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哲雨武林

무명을 얻다 5

2021.07.13 17:18

소금장 조회 수:0

단목용현의 낙성십이검 성취도는 이제 곧 십성의 경지를 넘보는 터라, 단목세가 이십팔숙 중에서도 뛰어난 솜씨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 단목용현이 검을 휘두르니 십이검 중 오검을 넘기지 않아 천용방도 셋이 피를 뿌리며 검을 놓쳤다. 단목용현이 이들의 무위를 알아보고자 검에 살기를 불어넣지 않아 그렇지, 삼인은 한동안 운신이 힘들 정도의 상처를 입었다.

 

반 조장의 얼굴이 흙빛으로 변했다.

“우리가 가자!”

반 조장은 남은 둘을 데리고 단목용현의 정면에 섰다.

“단순한 시비에 피를 부르다니, 당신들의 의도가 무엇이오! 오늘 제대로 해명하지 않으면…”

“너희들이 천용방도들이냐? 이제 낙양에서 너희들이 할 일은 없으니 저들 셋을 데리고 돌아가도록 해라!”

“그럴 수 없다. 얘들아! 우리는 우리 일을 함에 있어 물러서지 않는다!”

셋은 검을 빼들며 단목용현에게 다가갔다.

 

반 조장의 첫 공격을 무리 없이 막아낸 단목용현은, 반 조장 좌우의 천용방도들에게 일격씩을 날려 칼을 떨어뜨리게 한 다음, 반 조장의 명치를 향해 검을 찔러 넣었다.

반 조장은 허리를 뒤로 꺾어 아슬아슬하게 검을 피했으나 이어지는 단목용현의 공격에 어쩔 수 없이 왼팔에 검상을 입고 말았다.

 

“멈춰라!”

단목추영이 몰려든 사람들을 헤집고 앞으로 나섰다.

단목용현과 한 곁으로 밀려나 있던 단목석현이 허리를 숙이며 단목추영을 맞이했다.

단목추영이 반 조장에게 말했다.

“그만 물러가거라. 그렇지 않으면 목숨을 부지하기 힘들게야!”

“당신들이 지부의 아들 놈이 불러들인 자들이구나!”

그 소리에 주변을 둘러싼 구경꾼들이 모두 한마디씩 거들었다.

 

“결국은 그 개망나니가 일을 저질르는군!”

“한동안 관림방과 낙룡회 놈들 꼴이 안 보여 좋았는데, 저들이 가면 어쩌누!”

“그나저나 저 패거리들은 누구래?”

단목세가 사람들은 아차 싶었다.

 

단목추영이 얼른 소리를 높였다.

“우리는 이곳을 지나던 중, 지부께서 낙양거리의 무법자들 때문에 고심이 많으시다는 소리를 듣고 나섰소. 그만들 해산하시오!”

“우~ 우리가 아무것도 모르는 줄 아슈? 벌써 반 년이 넘게 떠들썩한 걸 눈 가리고 귀 막는다고 모를 줄 아는가 보군.”

“그러게 말일세. 천하의 오입쟁이에 말썽꾼을 돕는 놈들은 대체 어떻게 생겨 먹은 놈들이래…”

 

단목추영은 안되겠다 싶었다.

“에잇!”

“억!”

‘털썩!’

바른 말을 하던 사람들 중 하나가 땅으로 쓰러졌다.

우악~

우당탕탕~

둘러서서 야유를 퍼붓던 사람들이 걸음아 날 살려라 흩어졌다.

이제 주변에는 일반인이 없었는데, 단목세가 사람들은 미처 눈치를 못챘다.

 

단목추영이 이번에는 검을 반 조장에게 겨누었다.

“물러가라!”

“그럴 수 없다!”

피를 흘리며 반 조장의 몸이 단목추영을 향해 쇄도하려는 순간,

휘익!

창!

‘어억!’

“안돼!”

“아이고~”

 

단목추영이 멍하니 앞에 선 자를 보았다.

단목추영의 옆으로는 아직도 검을 쥔 그의 오른팔이 떨어져 있었다.

단목용현과 단목석현은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으며 역시 앞에 선 자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호 장로가 달려들어 단목추영의 오른 어깨 혈을 짚어 지혈을 하고, 초 방주는 검에 묻은 피를 떨어내는 철우의 앞을 막아섰다.

“자네는 누군가?”

 

지부는 심한 갈증을 느꼈다.

