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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껄떠벌

빠박이 아침

2020.09.17 06:37

조회 수:12

빠박이 아침


안 해줄래두, 성난 소리가 귓가에 걸려, 자식들에게 해준 게 뭐 있냐는 소리가.  물론 할매 외침이지.  뼈심 드는 일두 아닌디, 썩 내키지 않는 것두 사실여.  어제는 챙겼드만 휴가 냈다네, 미리 얘길 좀 허지 말여...  근디 이 시끼는 지가 챙겨 먹겠단 소리두 읎어.

할매?  엊그제 부산 놀러 갔는디, 오늘 오지.


낮술허자. 

늦게 도착허는디 취해서 잠 자구 있기두 그렇구, 시방 마시믄 그때에는 깨니께.

참, 심들게두 산다.


부부가 뭐여?

홀딱 벗구 씹할 때까지만 부부구, 그 뒤론 남보다 못한 남여.

씹이 다냐구?

주역 공부 그만허구 씹이란 무엇인가에 천착해볼까 봐.

천착을 한자루 쓸 수 있냐구?

최현배 선생이 '한글만 쓰기의 주장'에서 그랬어, 한자는 그쪽 공부하는 사람들만 해두 된다구.  우리는 그저 '천착'이라는 한글이, 무엇에 깊이 파고든다는 뜻으루 쓰인다고 알구 쓰믄 되지, 穿鑿이라는 한자가 그런 뜻이 듯.

암튼, 씹!


     운명

 

 

          태양이 생명을 주고
          씹이 퍼뜨리다.

          베토벤의 짓


그러지.



늘 그려.


원래 낮술을 즐기진 않었는디, 칭따오에 있으면서 버릇이 됐어.  회사에 오는 중국 손님들이 부러 점심시간에 맞춰 오드라구.  얼른 업무 상의를 끝내면 어김없이 점심을 먹으러 가구, 두세 시간은 우습게 점심을 먹으며 빠이주를 권허지.  취해서 회사로 오믄, 오후 일은 이미 물 건너 간거지 뭐.

그러고 보니, 마시구 싶을 때 아무 디서나 마시는 버릇이 그때부터 시작된 거여.


외국 노랠 알어 듣냐구?

못알어 들어서 듣는 겨.  우리 노래는 가사가 들린께 심난혀.  그냥 곡조만 듣는 겨, 외국 가수들의 목소린 또 하나의 악기지 뭐.


 

 

《伤心小站》 상심소참  슬픈 간이역 차이친[蔡琴]

 

不知道我的人生列车是在什么时候开出了站

모르겠어 내 인생 열차가 언제 역을 출발했는지

 

只知道当我发觉的时候已经在车上

그저 내가 깨달았을 땐 벌써 열차 위에 타고 있었지

 

也许每个人都一样必须在喜怒哀乐之间

어쩌면 누구나 희노애락의 감정 속에서

 

历经一个又一个人生的驿站寻找生命的答案

하나 또 하나 역을 지나며 삶의 답을 찾고 있겠지

 

我曾在一个有雾的晚上停靠在一副宽阔的肩膀

언젠가 안개 자욱한 저녁, 난 누군가의 넓은 어깨에 기대어

 

以为找到了幸福的终站

마침내 행복의 종착역을 찾았다고 생각했지

 

谁知道那不过是一处

그런데 누가 알았을까? 그건 그저

 

伤心的小站

가슴 아픈 간이역에 지나지 않았음을

 

教人伤心的小站

내 마음 아프게 하는 간이역

 

是否你也曾经在自己的伤心的小站

당신도 자기만의 가슴 아픈 간이역에 있어본 적이 있는가?

 

闪烁着泪光

반짝이는 눈물

 

也许这才是车窗外真正的风光

어쩌면 이게 바로 차창 밖의 진짜 풍경인지도 모르지

 

无论怎样雨季过后

어쨌거나 비의 계절이 지나면

 

列车又要开往前方开往前方

열차는 또 앞으로 떠나겠지, 앞으로……


결혼을 할 때, 그 뒤로 1년 반을 백수로 지냈어.  처음엔 이모부 공장에서의 상처로 자발적 백수였는디, 나중엔 취직을 하고 싶어두 쉽지 않었어.

점집엘 갔지.  남들은 아들을 낳으믄 일이 잘 풀린다든디...  내 팔자엔 그렇다네, 아들이 낼 누른댜.  그래서, 쟈는 누구 아들이다라는 소리는 들을 수 없구, 저 사람이 누구 아버지라는 소릴 들어야 한다네.

