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哲雨武林

탄생! 나차녀 셋 4

2021.07.16 13:55

소금장 조회 수:1

“그래, 저쪽의 움직임은 파악을 끝냈는가?”

“예, 총채주님. 총채주님 예상대로인데 한가지 이상한 것은, 섬서의 군사들 움직임입니다. 혹여 우리들 뒤를 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간자間者들 얘기로는 강을 건너지는 않을 거랍니다.”

“그렇겠지. 갑작스럽게 군사들을 움직이게 됐는데 쉽게 배를 마련할 수도 없을 게야. 자 그건 그렇고, 호보채주는 어찌 되었다든가?”

“...”

“물론 죽였겠지. 쯧쯧, 그렇게 몇 번을 다짐을 두었건만...”

“들리는 소문으론, 호보채 식구들이 그 년들만 건들지 않았어두...”

“관두게! 착한 도둑놈이란 없어! 단지, 일의 경중을 따져가며 도둑질도 해야 하는 법이지! 모두들 명심하게!”

모여 있는 각 수채의 채주들이 감히 대답도 못 하고 머리를 조아렸다.

황하수채 총 채주 마해태馬咍泰는 청해 지방에 많이 사는 회족回族 출신으로, 나이 육십이 가까웠다. 칠척에 가까운 장신에, 백염白髥(흰 수염)이 가슴 어림까지 자라 있었다.

 

“물론 호보채주가 그들의 간살을 주도하지는 않았겠지. 그런데 그 작은 실수가 불러온 결과는 어떤가? 그동안은 우리끼리만 싸움을 했지 별다른 관의 간섭이 없었는데, 다들 보게!”

그러면서 탁자에 펼쳐진 지도를 가리켰다.

“우리가 있는 이 하곡채를 비롯하여, 부곡채, 호보채, 전산채, 한성채, 한양채가 모두 관군들의 목표가 되고 있잖은가 말이지... 호보채 인원들은 어찌되었는가?”

“부곡채와 전산채로 분산을 시켰고, 원치 않는 자들은 은자를 나눠주고 귀향을 시켰습니다.”

마해태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자원해서 수적이 되었든 때가 벌써 사십오 년이 넘었네.”

마해태의 나이 열다섯 때 마해태의 부모가 황하 수적들에게 죽임을 당했다. 그는 부모의 죽음을 회족들이 믿는 예언자의 뜻으로 돌리고, 복수 대신에 부모를 죽게한 바로 그 수채에 들어갔다.

수채에서는 그의 커다란 덩치와 태울 듯 쏟아지는 눈빛이 두려워 그를 받아들였는데, 불과 삼 년이 지나지 않아 마해태의 수채로 변해버렸다.

 

그는 서녕西寧 지방으로 발길을 돌려 세력을 키웠다. 그러다 우연히 장강수로채의 얘기를 들었다. 장강수로채는 사실 일반적인 수채들의 연합으로 볼 수가 없었다. 장강수로연맹이었고 맹주를 중심으로 중앙집권적인 실력을 행사했다.

일례로 장강의 상류인 금사강金沙江에서 출발한 상선이 하류인 양자강揚子江에 이르러 바다로 빠져나갈 때까지, 상선의 규모에 따라 단 한 번의 수로맹 간섭이 있을 뿐이었다.

마해태는 황하에도 장강수로맹과 같은 꿈을 이루기 위해, 십여 년 전부터 황하 상류 지역의 수채들을 통합해 왔다.

 

“이제 이 하곡河曲부터 산동까지 아주 중요한 단계를 남기고 있는데, 글쎄다...”

“총채주님! 관군들이 아무리 많아도 우리들을 궤멸시키기는 난망이옵니다.”

“그것은 너무 안이한 생각이로구나. 그래, 무림맹에서 오는 인원들은 어떠하다든가?”

“천단과 지단 사백여 명이 무림맹 호법을 따라 오고있습니다.”

 

“제일 먼저 저들의 손이 닿을 곳은 어디더냐?”

“그것이...”

“그렇겠지! 저만한 인원에 무림맹까지 가세를 했다면 어디 한두 곳만을 노리겠느냐. 이렇게 하자! 여기 하곡채로 각 채의 정예들을 불러들여라. 나머지 인원은 모두 귀향 조치를 하고, 각 수채를 비웠다는 소문이 빨리 저들에게 들어가도록 해라.”

