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哲雨武林

무명을 얻다 7

2021.07.14 04:46

소금장 조회 수:1

초 방주와 단목공영의 눈이 뒤집혔다.

처음 철우의 발검과 동시에 칼을 맞은 맨 왼편의 사람은 칼을 쥔 손목이 떨어졌고, 오른손의 권을 얼굴에 거의 동시에 맞은 사람은 그대로 목을 꺾었다.

다음 비명은 맨 먼저 공격을 한 사람이 낸 것으로 가슴이 길게 베어져 피를 뿜으며 쓰러졌고, 세 번째로 움직인 사람은 일 권을 턱으로 받았는데 몸이 부웅 떠올라 철우의 왼편으로 떨어지는데, 기다리고 있던 제갈려려가 단칼에 목을 찔러 넣었다.

 

철우가 검을 하늘로 높이 올리더니 떨어지는 검을 오른손으로 잡아 단목공영을 겨누었다.

철우의 검이 하늘로 오르고 내리는 동안 모든 사람들의 눈이 그 검을 따랐다.

철우가 말했다.

“모두 다치기 전에 당신이 덤비시오!”

 

이때 려려와 효찬 쪽에 있던 단목가 네 사람이 신형을 돌려 려려와 효찬을 공격했다.

려려는 아직 피가 흐르는 검으로 효찬을 보호하며 각법으로 첫 번 사람을 차냄과 동시에, 공중제비를 돌아 네 사람의 가운데로 뛰어들어 검을 휘둘렀다.

“커헉!”

려려가 몸을 날리자 효찬은 자신에게 달려드는 사람의 배꼽 아래까지 몸을 숙이며 연타를 날렸다.

“윽!”

려려의 몸놀림에 순간적으로 시야를 잃은 사람은 효찬의 권에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다음 사람이 효찬을 향해 검을 찌르는데, 서걱!

언제 날아왔는지 철우의 검이 목을 잘라냈다.

철우의 몸은 금세 피칠을 했다.

 

긴 숨 두어 번의 상황이 그야말로 지옥도를 그려냈다.

그 사이에 열둘 중 여덟이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당해 재기 불능의 상태에 빠졌다.

철우가 다시 외쳤다.

“다 죽일 수 있소!”

단목공영은 이를 뿌드득 갈았다.

 

단목공영이 검을 뽑아 들자 상옥 쪽에 있던 네 사람도 철우에게 다가왔다.

철우가 검을 다시 왼손으로 옮기자, 초 방주가 장내로 뛰어들었다.

“방주! 비키시오!”

“대주! 당신만 대적하시오! 아니면 다섯 모두가 죽소!”

초 방주의 외침에 단목공영이 머리를 흔들었다.

나갔던 정신이 돌아왔다.

 

단목공영은 다가온 네 사람에게 명했다.

“시신을 보존하고 부상자를 추스려라! 나는 이곳에서 책임을 다할 것이니 너희들은 바로 항주로 돌아가라!”

이미 개방도들이 달려들어 싸움터를 정리하고 있었다.

 

단목공영이 철우와 마주 섰다.

철우는 검을 검집에 넣었다.

단목공영이 팔십이식유성환상검의 기수식을 취했다.

유성환상검은 별똥별의 빠름을 검식으로 나타낸 것으로 일단 펼쳐지면 팔십이식 모두가 절초 아닌 것이 없었다.

“타핫!”

 

제일식은 하늘에 별을 만들었는데 금세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대낮인데도 검광이 마치 별의 폭포처럼 흘러내렸다.

“으핫!”

두 번째 단목공영의 기합이 터졌다.

그때서야 철우가 몸을 공중으로 띄웠다.

그리고는 쏟아지는 별들을 하나하나 맞춰 떨어뜨렸다.

그러다 별 두 개를 한칼에 떨어뜨린 철우가 검을 휘둘렀다.

단목공영은 팔십이식 중 삼십식도 펼치지 못했다.

“쭈악!”

털썩!

 

정주의 한 객잔에 사람들이 가득했는데, 모두들 한 가지 얘기로 정신이 없었다.

“단목세가가 곧 봉문할 것이라더군.”

“그러게 말야. 이번에 낙양에 온 인물들이 단목가 이십팔숙 중 윗대가리들이 왔다던데 다 죽거나 다쳤다더만, 쯧쯧!”

