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哲雨武林

탄생! 나차녀 셋 3

2021.07.16 09:19

소금장 조회 수:1

“소 공자가 오현문의 제자라 들었소.”

하남성 도지휘사 방도유는 흰 수염이 멋스러운, 나이 예순 가량의 무장이었다.

“예!”

“내가 무림에 조금 관심이 있어, 일찌기 만리신협 등소림 대협의 행보는 잘 알고 있었는데, 훌륭한 사손師孫을 두셨구려.”

“과찬이십니다.”

“아니오, 아니오. 주 지부의 강력한 천거가 있었다 하여, 내 따로 소 공자에 대해 알아보았소. 어떠시오? 이번 출정의 실질적인 전략을 소 공자에게 일임하고 싶은데…”

 

일국의 군사를 움직이는데 군 밖의 인물에게 군령권을 준다는 것이 파격적인 일인데도, 다른 사람들의 동요가 없는 것으로 보아, 사전에 도지휘사의 언질이 있었던 듯하다.

오히려 놀란 것은 철우였다.

철우는 주 지부의 청을 차마 물리치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소 공자! 큰 아들도 내 곁을 떠났고, 이제 내 모든 희망이었던 어린 자식을 땅에 묻어야 하는, 내 심정을 아시오!”

 

“제가 강호에 나온 지 이제 겨우 일 년이 조금 넘고, 더구나 수많은 사람을 움직여야 하는 병법이나 전략에는 무지한 까닭에, 명을 받들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방 도지휘사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소 공자! 개방의 용두방주 초민혁이 내 친우요. 그가 그럽디다, 소 공자의 용병술은 타고난 것이라고. 전력이 한참 뒤떨어지는 인원으로 두 배, 세 갑절이 넘는 전력을 무너뜨렸다고 들었소.”

“그것은 서너 명을 움직인 것에 불과합니다.”

“우리가 머릿수는 수적들보다 월등히 많지만, 그들과 부딪혀서 버틸 수 있는 인원은 얼마 되지 않소.”

 

도지휘동지가 거들었다.

“많은 인원을 움직여야 하는 병법이란 것도, 따지고 보면 몇 사람을 움직이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지요.”

철우가 무슨 소린가 하여 도지휘동지를 봤다.

“소 공자는 전체적인 흐름을 짜고, 움직이는 것은 여기 있는 지휘사와 다섯 정천호 분들이 움직이면 되는 것이오. 다시 말해 소 공자는 여기 있는 여섯 분만을 생각하면 된다는 말이오.”

지휘사는 위지휘사사의 병력 약 육천을, 정천호는 각 천호소의 인원 천여 명을 지휘하는 직위다.

 

철우가 생각에 잠겼다.

그의 생각은 용병이나 병법에 관한 것이 아니라, 지부 주영창에 대한 소회였다.

처음 천용방과 국씨전장의 일로, 주한용 때문에 만났던 주 지부는, 일견 비열하게까지 느껴졌었는데, 막내아들의 죽음에 대한 주 지부의 애통함에는, 인간적인 고통이 절절하게 묻어 나왔다.

“내가 칼을 휘두를 줄 안다면 당장이라도, 단신으로 황하의 물길을 바꿔 놓았을 것이오! 소 공자! 소 공자!”

결국 철우는 고개를 끄덕였고, 주 지부는 순천부에 직접 올라갔던 것이다.

 

철우가 방 도지휘사를 봤다.

“알겠습니다. 미력이나마 소신을 다 하겠습니다.”

“하하하하! 좋소, 좋아!”

 

“사부님! 그럼 사부님이 장군이 되신 거예요? 어쩜! 어쩜!”

“웬 호들갑이냐… 이번 출행에만 힘을 보태기로 했을 뿐이구나.”

제갈려려가 얼른 그 말을 받았다.

“오라버니~ 그래도 그게 보통일이 아니죠… 정오품에, 정삼품의 지휘사까지…”

“사형! 그러지 말고 말 판 돈으로 한턱내세요!”

