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哲雨武林

탄생! 나차녀 셋 2

2021.07.14 16:48

소금장 조회 수:1

“천잠사로 선면을 입힐 정도면 구파일방이나 오대세가에서도 한 수 접어줘야 하는 신분이거든요.”

“거부나 관부, 황족이란 말이지? 그럼 지체가 꽤 높은 집안사람들이겠는데, 어째 호위가 단 한 사람이었을까?”

뒤에 고개를 내민 상옥이 말을 받았다.

“사부님! 그들도 말을 타고 있지 않었을까요?”

그렇게 귀한 물건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고개를 끄덕였다.

제갈려려가 생각을 하다 말했다.

 

“낙양에서 정주, 아니면 정주에서 낙양을 가던 지체 높은 가문의 사람들이, 무언가를 숨기고자 하는 자들을 만나 횡액을 당한 거군요.”

채진이 말을 이었다.

“정주 쪽에서는 아니겠구나, 우리가 아침에 정주를 출발해서 쭈욱 오며 눈에 띄질 않았으니까.”

“예, 그래요 언니. 그럼 낙양에서 그 부채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이라고 봐도 되겠어요.”

상옥이 물었다.

“그럼 살인자들은요?”

철우가 답했다.

“곧 만나겠지.”

 

날이 저물었다.

중간에 일이 없었으면 낙양에 도착했을 시간인데, 별 수 없이 노숙을 해야 했다.

철우가 마차를 세우는데, 자단이 마차 안에서 뛰어내리더니 채진에게 무엇인가 재촉을 했다.

채진이 철우를 봤다.

철우가 모두를 불렀다.

 

“자단의 행동으로 보아 아무래도 부근에 뭔가 있을 듯하구나.”

“맞아요, 사형. 내게 뭔 뜻을 보이는 행동예요. 살인한 놈들 같은데…”

“나와 상옥인 자단이 가고자 하는 길을 휘돌아 가겠다. 진이와 려려는 자단을 따라 가는데, 절대 흥분하지 말아야 해!”

“사형! 나 성질 많이 죽었어요~”

“그래, 그래… 상옥인 봉 챙기고. 자, 가자!”

자단이 신이 나서 빠르게 움직였다.

 

채진과 려려는 자단의 걸음을 늦추며 서두르지 않았다.

“언니! 마주치게 되면 어쩌죠?”

“일단 자초지종을 알아야 하니, 모두 꼼짝 못하게 해야지…”

“알았어요. 다리 한 짝씩…”

채진이 가볍게 웃었다.

 

마차로부터 삼 마장쯤 왔을 때, 말과 사람 소리가 섞여 들렸다.

“채주! 괜히 일을 크게 벌린 거 아닐까요?”

“총채에서 내게 이 일을 맡길 때 제일 강조한 것이, 아무도 알아서는 안 된다는 거였다.”

“죽인 년놈들이 가진 걸로 봐서, 제법 하는 집안 같던데, 탈이 없을까요? 묻어버리고나 올 것을…”

“야 이놈아! 우리가 염쟁이냐? 그리고 관도에서 한참 벗어난 곳인데, 니놈 같으면 지나다 똥오줌 쌀려구 거기까지 가겠느냐, 이 미련한 놈아!”

“아니, 그래도…”

“그래도는 무슨… 말들이 왜 저러는지나 가 봐, 이놈아!”

모닥불이 세 곳에 지펴져 있었고, 모두 아홉 명이 자리를 나눠 쉬고 있었다.

 

채진과 제갈려려가 흥분하는 자단을 가라앉혔다.

“자단! 니 냄새를 맡고 말들이 흥분했어. 안되겠다, 넌 돌아가. 마차에 가 있어. 얼른!”

자단이 작게 끙끙거리기만 했다.

채진이 소매에서 끈을 하나 꺼내 자단의 목에 걸은 후, 오던 길을 한참 되돌아 갔다.

말들이 조용해지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채진이 돌아와 아까처럼 귀를 기울였다.

 

“말들이 쥐새끼에게라도 놀랬나 봅니다. 진정이 됐어요.”

“그래. 그런데 이게 뭐 같으냐?”

“글쎄요… 무슨 통행증 같은데… 야! 막내야! 이리 와봐라~”

“예!”

“이게 뭐냐?”