“누구래?”

“개방 방주가 그랬다는군, 강호에 공공전검 때문에 피바람이 일 거라고.”

“공공전검恐恐戰劍!”

 

한 달 후, 무창의 오현문.

“허어! 대체 이놈이 무슨 짓을 벌이고 다니는 것인가?”

문주 강진혁은 머리를 싸맸다.

 

중원의 젖줄인 황하를 머리에 이고 있는, 하남성 성도 개봉은 유서 깊은 도시다.

그 개봉의 중심인 진안가에 자리한 대통표국의 정문은, 이른 아침부터 드나드는 사람과 짐을 실은 우마차들이 끊이지 않았다.

비록 규모 면에서는 중원의 십대표국이나 하남의 양대표국에 들지 못하나, 무창의 오현문에서 배출한 걸출한 인물들이 표국주와 표두들을 맡고 있어, 표행의 신용 면에서는 중원의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숙부님, 철우가 문을 나온지 이제 일년 남짓이라던데, 그제 저녁부터 들려오는 소문이 사실일까요?”

“허! 그참… 반 년 전에 문에서 사람이 왔을 때, 형님이 철우를 내쫓았다고 알려는 왔다만, 그동안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모르는데, 나라고 알 수가 있나…”

“오후에 개방 총타에 들러봐야겠습니다.”

“그러거라. 그나저나 정주서 예가 그리 멀지 않은데 어찌 소문이 먼저 왔는지, 원…”

“제 생각엔 아마…”

그러면서 사숙을 쳐다보자, 사숙도 고개를 끄덕였다.

대통표국의 국주 상찬명과 대표두 류석보는 오현문의 사질 간으로, 류석보는 철우의 사형이다.

 

류석보가 국주의 집무실에서 나와, 사흘 뒤에 북직례 순천부로 출행해야 하는 관수품의 도착 상황을 살피고 있는데, 고약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고개를 돌려보니, 아니나 다를까!

그런데, 평상시 술 사라고 조르던 인물이 아니다.

류석보는 얼른 정문 쪽으로 달려가 읍을 하며 허리를 숙였다.

“용두방주님을 뵙습니다!”

“껄껄껄~ 이른 아침부터 거지가 와서, 오늘 운수대통은 날 샜네 그려~”

“그런 말씀은… 호 장로님도 오셨군요!”

“따라온 거지들 밥 좀 멕이고, 나는 국주 좀 봅세!”

“그럼요. 제가 모시겠습니다.”

 

국주의 집무실로, 아침으로는 조금 걸지게 차린 밥상이 들어갔다.

“처음으로 제 표국에 오셨는데 입맛에 맞으실려나 모르겠습니다.”

“상 국주! 거지에게 뭔 체면치레요! 내 밥 그릇이 호 장로 밥그릇보다 크기만 하면 되니, 걱정 말구려~”

막 밥을 먹으려던 호 장로가, 자기 밥그릇에서 밥을 한 수저 듬뿍 떠서 방주의 밥그릇에 덜으며,

“알았으니 얼른 본론이나 꺼내슈!”

 

“국주! 말보다 빠른 것이 소문이랬으니 들으셨을 거요. 어떻게 된 거요? 정말로 오현문에 소철우란 사람이 있는 거요?”

“그것이 참… 예. 소철우! 제 사질이옵니다. 철우가 오현문 제자인 것은 분명합니다만…”

“그런데 소문 같은 재주는 없다…!?”

“저도 그 아이를 제대로 본 것이 벌써 십 년도 더 전이라서, 자세한 것은 그 아이가 와야 알 수 있습니다.”

 

“공공전검! 내가 소 공자의 무위를 보고 느낀 바를 그대로 표현한 거라오. 호 장로! 나와 비교해 어떻습디까?”

호 장로가 밥을 떠 넣다 말고, 흘낏 방주를 보더니,

“내 솜씨는 전광석화 밖에 안 돼서, 소 공자가 뭘 어쨋는지 모르니, 밥 먹는데 말 시키지 마슈!”

상 국주와 류석보가 무슨 소린가 하고 두 사람을 번갈아 봤다.

 

“쯧쯧! 속이 저렇게 좁아서야…”

그러더니 잔을 잡아 술을 쭈욱 들이켰다.