채진이 짐짓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자,

“진아! 너까지 왜 그래… 그리고 말 판 돈은 네가 갖고 있잖아…”

“오호호호~”

“깔깔깔~”

“그래, 내일부터는 나도 군막에서 지내야 하니 오늘은 같이 저녁을 하러 가자”

그들은 머물고 있던 객잔에서 나와 낙양에서 제일 좋은 단심루를 찾았다.

비록 묶여 있다고는 하나 송아지만 한 커다란 개와 전모에 너울을 걸쳐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여자, 미모가 두드러지지는 않았으나 날렵한 몸매에 검을 찬 여자, 그리고 작은 봉을 한 손으로 돌리면서 장난을 치며 걷는 스물 안쪽의 여자.

이렇게 셋은 낙양의 저녁 거리에 좋은 눈요깃거리 일 수밖에 없었다.

단심루는 낙양에서의 명성에 걸맞게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일행이 단심루에 들어 겨우 자리를 잡고 음식과 술을 주문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단심루의 입구가 갑자기 부산스러워졌다.

“어디 계시느냐?”

“이 층으로 모셨습니다.”

이어서 이 층으로 올라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두 사람이었다.

한 사람은 반백의 머리를 틀어 묶었는데 키는 조금 작지만 제법 다부진 몸을 지녔고, 다른 사람은 호리호리한 체격에 위로 치켜 올라간 눈초리가 날카로운 쉰 가까이 보이는 사람이었다.

 

그들은 이 층으로 올라오자마자 곧바로 철우 일행의 탁자로 다가와 길게 읍을 하며, 조금 젊은 사람이 입을 뗴었다.

“소 공자님과 당주님께 인사 올립니다!”

이어서 나이가 들어 보이는 사람이 자기 소개를 했다.

“나는 낙양 관림방주 재상리이고, 이쪽은...”

옆에 있던 사람이 다시 철우와 모두에게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저는 낙룡회를 맡고 있는 위동관입니다.”

 

탁자에 앉아 있던 일행이 무슨 일인지 의아하다는 듯 두 사람을 쳐다봤다.

잠시 엉거주춤하던 두 사람 중 낙룡회주가 먼저 입을 열었다.

“제갈 당주님을 뵈러 왔습니다.”

철우가 두 사람을 잠시 본 후 의자에서 일어나자, 상옥이 얼른 의자 두 개를 가져왔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으나 우선 앉으시지요. 마침 저희가 식사를 하려던 참이니 함께 드시도록 하시죠.”

“아이구, 고맙구려!”

“예!”

관림방주는 너스레를 섞어 반 존대를 하고, 낙룡회주는 상당히 조심스러워 했다.

이윽고 점소이 두 사람이 여러 가지 음식과 술을 탁자에 차려놓고 물러갔다.

 

“자, 이렇게 오셨으니 우선 제 술 한잔 받으시죠.”

“아이구, 아니오! 술병 이리 주구려, 내 먼저 한 잔 올리리다!”

관림방주가 일어나 술병을 잡고는 철우 잔과 다른 사람들 잔에 술을 따르고는 자기 잔을 잡았다.

철우가 웃으며 술병을 받아 관림방주의 잔에 술을 따르며 말했다.

“아무튼 이렇게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자 그럼, 다들 잔을 드시죠...”

철우가 술을 한잔 다 마시자 이번에는 낙룡회주가 철우에게 술을 따랐다.

 

“드릴 말씀이 있어 찾아뵙습니다.”

철우가 계속 말하라는 듯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낙룡회주가 제갈려려를 쳐다보며 계면쩍은 웃음을 흘렸다.

“그동안 속을 끓여드려서 죄송합니다.”

“예? 아, 예...”

“저희나 관림방에서 국씨전장에 무슨 억하심정이 있었던....”

제갈려려가 말을 끊었다.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지 알겠어요. 그러나 이미 모든 상황이 종료되었으니 더 이상 마음 쓰시지 않으셔도 되요. 더구나 우리 천용방의 처사로 낙룡회와 관림방에서도...”

“으하하하하!”

갑자기 관림방주가 고개를 젖히며 큰 웃음을 터뜨린 후, 손벽을 딱! 친 후 술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당주님께서 그리 맘을 써 주시니, 이 재 모某와 위 회주의 불안했던 마음이 조금은 가시는 구려. 사실 우리들은 이번 일이 끝나고 혹시 천용방이나... 저어...”