“야 이놈아! 그깟 계집이 뭐라고 사태를 이 지경까지 몰고 오는 것이냐!”

“아버지! 내게만 그러지 마시고 힘을 좀 쓰셨어야죠! 황실 핏줄이면 뭐 합니까, 제대로 써먹지도 못하는데!”

“내 출세길을 아무래도 네 놈이 망칠 듯 싶구나. 그나저나 사람까지 죽고 다쳐 민심도 뒤숭숭하고, 이를 어쩌나…”

“이제라도 개봉에…”

“입 닥치거라!”

“에잇! 그럼 내가 알아서 할 겁니다!”

“또 무슨 짓을 벌이려고?”

 

국씨전장의 장주 국택후는 어쩔 줄 몰라했다.

지금까지는 좋지 않은 일이 있었어도 사람이 죽거나 하지는 않았다.

무뢰배들의 치료비 정도야 문제될 것도 아니고, 관부에 대해서도 눌리기는 했을망정 크게 책임지거나 할 일은 없었다.

그런데 사태가 갑자기 커진 느낌이 들었다.

‘그냥 딸년 하나를 포기할 걸 그랬나…’

국 장주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장주님!”

“아~ 들어오시오!”

제갈려려와 상처를 면포로 감싼 반 조장, 그리고 철우가 국 장주의 집무실로 들어섰다.

“장주님을 뵙습니다. 무창의 소철우라 합니다.”

“예, 국택후라오. 아무튼 고맙소.”

“장주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들이 마무리를 짓겠습니다.”

“제갈 당주! 정말이오? 내 은자라면 얼마든지 내놓으리다!”

“제가 손을 과하게 쓴 것은 단목가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지부 아들에게도 경고를 하기 위함입니다. 곧 지부나 지부 아들에게서 어떤 형태로든 대응을 해 올 것이니 그때까지 예서 머물겠습니다.”

 

“왜 나를 보자고 했는가?”

“방주! 우리가 이대로 가만히 있어도 되려나 모르겠소?”

“그럼 회주에게 무슨 방안이라도 있는 게요?”

낙양의 한 객잔 객실에 두 사람이 밀담을 나누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오십이 넘어 보였는데, 관림방주는 오 척 단신이지만 제법 다부진 몸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뒷골목의 왈패다운 기질이 보였다.

낙룡회주는 평범해 보였지만 제법 머리를 쓰게 생겼다.

 

“천용방도 열 명만으로도 우리들이 반 년 넘게 쥐 죽은 듯이 지내고 있는데, 이제 단목세가 이십팔숙의 팔을 자른 자가 나타났으니…”

낙룡회주가 말을 줄이고 관림방주를 봤다.

“허면 어쩌면 좋겠소?”

“천용방도들이 신현으로 돌아가게 하는 수 밖엔 없지요.”

“그게 무슨 소리요? 그럼 주한용 공자가 국씨전장에 대한 욕심을 끊어야 하는데…”

“바로 그거요. 주공자를 잡아 천용방에 넘깁시다!”

관림방주는 순간 어이가 없어 입을 헤~ 벌렸다.

 

낙룡회주가 설명을 이어갔다.

“예전에는 어디 기댈만한 곳이 없었잖소. 그러나 이젠 강력한 실력자가 생겼으니...”

“회주! 그 실력자가 주한용, 그놈 쪽이 아니고 국 장주 쪽이 아니오?”

“그러니 말입니다…”

두 사람의 밀담은 밤 늦게 길게 이어졌다.

 

“통판! 그게 무슨 소리요?”

“주 공자가 어제 지부님과 말씀을 나누고 나간 후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어디, 객잔이나 기루는 다 찾아봤소?”

“예.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것이…”

“무엇이오! 그게?”

“지부님께 보고를 하러 오다, 혹시나 하여 들여다본 주 공자 방이 난장판이 돼 있었습니다.”

“뭣 이라고! 가 봅시다!”

 

주 지부와 통판이 주한용의 거처에 들어섰다.

“어허~ 통판! 관아 경비가 어떻길래 외부인이 제집 드나들듯 관아의 심처까지 드나드는 게요? 내 이 일을 간과하지 않을 것이오!”

고함을 지르면서도 자식의 방을 꼼꼼히 살펴봤다.

“이건 뭐요?”

 

“방주님은 보셨소?”

“호 장로는 보았소?”