“국주는 내 솜씨를 어찌 보우?”

“방주님을 제가 어찌 감히…”

“솔직히, 소 공자 한칼을 내가 받을 수 있을까, 고민 중이라오!”

“방주님!”

“방주님!”

상 국주와 류석보가 놀라 동시에 외쳤다.

“클클클, 한 칼이 뭐요? 반 칼도 과분허지, 아~암!”

호 장로가 곁들인 말에, 두 사람의 입은 더욱 벌어졌다.

 

개방 방주 일행이 떠나고, 상 국주와 류석보는 다시 마주 앉았다.

“초 방주 얘기 욧점을 알겠더냐?”

“예. 그 내막이야 어떻든, 항주의 단목세가에서 하남 지부의 일에 끼어든 것은, 무림 정파에서 관의 일을 돕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한 단목세가 이십팔숙 중 열 둘을 상하게 한 것을 두고, 분명 문제가 생길 것입니다.”

“아무래도 맹에 계신 사형과 소림에도 기별을 해야겠다. 소림에는 내가 가겠으니 맹에는 네가 다녀오너라.”

“예. 마침 순천부 표행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무림맹은 순천부로 가는 도상途上인, 북직례 진정부 정정현에 위치해 있다.

 

사질 간의 대화는 계속 이어졌다.

“그런데 말이다, 그때 철우의 무위가 어떠했는데, 지금 개방의 용두방주가 혀를 내두른단 말이냐?”

“철우가 스무 살 때고… 십사 년이 지났군요. 장강천류를 완성하고 일 년 정도 지났을 때, 이미 사부님을 능가하긴 했습니다만…”

“그 뒤로 내가 문에 들를 때마다 철우를 볼 수가 없었지…”

“예. 그 후론 사부님이 따로 마련해 준 연공실에 틀어박혀 있거나, 문에서 아예 뵈지 않을 때도 가끔 있었습니다.”

“아무리 그동안에 일취월장했다 해도 그렇지, 어떻게 단목가 이십팔숙을…”

 

개봉성 부근에 다다른 철우는, 미리 준비했던 서찰을 려려에게 주었다.

“대통표국에 가면 류 사형이 계시니, 이 서찰을 드리고 며칠 그곳에서 기다리구려.”

려려가 말없이 철우를 봤다.

“들를 데가…”

“알았어요. 일 보고 오실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께요.”

려려는 효찬과 상옥을 데리고 먼저 개봉성으로 들어갔다.

 

그 날 오후, 제갈려려와 효찬, 상옥은 개봉에 입성하였다.

“햐~!”

“어머! 저것 좀 봐!”

효찬과 상옥은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얼마 전에 들렀던 낙양보다 세 배는 더 크고 번잡했다.

“얌마! 침 좀 닦아라~”

“야! 너나 눈에서 힘 좀 풀어라! 눈알 빠지겠어~”

“호호호~! 얘들아, 어서 가자. 조금만 가면 대통표국이다.”

 

“승룡당 표 당주로부터 천용방에 재색을 겸비한 분이 계시다고 들었는데, 제갈 소저였었군요!”

“별 말씀을… 제 외숙이라서 그런 말을…”

“아~ 표 당주가 외숙이시군요. 아무튼 잘 오셨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효찬과 상옥은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허리를 숙였다.

“사백님을 뵙습니다!”

“사백? 철우, 그 놈이 늦게 철이 들었나 보군, 제자를 다 들이고…”

철우의 서찰에는 그간의 사정이 간략히 적혀 있고, 세 사람에 대한 당부도 같이 있었다.

“세 분이 머물 곳과 필요한 것을 준비시키겠습니다.”

 

방을 나서는 류석보를 따라 려려가 밖으로 나왔다.

“저어…”

“아마, 하루면 올 것이니 너무 염려 마세요. 그리고 앞으로는 아주버니라고 부르세요…”

“예?”

“철우가… 제 집식구처럼 대하라고… 짜아식이 신고도 없이!”

려려의 얼굴이 빠알개졌다.

그 바람에 려려는 철우가 간 곳을 묻지 못했다.

류석보의 말로 미루어, 모르는 것이 나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주버니는, 어디 갔는지 알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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