재 방주가 조금 전과는 다르게 얼굴이 어두워지면서 철우를 쳐다봤다.

위 회주가 크흠 목을 다듬고는 말을 이었다.

“실은, 요새 소문이 자자한 공자님, 공공전검께서 화를 내시지나 않을까 그동안 상당히 두려워 하고 있었습니다.”

제갈려려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는데, 철우가 빙긋이 웃었다.

 

“저야말로 무슨 억하심정으로 두 분께 위해를 가하겠습니까. 제갈 당주 말대로 이미 상황은 다 마무리가 되었으니 너무 염려치 않으셔도 됩니다.”

위 회주의 얼굴이 사뭇 밝아졌고, 재 방주는 신이 난다는 듯 궁둥이를 들썩거리며 모두에게 다시 술을 따랐다.

재 방주가 따라준 잔을 마신 제갈려려가 두 사람에게 말했다.

 

“솔직히 말씀 드릴께요. 두 방회에서 저희들 때문에 낙양에서 활동을 못 하는 동안 시전 사람들의 표정이 어땠는지, 두 분은 아주 잘 아실 거예요. 물론 우리 천용방이 무슨 무림 문파도 아니고 더구나 백도행을 하고 있지도 않은지라, 더 자세히는 말씀드리지 않겠어요.”

두 사람은 쥐구멍이라도 찾는 것처럼 어깨를 움츠리고 고개를 떨궜다.

 

“하하하! 됐습니다, 됐어요. 제갈 당주 얘기를 깊이 새겨주시기 바랍니다. 자, 제가 한잔 올리겠습니다.”

철우는 일어나 재 방주와 위 회주의 잔에 술을 따르고는 자기도 잔을 채웠다.

“자! 드시죠!”

세 사람이 잔을 비우자 본격적인 식사가 시작되었다.

 

“저 사람이 공공전검이라구?”

철우 일행으로부터 몇 자리 떨어진 곳에서 사람들이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십 초반부터 서른 남짓까지의 나이로 보였는데, 병장기를 지닌 사람도 있었다. 모두 남자로 다섯 명이었는데, 입고 있는 입성이며 얼굴에 귀태가 흐르는 것과, 그들 주변에 자리한 여러 곳에 그들을 수행해 온 듯한 사람들 이삼 십여 명 보이는 것이, 명문가 출신들임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팽 형님 나이 또래로 보이는 디, 소문은 대단하더먼....”

“아니 벌써 사천까지 소문이 퍼졌단 말인가?”

“말씀도 마요, 천하제일 기남奇男에 송옥반안宋玉潘安이 뺨 맞고 뻗을 정도라드만, 나보다 못 생겼쥬?”

“자네야 워낙 기생오래비 아닌가!”

“아니, 황보 형님! 밤 잠 설치구 싶으요?”

“하하하~”

“껄껄껄!”

 

그들은 무림 세가의 모임에 나온 이들이었다.

오십여 년 전 있었던 정사대전正邪大戰에서 무림 세가들은, 흑백의 싸움보다 구파일방과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에 더 힘을 쏟아야 했고, 세가들의 연합이나 교류가 절실함을 느꼈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세가들 간에 끊이지 않는 연줄을 만들어 놓는 것이었고, 칠련지몽七聯之夢이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칠련지몽은 칠七 년에 한 번씩, 세가 내에서 다음 대의 가주家主 재목이거나 기둥 역할을 할 수 있는 젊은이들을 만나게 하여, 그들로 하여금 끈끈한 유대를 유지하게 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올해는 일곱 번째 모임인데, 지난 칠 년 전 모임에서 다음 장소와 때를 낙양에서 오월에 만나기로 했는데, 지금까지 중 가장 적은 다섯 가문에서만 모임에 참석을 하였다.