“저도… 통… 문… 날짜는 알겠는데…”

“에라~ 이놈아…”

‘지랄! 지놈도 글을 몰라 내게 물으면서…’

 

그들의 대화를 듣고 제갈려려가 나직히 말했다.

“아마도 통관문첩인 듯해요. 그걸 지니고 다닐 정도면, 사대부도 직위가 높거나 황족이 아니면 어려운데…”

“통관문첩이라면 관외로 나갈 때 필요한 것인데… 저놈들 누굴 잘못 건드린 거 아냐…”

채진이 대꾸했다.

 

무리들의 대화는 계속됐다.

“그나저나 맡은 일은 어렵지 않을까요?”

“우리가 이미 산서의 황하까지는 일통을 이뤘는데, 이제 제일 중요한 하남과 산동이 남었잖느냐. 하남은 소림이, 산동은 북직례의 황군이 무섭지…”

“채주! 우리야 지금 자리에서도 잘 먹고 잘…”

딱!

“아야!”

“총채주님이 들었다면, 니 놈 목은 지금 조 위에 있을 거다!”

그러면서 채주라는 작자가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위지휘사사 한 곳과 다섯 곳이 있다는 천호소의 위치와 병력만 알아내고, 삼문협에서 바로 산서로 튀면되니 너무 떨 필요없다. 낙양에 도착하기 전에 인원을 세 패로 갈라서 움직이도록 해라!”

“예.”

“나는 위를 살필테니 천호소는 니가 알아서 하고, 열흘 뒤에 삼문협으로 와라. 오늘처럼 해찰하지 말고! 니놈은 언젠가 그 지랄을 떨다 뒈질게다!”

“헤헤헤~ 채주! 시간을 줘서 아이들도 고맙게…”

“그만해! 이놈아~”

“그년들 참…”

 

옆 모닥불에서도 음충맞은 소리들이 들렸다.

“야, 니놈은 누가 더 좋았냐?”

“채주가 재촉을 해서, 난 한 년 밖엔…”

“헤헤헤~ 그러니 뭐고 잽싸야 한다고!”

“얌마! 그게 잽싼 거냐? 찍 싸고 만 거지…!”

우하하하하

그 소리에 모두가 크게 웃었다.

 

순간이었다!

“한놈만!”

“옛!”

그리고!

 

“으억!”

“으아악~”

“허걱!”

“큭”

“켁켁~”

“끄으윽~”

“…”

“크끄으읏!”

비명 여덟과 신음 하나가 터졌다.

“크으흠!”

 

“사매! 려려! 멈췃!”

우오오오

“어이쿠! 어이쿠!”

거의 동시에 들려온 외침은 철우의 것이고, 자단의 짖음에 이어 터진 목소리는…

그러나 이미 일이 벌어지고 난 후였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채진과 제갈려려가 엿듣고 있던 곳에서 벼락같이 튀어나와 칼부림을 했다.

채진이 모닥불 두 곳의 인원을, 제갈려려가 한 곳에 있던 둘의 목을 쳐 올린 후, 내려 찍는 칼로 채주의 한쪽 다리를 잘라버렸다.

현장은 삽시간에 피바다를 이뤘고, 비린내가 퍼지기 시작해, 그야말로 목불인견에 아비규환이 따로 없다.

철우의 뒤를 따라 현장에 온 상옥은 허리를 굽히고 구역질을 해댔다.

그런 상옥에게 다가가 등을 두드리고 있는 사람은, 개방의 호 장로였다.

 

호 장로가 장탄식을 터뜨렸다.

“아이고~ 내 팔자야~! 소공자가 공공전검이 되는 장소에 있더니, 어쩌라고 또 이런 자리에… 아이고, 내 팔자야! 그래도 너라도… 이잉!”

“상옥아! 안돼!”

상옥이 구역질하던 지저분한 얼굴 그대로 인체, 봉으로 사체들을 찔러대다 철우에게 붙잡혔다.

그 모습을 본 호 장로가 중얼거렸다.

“지옥의 나찰들 인들 니들보다 무서울까…”

 

“장로님 죄송합니다.”

“소공자가 내게 죄송할 게 뭐 있소… 나도 저놈들이 하는 소릴 다 들었는데… 그나저나 저 면사를 쓴 처자는 누구요?”

“아, 제 사매이옵니다.”

“아~! 그 채가장주 손녀 말이오? 그럼 제대로 따라왔군…”

“저희들을…”

“무림맹에서 소공자를 감시하랍디다!”