“방주님, 장로님! 시방 무슨 자존심 대결하시는 거예요? 이 문제를 어떻게 해야할 지 상의하신다면서요!”

개방 낙양분타주 무호개 패륵이 소리를 질렀다.

“아, 이놈이 왜 소리를 지르구 그랴! 개고기나 남은 거 있음, 술하고 챙겨와라.”

“참내, 거지 소굴에 뭐 남아나는 게 있다구… 술이나 가져올께요.”

 

“내가 본 것은 그의 특이한 발검이었소. 왼 팔로 검을 뽑는 것은 좌수검을 쓴다면 이해가 되는데, 도로 오른 손으로 옮겨 쥐는 이유는 모르겠더이다.”

“방주! 그 속도는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하겠소?”

“뭐, 간단하잖우! 전광석화!”

“그런 속도는 내라도 내겠다!”

“호 장로 솜씨를 내가 아는데, 너무 자찬하지 말구려.”

“방주는 걸핏하면 내게 시비거는 게 취미라도 되오?”

“에험! 넘어갑시다!”

 

“단목가 사람들은 어찌했소?”

“쉽게 물러설 것 같았으면 첨부터 걱정도 안했을 거요. 아무래도 낙양 땅이 한번은 뒤집히겠지요.”

“그래선 안되오. 내가 그 부대주를 만나봐야겠소.”

“뭐라 하실 참이오?”

“당신 잘못이 크니 참으라고…”

“방주! 장난하오?”

“허어 참… 그러니 이걸 어쩐다…”

 

지부가 집어든 것은 일종의 배첩이었다.

종이도 구하기 어려웠던지 누가 쓰던 죽간을 한 겹 벗겨내고 그 위에 간단한 한자로만 뜻을 전달한 것이었다.

‘아들을 찾지 마라.’

지부는 기가 막혔다.

혹시 이놈이 제 스스로 무슨 흉계를 꾸미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통판은 가서 동지 셋 모두 내게 오라 이르거라.”

동지는 지부 바로 아래 직급으로 정오품의 고관이었다.

 

지부의 집무실에 네 사람이 앉아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지부 어른! 지금이라도 개봉 포정사에게 보고를 하고 안찰사사의 지원을 받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연류덕 동지가 먼저 의견을 내었다.

“저도 동의합니다. 혹여 주 공자 신변에 이상이라도 생기면 지부께선 천추의…”

함현 동지도 같은 의견을 내려다 두자년 동지에게 말이 잘렸다.

“아니 되옵니다. 지부 어른께 말씀 여쭙기 송구하오나, 이번 일은 사사로운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지부와 나머지 동지 둘을 둘러보았다.

모두 똥 씹은 얼굴이었다.

그동안도 두 동지는 여러 차례 지부에게 주한용과 관련하여 직언을 서슴치 않았었다.

 

주 지부가 한숨을 내쉰 뒤 두 동지를 쳐다봤다.

“우선 누구의 소행인지를 알아내야 하고, 후에 주 공자를 구해내야 합니다.”

“그럴려면 어찌해야 하겠소?”

“우리가 데리고 있는 추관으로는 어렵고 사람을 구해야 합니다.”

하긴 추관들의 호위를 받고 지내던 주한용이 없어진 것이 현실이었다.

 

“호위를 맡은 추관의 얘기로는 누군가에게 초청을 받아 좋아했고, 혼자 가야 한다며 나섰다 합니다. 거기서부터 시작을 해야 합니다.”

“그런 일을 맡을 적당한 사람이 있소?”

“개방입니다.”

“거지들 말이오?”

 

“그래서, 우리 보고 주 날날이를 찾아달라고 한단 말이지?”

호 장로 물음에 분타주 무호개가 입이 쭈욱 찢어지며 답했다.

“필요한 지원은 아끼지 않겠답니다.”

“호 장로! 뭐 얻은 거 있으면 빼먹지 말고 가져 오구려!”

“방주! 나는 거지지 도둑이 아니오!”

“거참 고깝게 듣기는… 그래 몇이나 데리고 가려우?”

호 장로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 일은 우리가 해결할 일이 아니오.”

“그럼 누가…”

“방주! 한 가지라도 일을 매듭지읍시다. 주 지부의 일을 마무리 하면 남은 일은 단목세가에 대한 것만 남으니 보다 수월할 거요. 내게 맡겨 주시오.”

“무슨 말인지 알겠소. 단목세가는 내가 맡으리다.”