각 수채의 채주들이 의아한 표정으로 마해태를 봤다.

“이런 얼굴들 하고는... 우리가 도적질을 할 때야 이놈저놈 대가리 수가 필요했지, 전쟁을 하게 되면 괜한 생목숨만 지옥으로 보내는 거 아니겠느냐.”

 

팽명진이 이번에는 모두에게 읍을 했다.

“호 장로님과 함께 계시는 걸 보니 제가 인사를 드려도 무난할 듯하군요. 하북팽가의 팽명진이옵니다.”

철우가 얼른 일어나 인사를 받았다.

“무창 오현문의 소철우입니다. 뵙게 돼서 반갑습니다.”

“아! 요즘 공공전검으로 무명을 날리고 계신 분을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아닙니다...”

“그럼 전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팽명진이 인사를 하며 자기들 자리로 돌아갔다.

 

“이익! 내, 이놈들을!”

“진아, 얼른 귀를 닫아라!”

“오라버니...!”

철우가 벌떡 일어서는 호 장로의 팔을 얼른 두 손으로 잡았다.

“장로님! 장로님! 더 이상 저희들로 인해 좋지 않은 말이 생기는 것은 안됩니다! 장로님!”

 

인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팽명진을 따라 모두의 눈길이 팽명진 일행에게 닿았다.

“히히히, 어때? 재밌지 않겠어? 자~ 저 너울 속의 비밀이 천하제일미! 아니면 천하제일추? 당唐 제弟부터 말해 보게.”

“저는 추요!”

사천 당가주의 막내 당지만으로 올해 스물셋이었다.

 

“남궁 형! 나이도 있는데 이런 장난은 좀 그렇구려!”

“어! 그럼 양楊 형兄은 빠지슈... 황보皇甫 동생은 어쩔 겨?”

신창양가神槍楊家의 방계로 양가창법을 또래 직계들 보다 더 뛰어나게 익힌 양호경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고, 그런 말을 들은 황보세가皇甫世家의 황보정림은 머뭇머뭇거렸다.

이때 가까이 다가선 팽명진이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짓들인가? 이만 자리를 옮기도록 하세!”

“아니 형님! 우리가 뭐 나쁜 짓을 심하게 한 것도 아니고, 아, 저렇게 도둑놈들하고도 희희낙락하는 년놈들보다 먼저 떠나야 하는 건 아니죠!”

갑자기 남궁관이 목소리를 높여 외치는 바람에 모든 사람들의 이목이 칠련지몽 모임 자리와 철우 일행을 번갈아 보게 되었다.

 

이때 수행원들 중에서 한 사람이 남궁관에게 뛰어 왔다.

“소문주님! 소문주님! 이러시는 것을 문주님께서 아시...”

“짝!”

남궁관이 벌떡 일어나 말리는 수행원의 뺨을 우악스럽게 때렸다.

“물렀거라!”

사태가 이렇게 돌아가자 남궁가의 수행원들이 모두 몰려와 남궁관의 뒤에 시립하고, 뺨을 맞은 사람만 뒤로 멈칫멈칫 물러났다.

“너 이년! 보자기 뒤집어 쓴 년, 너! 너 좀 이리와 봐라! 낯짝이 어떤지 확인 좀하자구!”

 

철우는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장로님, 나가시죠.”

“그러세, 저런 때려 죽여도 시원찮을 놈 같으니라구... 남궁가도 이제 몰락할 일만 남었군 그랴, 쯧쯧쯧!”

호 장로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진아! 안돼!!!”

 

갑자기 철우가 소리를 지르며 채진을 잡아가는데, 제갈려려가 훼방을 놓더니 채진을 뒤따라 몸을 날렸다.

“이런 썩을 놈이 있나! 어디 맛 좀 봐랏!”

상옥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사방으로 퍼지며, 부웅~붕 하는 소리가 모든 사람들의 귓전을 두드렸다.

“으아악!”

‘털썩!’

 

순식간에 주루는 난장판으로 변했다.