 

“그런데 공공전검 옆에 앉아 있는 여자 중 하나가 너울을 쓰고 있는데, 둘 중 하나겄지? 천하제일미거나 천하제일추! 자~ 아~ 내기 합시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안휘에 있는 남궁가에서 참석한 남궁관으로, 올해 스물일곱의 나이를 먹었는데, 남궁세가를 대표하는 검법, 창궁무애검법(蒼穹無涯劍法)을 그 나이에 칠성七成이나 이루었지만, 성품이 경박한 것을 고쳐주고자 남궁가주가 이번 모임에 참석케 했다.

남궁가주 남궁석순의 셋째 아들이다.

 

이때 어디선가 향기롭지 못한 냄새가 스을슬 풍겨오더니 급기야 이 층 전체에 퍼졌다.

사람들이 코를 쥐며 싫은 내색을 숨기지 않자,

“아니 이놈들이 똥물을 퍼다 줬나... 씻는다고 씻었구먼, 너무 그러지들 마시우! 어이! 소공자 이렇게 좋은 자리에 올 때는 기별을 좀 허구랴!”

“하하하, 호 장로님 어서 오세요. 장로님이야 따로 연락을 하지 않아도 한 식경이면 제 위치를 아시지 않습니까.”

“그렇지? 뭐 그렇긴 하지만 좀 섭허우~”

“할아버지! 저희도 이제 막 먹기 시작했으니 삐치지 마시구 얼른 오세요!”

“그래 그래, 내가 봉나찰을 봐서 참는다.”

“뭐라구욧!? 냄새나는 걸 겨우 참고 있구먼 그러시기예욧?”

철우 자리가 왁자해졌는데, 누군가 다가왔다.

 

“후학 팽명진이 대개방의 백결개 호 장로님을 뵙습니다.”

“어라! 자넨 누군가?”

“저희 가주의 첫째이옵니다.”

“어허~ 자네가 하북팽가주 팽호정 대협의 장남이라구? 몰라보게 컸군 그려. 아니 이젠 늙어가는 중인가?”

“예? 아이구 장로님...”

“하하하!”

“호호호~”

“껄껄걸...”

“키득키득!”

팽명진은 올해 서른하나로 다음 대 팽가주의 위치에 있었다.

 

무림맹 천단과 지단의 사백 명 인원이 낙양을 향해 가고 있었다.

“사백님, 그런데 황하채들이 왜 이렇게 큰 문제가 됐어요?”

지단 부단주 유산산과 함께 걷던 무림맹 호법 왕학봉이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들이 지금까지는 수채 별로 따로 움직여서 문제가 되더라도 지엽적이었는데, 십 년 전부터 수채들이 연합을 하기 시작하더구나. 아니 연합 수준이 아니지... 아마 장강수로채와 같은 힘을 가지고 싶었겠지.”

“그럼 그동안은 왜 잠잠했었죠?”

“잠잠했을리야 있겠느냐. 네가 맹에 들어오기 전에도 몇 번, 민초들의 원성에 할 수 없었는지 조정의 요청이 와서 맹에서 사람들을 보냈으나, 그들과의 싸움은 그야말로 황하에 돌 하나 던지는 것밖엔 되지 않았단다.”

“예?”

“대명의 정예들도 아니고 지방군 몇으로는 그들의 뒤를 쫓기두 벅차고, 우리들이 가서 무력을 행사한다 해도 조무래기 몇을 치우는 정도였지...”

하면서 왕 호법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중원을 서에서 동으로 흐르고 있는 두 줄기 큰 강, 황하와 장강에는 수많은 민초民草들이 강에 기대어 삶을 이어가고 있다. 누구는 농사로, 또 누구는 장사나 여러 가지 생업을 두 강과 더불어 살고 있다. 당연히 그런 곳에는 그들을 노리고 좋지 않은 일을 도모하는 자들이 있으니, 바로 수적들이었다.

 

장강에는 오래전에 그런 수적들의 집단인 장강수로채가 있어 장강의 물길을 일사불란하게 지배하고 있었지만, 황하는 그 흐름이 장강보다 복잡하여 수채별로 움직이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인물이 하나 나타나 황하채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는 황하의 발원지인 청해의 마다현瑪多縣 사람으로, 원래는 몇 명의 무리를 거느리고 황하 최상류인 서녕西寧 지방의 물길을 쥐고 있던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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