 

무호개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무엇이 궁금한지 방주와 호 장로를 번갈아 봤다.

“왜?”

“그런데 제삼자인 우리가 왜 이렇게 몸달아 하는 건지…”

“어이구, 매듭이 네 개면 뭐하누, 쯧쯧!”

호 장로의 혀 차는 소리를 이어 방주가 설명했다.

“단목세가가 끼어들기 전까지는 우리, 즉 무림이 관여할 필요가 없었지. 그런데 무림이 관여를 했고 사건이 생겼는데, 잘못하면 황실에 보고가 될 지경이 된거야. 결단코 그렇게까지 번지게 해선 안되지, 암! 그렇구 말구!”

“패륵아! 우리 개방의 신조가 무엇이더냐?”

무호개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숭상하는 의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지. 이렇게 사사로운 일이 커져 민생에 어려움이 닥치게 되는 것을 막는 것도 그런 것 중 하나란다. 가자!”

 

“개방의 장로 호평추라 하오!”

“어서오시오! 하남부 지부 주영창이오. 그래 이번 일을 좀 맡아주시겠소?”

“우리 개방이 발이 넓어 주 공자 행방을 쫓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결정적인 순간에 필요한 무력이 모자라오. 우리가 가진 힘이라야 나와 이놈뿐인데 역부족이오.”

“허면…?”

“지금 국씨전장에 한 사람이 머무르고 있소.”

‘국 가놈 집에서 머무는 사람?’

“아니! 그…”

“날 믿으시오. 그 사람만이 주 공자를 무사히 구해낼 수 있을 것이오. 만약 우리들이 나선다면 설사 주공자를 볼 수 있다해도 사지 중…”

“그만! 그만! 내 그대의 뜻에 따르리다.”

 

“무창의 소철우요!”

철우는 허리도 굽히지 않고 읍만 하였다.

“어허! 어느 안전이라고…”

“됐소, 됐어! 지부 주영창이오. 내 아들을 구해주시오. 그러면 한용이를 북직례로 보내 다시는 이곳으로 오지 못하게 하겠소. 어떠시오?”

철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주 공자와 가장 마지막에 있던 사람을 보내주시오.”

 

철우가 지부의 방에서 나오자 어디에 있었는지 호 장로와 무호개가 다가왔다.

철우가 먼저 인사를 했다.

“소황강에서는 미처 인사를 못 드렸습니다. 무창 오현문의 이대 제자 소철우 인사올립니다.”

“호평추네. 여긴 낙양 분타주 무호개 패륵일세.”

세 사람이 관아를 나서자 제갈려려와 효찬, 상옥이 다가왔다.

 

“호 장로님!”

호 장로를 보고 려려가 반가워 했다.

“어디 가까운 객잔으로 감세. 할 말도 있고.”

그렇게 여섯 사람은 근처 객잔에 들어가 늦은 점심을 시켰다.

“술도 좀 가져오너라! 오늘 이 거지가 국세로 배 좀 채우자꾸나!”

 

“제가 한잔 올리겠습니다.”

철우가 호 장로에게 먼저 술을 따르고 이어 모두의 잔을 채웠다.

“자, 한잔하세나!”

캬아~

 

호 장로는 잘 구워진 오리 다리를 손으로 덥썩 떼어 상옥에게 내밀었다.

“아니 할아버지! 맨손으로 그렇게 주무르면 더러워 어떻게 먹어요!”

“오리를 구울 때 적당히 소금 간을 해야는데, 좀 싱거워 보여 내가 간 좀 맞췄으니 맛있게 먹거라!”

“우~ 웩!”

“먹기 싫음 관두고… 얼굴 이쁘다고 떼쓰면 노처녀 된다~”

“하하하!”

“호호호!”

“깔깔깔!”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공지 차례 2021.07.06 1
20 무명을 얻다 6 2021.07.14 1
» 무명을 얻다 5 2021.07.13 0
18 무명을 얻다 4 2021.07.13 0
17 무명을 얻다 3 2021.07.13 0
16 무명을 얻다 2 2021.07.13 0
15 무명武名을 얻다. 1 2021.07.12 2
14 처처난난 6 2021.07.12 0
13 처처난난 5 2021.07.11 0
12 처처난난 4 2021.07.11 0
11 처처난난 3 2021.07.11 0

저작권에 문제가 있을 시 연락주시면 즉시 조치하겠습니다. e-mail : ruijin57@gmail.com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