“예? 저를 왜…”

“쩝! 소공자가 원칙주의자 같아 염려가 됐겠지, 원래 속들이 좁아…”

 

두 사람이 얘기를 나누며 현장을 정리했다.

시체들을 묻고, 관도까지 흘러간 피를 덮고 하는 동안 날이 밝고 있었다.

세 여자들은 뚱한 표정으로 거들고 있었는데, 상옥의 얼굴이 제일 부어 있었다.

“칫! 나는 한 놈도 처치를 못 했는데, 왜 언니들과 같이 혼내키신담…”

“풋! 상옥아~ 언니와 난 산 놈들을 죽였지만, 너는 죽은 놈들을 또 죽였으니, 두 번 죽인거야…”

그 소리에 채진이 조금 소리내어 웃었다.

“푸후후후~”

 

“소공자! 참 안됐수!”

그러잖아도 세 여자들의 행태가 맘에 들지 않았던 철우가 얼굴을 찌푸리며, 무슨 소리냐는 표정으로 호 장로를 봤다.

“아니 졸지에 지옥도를 그려 놓고 웃고 있는, 나차녀 셋을 데리고, 어찌 사실라우?”

철우가 그 소리에 허리를 쭈욱 폈다.

“채진! 려려! 상옥!”

세 여자가 마차를 향해 뛰고, 자단이 뒤를 따르며 울부짖었다.

‘우오오오오~ 우! 우~’

 

낙양으로 들어가는 관도로 이두 마차 한 대가 앞서가고, 그 뒤로 말 열세 마리, 커다란 개 한 마리가 가고 있었다.

말은 늙은 거지 한 사람과 여자 셋, 그리고 오른 다리가 잘린 오십대의 사내가 한 마리씩 타고 있고, 나머지는 고삐를 양분하여 마차에 묶었다.

거지가 탄 말은 비루먹은 말이었지만 나머지 말들은 하품을 벗어났으며, 특히 여자 셋이 타고 있는 말은 체고가 높고 귀가 또렷하며 털에 윤기가 흘렀다.

 

“언니, 이 말들은 얼마나 해요?”

“우리가 탄 세 필은 삼백냥은 나가고, 저 말들도 백냥은 넘겠어.”

제갈려려의 대답에 상옥의 입이 쩍 벌어졌다.

“아니 가만 있어 봐… 구백냥에… 구백냥에… 어머나! 우리 떼부자 되겠어요!”

“얘는… 주인 찾아줘야지.”

“이 말들이야 그렇다 해도, 저 도둑놈들 말은…”

 

그러면서 상옥이 앞서가는 호 장로에게 말을 걸었다.

“할아버지! 말 얼마 주고 사셨어요?”

“딱! 쉰냥 줬지…”

“어쩐지… 할아버지! 그 말은 보기도 불쌍한데, 도둑놈들 말을 타세요!”

“일없다! 거지가 뭔 팔자에…”

“제가 인심 써서 한 마리 드릴께요…”

“이게 니 말들이냐? 아직은 누구 말도 아니지!”

“우리가 잡은 살인자에 도둑놈들 말이니까 우리 말이죠. 괜히 트집잡지 마세요~”

 

호 장로가 말을 몰아 철우 곁으로 가서 물었다.

“소 공자, 어떻게 처리 할 생각이우?”

“일단 피해자가 누구인지 찾아야죠. 섭선과 말들이 있으니 쉽게 찾을 수 있을 겁니다.”

“허긴… 마시장에 가면 금방 알 수는 있지… 저 작자는 관아에 넘겨야겠고…”

“무림맹은 어쩌시려고요?”

“무림맹에는 내가 취조한 사실만 전해도 충분하지…”

“저는 호 장로님 의견에 따르겠습니다.”

천하의 공공전검이 자신의 뜻을 따른다니, 호 장로는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일은 낙양성 문에 이르러 터졌다.

성문을 지키던 위병들이, 수상하기 이를 데 없는 일행을 포위한 후, 위관을 부르러 가는 등 법석을 피웠다.

마차와 말에서 내린 일행도 그에 맞서 자리를 잡았다.

철우가 맨 앞에 서고, 옆으로는 호 장로, 채진과 제갈려려, 상옥은 뒤에서 자세를 취했다.