그려.  연주가 생기구 나서 취직이 되드라구, 쌍둥이 에미.

그러니 말여, 그동안 향순씨가 워뗬을 겨...

알지, 알어.

그래서 오늘, 미리 마시는 겨.


좀 슬프지.


많이, 좆같어.

씨부랑탕.


그래서 빠박이가 소위 출세라는 걸 혔냐구?

결혼 38주년, 지현이 83년 생, 에미 84년 생.

나이 서른여덟인디, 요번에두 만족을 못혔는지 또 다른 생각을 허는 듯 싶어, 도루 삼정엘 갈까, 세무법인이래두 세울까...

지 인생이지.


38년 중 15년을 따루 지냈지.  칭따오 3년, 들어와서 5년, 병 구완 1년 빼구는 다시 7년.

그러니, 남과 진배읎지 뭐, 하숙생여.  한 달 생활비 내구 얹혀 살구 있는 겨.

그럼 잔소릴 말어야는디, 예전 죄를 물으며 지랄을 떨지.

그려라.


싸울 때 말혔어, 싫다구.

요번에 얘기혔어, 연말 전에 나간다구.


         



            마누라




자지가 서야 말이지

그러니

달다 만 몸뚱아리 식히느라선가

하품만 늘어지네


혀두

썩은 내 진동친다구

내박치지 않어서지

고마운 것이


원체가

반소쿰도 되지 않던

젖은

그야말로

무덤

산 고개 너미에 마련된

이제는 삭아 차라리 맨 땅이 되어버린


거웃을 아무리 헤집어봐도

달뜬 내마저 사그라들었는데

용을 써 파낸 덕에

게우 샘 솟을까 싶었지만


자지가

서야

말이지


머리카락이며

모가지

허리

팔다리는

여전히 삼십 년 전 것이 맞는데

그 세월 동안

뭔 일이 있었을까


혀두 고마운 것이

술 핑계를

대신 혀 주더라니


방을 건너가고 

보니

풀기 없는 머리카락 몇 만

베개 아래 떨구어져 있다


씨부랑탕




유방암 수술과 치료를 받으믄 씹을 하고 싶어한다네.  

방을 건너 왔는디, 자지가 서야 말이지, 씨부랑탕.


고만 마시구 술 깨자구.

넉 잔 남었다.


내야 뭐, 태어난 거 자체가 원망스러운께 대를 잇는다거나 이런 건 아예 생각두 않지.

워쨋든 우연히 알게 돼서 얘기했지.  니 인생은 니 꺼다.  할매에게두 말해줬어, 애에게 결혼 얘기 끄내지 말라구.

그래두 말여, 마흔이 가까운 시끼가 저 쳐먹을 걸 늙은 애비 손 빌리냐구, 씹쌔에에에에끼!

밥맛여.


서울로 들어온 지 25년이지.  그동안 늘 밥벌이에 쩔쩔맸어.  그나마 할매가 뛰어들어 게우 버텼지.

알어.

근디두 싫어.

이런 나를 어쩌라구, 그냥 그런 걸.


인류가 행복해질려믄, 씹을 풀어놔야 혀.

그래야 지구온난화두 막을 수 있다구.

지금은 씹을 쟁취하러 너두나두 혈안이 돼서 날뛰니, 하늘두 땅두 지쳐가는 겨.


다 마셨다.


3단 고음을 하믄 그 노래가 좋은 거여?


서러지하구 있는디 우체부.

백이 차가, 아직 지 살든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방치돼 있다구. 

그놈 죽은지가 4년여.

이번 일요일이 기일인디, 이번부터 재를 지내지 말라구 혔드먼, 섭혔나 보네, 우체부를 보내구...

이래서 엄니가 싫어.


논산서 대전꺼정 걸었지, 국민학교 4학년 때.

정확히는, 부적서 연산까지는 버스를 탔어.  그리군 걷구 걸어서 대전, 대전극장 앞 77캬바레 뒷집인 엄니집에 들었지.  엄니가 밥상을 채려주구는 백이 젖 줘야한다구 일어나드라구.

내 기억 중 백이 첨여.  살어 있음 올 해 쉰넷이군, 나보다 열 살 어린께.

문화동에선 백이를 업구 만화방엘 댕겼어.

아버지가 가시며 부탁을 혀드라구, 백이 좀 돌봐줘라.

내 형편이 이렇거니와, 내보다 먼저 가버렸어, 오토바이 타다가.

이번 일요일이 기일이지.  양력으룬 지났구.


왔다.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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