남궁관은 바닥에 주저앉아 무릎께에서 잘려나간 자기 다리를 머엉하니 보고 있었고, 그런 남궁관을 보호하기 위해 칼을 빼든 남궁가의 무인들은, 제갈려려와 상옥이 개 패듯이 패고 있었다.

 

채진은 넋이 나간 남궁관에게 다가가 너울을 올려 얼굴을 보여줬다.

“됐느냐?”

남궁관의 윗몸이 서서히 뒤로 무너졌다.

 

호 장로가 채진을 밀쳐내고 남궁관의 혈을 짚어 지혈을 하며 철우에게 말했다.

“소 공자! 소 공자! 대체 이 일을 어쩌시려우?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남궁가의 적자란 말이오!”

철우가 잠시 생각을 하다 대답했다.

“장로님! 사람의 신분을 따질 때 적서嫡庶가 따로 있음은 잘못이고, 오늘의 이 사단은 저 사람의 자업자득自業自得일 뿐입니다.”

 

장내는 팽명진의 지휘에 따라 빠르게 정리가 되어갔다.

남궁관과 팔다리가 하나씩 부러진 남궁가의 무인들은 서둘러 의원을 수배하여 옮겨졌다.

철우는 정리되어 가는 것을 지켜만 볼 뿐, 얼굴색도 변함이 없었다.

 

“저어...”

채진이 다가와 말을 꺼내자,

“그만 먼저 들어들 가거라.”

그러자 나차녀 셋이 슬금슬금 뒷걸음을 치다가 돌아서서 후다닥 도망가기 시작했다.

“푸~ 후~”

철우가 아아주 길게 숨을 내 쉬었다.

 

“공자님! 죄송합니다. 제가 더 적극적으로 말렸어야 하는데...”

아까 남궁진으로부터 뺨을 맞은 사람이었다.

철우가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어떤 일이든 어느 한쪽만의 잘못으로 일이 벌어지는 것은 아니잖소. 그런데, 무술을 익힌 것 같지 않으십니다.”

“아, 예. 문주님께서 이런 일이 생길까 걱정하시다 저를 함께 보내셨습니다.”

“그럼, 아까 저 사람과는...”

“...”

철우가 가만히 그 사람의 등을 두드려줬다.

장내는 정리가 끝났다.

 

호 장로가 먼저 자리를 떠나며, 한소리 보탰다.

“소 공자! 소 공자의 앞길에 무슨 일이 있을려나 모르겠지만, 지금과 같은 생각으로만 강호를 횡행 천하 한다면, 모르긴 몰라도 축복보다는 걸음걸음마다 고난의 길이 이어질 거요.”

다시 자리를 찾아 앉은 철우는 술을 한잔 따라 마셨다.

 

“그 뿐이겠소? 오현문과 오현문 출신 문도들에게 닥치는 어려움 또한 어쩌시려오? 벌써 지난번 단목가와의 일로, 오현문에서 은 만 냥을 준비 중이라니… 알고나 계시오!”

은 만 냥!

철우가 확 정신이 들었다.

보통 다섯 식구 한 가족이, 넉 냥이면 한 달을 산다.

 

철우의 빈 잔에 위 회주가 잔을 채우며, 철우의 눈치를 살폈다.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

깜짝 놀란 재 방주가, 위 회주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쿡 찌르며 소리는 내지 않고 입술 말을 했다.

‘무슨 말을 하려 그러시오?’

위 회주가 재 방주를 한번 돌아보고 말했다.

“저… 아까 남궁가 사람의 말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철우가 두 사람을 번갈아 봤다.

 

“댁에서도 두 분을 시정잡배나 무뢰배로 여기시나요? 국법으로 따지면 역모를 도모한 자는 마땅히 처형 당해야겠지만, 처형장으로 향하는 모반자를 뒤따르는, 그의 모친 속은 어떠할까요?”

위 회주와 재 방주가 새삼스럽게 철우를 보더니, 동시에 일어나 읍을 했다.

재 방주가 말했다.

“이후에 저희들이 행하는 바가 비록 국법에는 어긋날지라도, 도의를 벗어나는 짓은 결단코 하지 않을거외다!”

위 회주도 화답했다.