잠시 후 나타난 위관은 여자들이 탔던 말부터 살핀 후 칼을 뽑았는데, 기세가 등등했다.

 

“누가 인솔자요?”

호 장로가 나섰다.

“나는 개방의 장로인 호평추요. 이 말들을 알아보시는데, 누구 말이외까?”

“이 말 세필은 지부님의 말이오! 아무리 개방의 장로라 해도…”

“그럼 이 말을 타고 성을 나간 사람들은, 누구요?”

“지부님의 두 작은 마님과 막내 아드님, 그리고 위사…”

“모두 죽었소!”

“뭣이라고! 여봐라 이들을 당장 포박하라!”

철우가 앞으로 나서며 위관을 가로 막았다.

“주 지부께 알리시오, 무창의 소철우가 뵙잔다고…”

 

“무창의 소철우! 그가 지금 어디에 있느냐?”

“동문에 있는데, 지부님의 말들이 같이 있다고 합니다.”

“뭐라고! 사람은?”

“그게…”

지부 주영창은 아차 싶었다.

“내가 그리로 가겠다!”

 

무림맹의 회의실에서 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허어~ 그래서 하남성의 도지휘사가 직접 위지휘사사 인원 오천과 별도로 다섯 곳의 천호소 인원 오천을 이끌고 있다고?”

무림맹주 백남육의 재질문에 무림맹 군사 대창위가 대답을 했다.

“예. 거기다 산서성에서는 약 이 만의 병력이 황하 변으로 이동 중이랍니다.”

“지부 주영창이 단단히 별렀군요. 아마도 순천부에서 직접 명이 떨어졌겠지.”

호법 왕학봉이 말했다.

“이번에 변을 당한 주 지부의 두 첩도 첩이지만, 죽은 막내아들은, 주 지부가 망나니 큰 아들보다 더 귀하게 여겼다더군요.”

 

“그러니 두 개 성에서 움직이겠죠. 그래 우리 보고 거들란 말이지…”

“예. 아무래도 수채를 치려면 고수가 필요하니까요.”

“지금 움직일 수 있는 인원은 어찌 되오?”

“천단과 지단 각각 이 백명이 대기 중입니다.”

 

대 군사가 설명을 이었다.

“하남성의 도지휘사는 삼문협으로 병력을 모아 황하를 따라 북상을 하면서 대소 수채들을 토벌하고, 산서성의 병력은 자신들의 위치에서 황하 변으로 이동을 한답니다.”

“총채의 정확한 위치는 어디랍디까?”

“황하가 중원으로 들어서는 산서성 하곡이나 편관 부근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 부근이 황하가 폭을 키우고, 곳곳에 갈대가 무성한 작은 섬들이 있어 숨기가 용이한 지형이거든요.”

“한 달이 넘게 걸리는 장정이 되겠군…”

“그리고 개방의 전언에 의하면, 주 지부의 요청으로 오현문의 소철우 공자와 그 일행이 하남성의 병력과 같이 움직이기로 했답니다.”

“왕 호법의 사질 말이군… 거참, 공공전검과 주 지부가 이상하게 얽히는군… 그런데 일행이라면…?”

“개방의 호 장로가 그랬답니다, 강호에 여자 나찰 셋이 나타났다고…”

“여자 나찰이 셋이나? 그게 무슨 소리요?”

“항하 변에서 수적들을 단칼에 도륙을 내버린 사람들이, 소 공자가 이끄는 여자들 셋이었다네요, 단! 칼에!”

“허어~ 그런…”

 

맹주가 한참을 생각한 후 결론을 내렸다.

“어차피 황하 수채 문제는 맹에서도 피할 수 없는 문제였잖소! 왕 호법, 여기서 삼문협까지 얼마나 걸리겠소?”

“천리가 넘는 길이니 빨라야 열흘은 걸릴겁니다.”

 

낙양성 서문 밖에는 일 만에 달하는 군사가 군막을 치고 숙영을 하고 있었다.

그중 가장 커다란 군막에서는 작전회의가 한참이었다.

가운데에는 산서부터 하남에 이르는 커다란 황하 지도가 펼쳐져 있다.

가장 상석에는 정이품인 도지휘사가 자리했는데, 전형적인 무장의 풍모를 지닌 장군이었다.

그리고 지도를 중심으로 종이품의 도지휘동지 한 명과 정삼품의 지휘사가 한 명, 정오품의 정천호 다섯과 철우가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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