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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껄떠벌

택뢰수澤雷隨

2020.09.03 01:30

조회 수:12

초저녁잠에서 깨니 자정 전.  오줌 누구 와서 잠을 이어야 했는디, 태풍이 몰고 온 비가 잠을 망치네.  날 밝구 할 일이 있는 것두 아니구, 그냥 전화기 붙들구 있지.  세이노래방 듣구, 게임 돌리구, 땅콩 둬 주먹 깨뜨리구두 마뜩잖어 효爻를 지었네, 오늘 공부할 거.  택뢰수 卦.


澤雷隨



만화두 있구, 동영상, 글로만 해석한 거 등등.  오히려 마련한 책은 한번 휙 보면 끝여.  근디 참, 아는 게 이리두 읎는가 싶어.  주역 풀어주는 이들 깊이가 보통이 아니네.  하루에 두 시간씩 들여다 보는 동영상, 주역 강의를 하는 양반은 성경두 줄줄이 꿰구 있드라구.


원체가 깊이가 읎어, 뭐구 겉핥기지.  용두사미龍頭蛇尾라 그려.  이번 공부두 그럴 겨.  발쎄 지겨워지기 시작혔거든, 한 달두 안 됐는디.  하다 하기 싫음 관두지 뭐. 

살풋 잠들었다 깼네.

내 이런 기질이 밥벌이로는 젬병였는디, 지금껏 살아내기로는 마침혔어.  아마 파구들었더면 자진을 혔든지 남의 손에 죽었을 겨.  이러든 저랬든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것은 매한가지지만서두.


다섯 시다, 일어나자.  할매 눈치두 그렇지만, 고기들 때문에두 행동에 제약을 많이 받어.  장기간 집을 비우는 것두 그렇구 밤에 불을 켜기두 그렇지.  쌍둥이 보여주려구 기르는디 이번에 집을 떠나믄 정리를 혀야지.

어디 가냐구?


이렇다니께...  한번 읽은 괘네, 지랄...  헛공부하고 있당께!

다시!


비는 그쳐 가는디 바람이 엄청 부네.  며칠째 집 주변만 몇 바퀴 돌다 들어오곤 해선지, 다리가 다 풀렸어.  코로나가 그렇게 무섭냐구?  처자식이 무섭당께 그러네.  한달에 한 번 꼴로 병원엘 가는디, 자식들이 부모 부축해서 병원에 오는 걸 보믄, 나는...

쩝, 내가 지은 업이지.


구찮은디 잠깐 마트 댕겨왔네, 술이 떨어졌거든.  쩜팔 2병 8800원, 진빨 1병 1370원, 꼬량주 1병 1890원, 콩나물 1000원, 양배추 3990원.

쩜팔은 6회 마실 분량인께 10여 일 뒤에나 마트엘 가겠구, 진빨하구 꼬량주는 행사용이지, 기분낼 때.

그 큰 마트를 둬 바쿠 돌아두 입에 맞는 게 읎어.  동네 시장에 순대집이 새로 생겼는디, 예전 같으믄 발쎄 가 봤을 거인디, 거기두 그렇구.

저녁 9시꺼정 영업제한이라, 혹시 일찍 문을 열었으믄 팔아줄라구 다리품을 좀 팔었는디, 안 열었네, cozy.

내 앞가림이나 허라구?

난 너무 착혀, 속 깊숙히 자리한 악마는 빼구.

얼른 풍택중부風澤中孚 나머지 공부하고 한잔혀자구.


60이 훌쩍 넘도록 볼펜 한 자루를 끝까지 다 써 본 기억이 읎는디, 발쎄 2개째네.  쌍둥이용 볼펜만 눈에 띄길래, 집에 굴러 다니는 연필을 깎았드먼 나무 향이 참 좋다.  손으루 하는 건 딸딸이 치는 거 빼구 지대로 하는 게 읎는디, 연필은 지법 깎지.

왜?

죽을 때까지 물이 생기잖냐.


오늘 안주는 지난 번 먹다 남은 항정살 5쪽, 콩나물소금볶음, 양배추와 마요네즈.  점심을 거르구 속을 비웠지, 술맛 살리려구.


오늘 안주

캬~

술이 안 보인다구?

조~  은박지 안에 냉동실에 아아주 살짝 얼린 쏘주가 똬악!  단열스치로폼 안에 자리하구 있지.


홍콩두 춥지.

장만옥은 아직 살어 있나?

첨밀밀甜蜜蜜.

이 노래 잘 부르지.


불타는 청춘 틀었는디, 이 얘기가 나오네.

웬일루 TV를 보냐구?  골목식당은 보잖냐.  오랜만에 늙다리 청춘들 봤네.

껐어.


난 떼놈 체질여, 중국이란 나라가 좋아.

장만옥, 채금.

여자가 좋아서? 

마누라가 이쁘믄...


할매두 좋아.

근디, 콩나물 사온 걸 보구 그러네, 반만 볶아!

싫어, 참.

그래서 싫어.

장씨허구 채씨는 내게 뭐라 안 허잖냐.

뭔 소리여, 치했군...


어려워?


스치로폼 속 쏘주?

아직두 싸늘혀.


갑재기 생각났는디, 내가 사람을 짤라 먹나 벼.

청도 있을 때 김 부장, 낚시하러 둘이만 간 자리에서 그러대, 실장님은 참 재주가 좋으세요.  어떻게 그렇게 연구실 오는 사람마다 다 내 쫓냐구.

예전에 가순이, 나와 그러믄서 인삼이허구두 멀어졌다구.  향순씨두, 자기 친구들하구 다 못 만난다구.  진이두 그랬지, 내 덕에 혼자가 됐다구.

씨부랑탕~


상 물리자구, 할매 산에서 일찍 올 겨, 빠박이가 집에서 저녁 먹는다구 혔거든.  그 시끼는 출근하며 늘 얘기혀, 집에서 저녁 아니믄 밖에서 약속.

츠암내...

그 시간에 맞춰 할매는 춤을 추지.

여자에게 아들이란?


울 엄니?

엄마!  왜 날 낳았어!

내가 효자일 때 늘 했던 말여.  불효자가 됐을 땐, 왜 날 낳았나 알었지, 엄니라구 별 수가 읎었든 겨.

난, 태어난 건 내 뜻이 아니었어두, 죽는 건 내가 택할 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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