운명 1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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