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哲雨武林

그때 그 사람 1

2021.08.08 10:34

소금장 조회 수:23

“장문掌門께서 한번 해 보시죠?”

“좋소이다~!”

태무진인이 일어나서 뺨을 때리는 동작을 했다.

“더 빨리, 공력을 넣어서 해 보셔야 합니다.”

“이렇게 말이오?”

“휙!”

바람이 소용돌이치며 일었다.

“후우~ 그럼, 예비 동작 없이 한번 해 보시죠.”

“잇!”

 

태건진인이 고개를 저었다.

“두 번째 동작과 빠르기는 비슷합니다만, 그 날 공공전검의 팔 움직임엔 예비 동작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휘~ㄱ”

“보십시오, 속도는 물론 위력도 현저히 떨어지잖습니까. 그런데 첫 번 뺨부터 나중의 네 번이 모두 그런 식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다리나 허리, 팔의 예비 동작 없이 그냥 올려쳤단 말이로군...”

 

“장문께서는 혹시 절권截拳이라는 권법을 아시는지요?”

“혹시 그 권법이 그때 그 사람이 쓰던...”

“예, 똑같지는 않았습니다만, 바로 그 기법이었습니다. 뺨만 올려쳤지 그 다음 동작이 없었기에 확실하게 말씀드리지는 못하지만, 아마 다음 동작이 이어졌더라면, 그렇게 빨리 내뻗은 주먹 다음으로 다리가 앞으로 내달리면 팔 길이가 족히 세 배로 길어져,,,”

“우리가 나가떨어졌었지 않우...”
“맞습니다!”

 

계절은 인간 세상의 어지러움에도 눈길 한번 주지 않고 흘러만 갔다.

유월도 막바지에 이르자 한낮의 불볕은 여전했지만, 조석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어줘 사람들의 숨통을 틔워줬다.

흑백이 또렷한 말 두 마리가 이끄는 튼튼하고 호화롭게 생긴 마차 주변으로, 송아지만 한 개가 천방지축으로 달리고, 따로이 말 두 필은 마차 뒤를 따르고 있었다.

마차의 어자석에 앉은 사람은 남궁가의 청라각에 머물던 금호신승이었고, 철우와 태황진인은 말을 타고 있었다.

 

“아주머니! 아주머니는 왜 별호가 옥면호리예요?”

“얘! 나도 언니라고 불러주면 안되겠니?”

“우리 숙모들 뻘인데요?”

“니 숙모들이 몇 살인데 나를 거기다 갖다 붙이니...”

“마흔...”

“상옥아! 그만해...”

채진이 상옥을 말리자 제갈려려도 거들었다.

“얘, 언니 한 분 더 생겨서 좋겠다!”

“아이고~ 심부름만 더 늘겠죠 뭐.”

“칫! 니가 날 시집살이 시킬려고 작정을 했구나, 아주!”

“호호호!”

“깔깔깔~”

마차 안의 네 여자가 웃음을 터뜨렸다.

 

채촌촌에서 남궁가가 떠날 때 청라각에서 온 사람들도 같이 떠났으나, 나차녀 셋에게 패한 태황진인과 금호신승, 옥면호리는 철우를 따라 나섰다.

“소 공자! 저 셋을 뛰어 넘을 때까지 공자를 따르겠소!”

철우에게 미적미적 다가오며 금호신승이 소리를 지르자, 철우가 세 사람을 보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개방 호 장로에게 들었다우, 저분들께 무공지도를 하신다고...”

“저 금호 색승色僧이 그때까지 여자를 끊겠다고 했으니, 무재칠시無財七施(재물財物 없이 행할 수 있는 일곱 가지 보시布施) 중 방사시房舍施(손님에게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해 주는 것) 하는 셈 치고, 제발 내치지 말아줘요!”

태황진인과 옥면호리도 사정을 했다.

“제겐 할 일이 있어서 먼 길을 가야하고, 세 분을 챙겨줄 만한 여유도...”

“사형! 할아버지꼐서 하신 말씀도 있으니 세 분을...”

듣고 있던 채진이 청라각 세 사람을 거들었다.

 

“소 공자, 궁금하지 않으시오, 오래 신세를 지고 있던 남궁세가를 등지고 공자를 따르기로 한 것이?”

태황진인이 옆에서 나란히 가고 있는 철우에게 물었다.

철우도 사실 청라각 세 사람이 갑자기 자신을 따르겠다고 하는 저의底意가 궁금했으나 굳이 묻지는 않았다. 단순히 삼 자 대 삼 자 대결에서 패했다 해서, 또 자신을 따르며 지도를 바란다고는 했지만 굳이 그럴 필요성을 느낄 수도 없었다. 더구나 옥면호리는 두 사람과 나이 차도 있었고 기질도 많이 상이했다.

철우가 태황진인을 봤다.

 

“옥면호리는 그렇지 않지만, 신승과 나는 알고 지낸 지가 꽤 된다오, 전대 남궁가주와 교분이 있었던 인연으로 남궁세가에 들어갔었는데, 이제 떠날 때가 돼서 이런저런 기회를 보던 중이었소.”