“개방 낙양 분타주에게서 우리의 행실을 언제라도 확인하시고, 혹여 거슬리는 부분이 있으면 어떠한 처분도 마땅히 받겠습니다.”

철우가 조용히 웃었다.

“됐습니다, 앉으세요.”

철우는 두 사람에게 술을 따르고, 잔을 권해 함께 마셨다.

 

“큰언니! 사부님 화가 많이 나셨겠죠?”

상옥은 며칠 전부터 채진을 큰 언니, 제갈려려를 작은언니라 불렀다.

“글쎄다… 내가 아는 사형은, 웬만해서는 화를 내지 않았는데…”

제갈려려가 말을 받았다.

“사실 우리 손이 거칠어서 그렇지, 잘못한 부분은 없어요, 언니…”

세 사람은 객잔으로 돌아와, 객실에서 술을 나누고 있었다.

“그건 오라버니가 왔을 때 다시 생각해요. 설마 죽이지야 않겠지…?”

제갈려려가 말하며 둘을 보자, 채진과 상옥이 잔을 들어 려려의 말에 공감을 표했다.

 

철우가 객잔으로 돌아왔다.

점소이가 준비해 준 물로 목욕을 마치고, 침상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

‘사부님…’

눈물이 났다.

기억이 시작되는 자리에 계신 분들이, 사부님과 사모님이다.

‘만 냥…!’

만 냥을 벌어다 드렸어도 부족할 판인데…

“후우~”

생각에 깊이 잠겨 있다, 옆 방의 문 여닫는 소리에 상념에서 깨어났다.

 

“사형!”

“상옥인?”

“술을 좀 많이 마셨나, 세상 모르고 잠 들었어요.”

“왜 안 자고…”

“사형이 돌아와서 부르실 줄 알았어요.”

철우가 옆에 앉아 있는 채진을 봤다.

 

“진아! 네 판단은 네가 하는 거야. 네 나이도 벌써, 누가 이래라저래라 할 때도 지났고…”

채진도 고개를 돌려 철우를 봤다.

철우가 얼굴을 어루만져 줬다.

채진은 너울을 쓰고 있지 않았다.

채진이 자기 얼굴을 쓰다듬는 철우의 손을 감쌌다.

“전, 괜찮아요…”

 

“그런데, 네 솜씨는 어찌된 것이냐?”

“제법이죠?”

철우가 웃으며 말했다.

“솔직히 놀랬다. 장강천류를 십이성 터득했더구나…”

“사부님과 사형이 저를 개봉에 데려다주신 후, 이 년 뒤에나 치료가 끝났어요. 그 뒤로 채가장을 떠나, 황하 변 축수지 뗏목집에서 자단과 지냈어요.”

“자단? 사형이 삼 년 전…”

“호호호, 지금 말썽꾸러기 말고 작은 애였는데, 나이가 많이 들었어요. 그냥 자단이라는 이름이 맘에 들어서…”

철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루 종일 할 일이라고는, 장강천류 풀리지 않는 부분을 깨부수고, 저수지 바라보며 한숨 들이 내쉬고, 물 차지 않을 때는 밭도 일구고…”

철우가 채진의 등을 두드려 주었다.

채진이 철우의 품에 안겼다.

 

“려려와 한 방 쓰시라니까…”

채진은 상옥과 한방을 쓰고, 려려는 다른 방을 써야 한다고 채진이 고집을 부렸었다.

“아직 혼례도 올리지 않았잖니…”

“저 때문이라면…”

“아니야… 이번 길에, 양양에 들를 생각이었어.”

채진이 철우의 품을 파고 들었다.

 

철우가 옆에 앉은 채진을 번쩍 안아 앞으로 앉힌 후, 꼬옥 안아 주었다.

“너도…”

“전, 이것으로 족해요…”

채진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채진이 방으로 돌아오니, 제갈려려가 다탁에 앉아 있다 일어났다.

“안 잤어…?”

제갈려려가 다가오더니 채진을 끌어 안았다.

“언니… 언니와 저는 한 식구예요…”

아직도 물기가 남아 있던 채진의 눈에서, 다시 눈물이 흘렀다.

“내가 오늘 왜 이러지…”

“아니, 오라버닌 왜 언니를 내보낸 거야? 참 답답하다니까…”

“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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