“이번에 저 때문에 남궁가에서 선배님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았을까요?”

“그래서 저 둘과 상의를 했었다오.”

전대의 남궁가주와 두 사람은 오래 전, 어떤 무림의 행사에서 한 달 넘게 동행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친분을 쌓았다.

 

벌판에서 남궁세가와 황하채의 철군이 한창이었을 때 청라각 세 사람이 상의를 했다.

“나는 이제 청라각을 떠나려는데 두 분의 의향은 어떠시오?”

“중 할아버진 남궁가에서 주는 은자가 아쉬워 안 되겠고, 저는 떠날 거예요.”

“이 보구려, 남궁가주가 저렇게 됐는데 청라각에 신경이나 쓸 거 같수! 나도 떠날 거외다.”

“그런데 사람들이 욕하지 않을까요? 남궁세가가 어려움에 직면했는데 떠난다고...”

옥면호리가 미안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렇지 않을 거요. 남궁가주가 한동안 자리보전을 해야 할 것인데, 청라각의 무인들은 오히려 짐이 되지. 또 하나, 전대 가주와 달리...”

“그렇소. 나도 별로 바른 사람은 아니지만, 남궁가주는 생각이 편협하고 욕심이 많아 좀 꺼려지기도 했지요.”
“흥! 고기 먹고, 기집질하고, 나쁜 놈인 줄 알고는 계셨군...”

“허어~ 그참!”

 

“진인! 그럼 예서 떠나야 하는데, 어디 가실 곳은 있으세요?”

옥면호리가 근심 섞인 표정으로 물었다.

“오랫동안 남에게 얹혀 지내다 갑자기 처지가 바뀌었는데, 마땅한 곳이 어디 있겠소.”

“진인! 우리 저 공공전검 소철우를 따라다니면 어떨까요?”

“오모나, 오모나! 어쩜 그런 기특한 생각이 그 돌머리에서 나올까!”

“허~”

 

사십여 년 전 한 기인奇人이 무림에 나타났는데, 흑백을 가리지 않고 눈에 거슬리면 가차없이 무력을 행사하고 다녔다. 그 당시 그의 무위는 아무도 알아보는 사람이 없었다, 그동안 무림에 전연 나타나지 않았던 인물이었다.

그에게 피해를 봤던 방파는 물론 그렇지 않았던 곳에서도, 무림 정의를 앞세워 그의 뒤를 쫓기 위해 힘을 모았다. 흑백을 가리지 않고 일백오십여 명이 모였는데, 구파일방, 오대세가, 장강수로맹, 녹림십팔채, 그 외에 많은 군소 방파가 적게는 한두 사람, 많게는 십여 명 씩 인원을 보냈다.

 

그렇게 급조된 흑백무림연합은 그때 막 소림십팔나한으로 올라선 묘탄의 지휘하에 움직였다. 현 소림 방장인 묘탄은, 그 당시 나이 서른다섯으로 한참 혈기왕성하고 사리분별이 반듯하여, 흑백이 섞인 무리를 큰 탈 없이 한 달여를 이끌었다.

그런데 각 문파에서 장문인이나 장로급 인물이 나서지 않은 것은, 그 인물이 상대한 대상이 그다지 무공이 높지 않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특히 죽은 사람은 없었던 터라, 중견 정도의 인물이 나서도 충분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묘탄 스님, 의창宜昌 분타로부터 기별이 왔는데, 그 사람이 의창의 한 객잔에서 시비가 붙은 무림맹 의창 지부 인원과 의창 방회인 백호당 인원 삼십여 명의 팔다리를 분질렀다 합니다. 하루 전의 일이니 서두르면 모레쯤 의창에 당도할 수 있겠어요.”

개방의 백결개 호평추였는데 묘탄보다 열 살 아래로, 개방에서 막 삼결을 받았었다.

“시비의 발단은 무엇이었다고 하던가요?”

“그게...”

그 자리에는 백도 인솔자도 있었지만 흑도에서 나온 인물들도 있어 백결개 입장에선 싸움의 발단을 말하기가 껄끄러웠다.

“아 그게, 아무튼 자기가 밥 먹고 있는데서 소란을 피웠다고 모조리...”

 

묘탄과 흑백연합 일행은 사흘 뒤, 의창에서 사천의 중경重慶 방향으로 나 있는 용가탄 부근 관도에서, 그 사람을 따라잡을 수 있었다.

“시주! 걸음을 멈추시오!”

“...”

“시주! 잠깐...”

“무슨 일이냐?”

말을 꺼내며 앞 서 가던 사람이 몸을 돌려섰다.

 

묘탄보다는 어린 얼굴이었으나 무당이나 화산 등에서 온 제자들보다는 나이가 들어 보였는데, 얼굴이나 차림에서 별다른 특이점은 없었다. 다만, 손에 쥐고 있는 병장기가 길이 삼 척 가량의 철봉鐵棒이었다.

“무슨 일이냐고 묻지 않느냐? 무슨 일인데 이리 작당作黨을 하고 다니는 것이냐?”

“소승은 소림 제자 묘탄입니다. 시주가 요즘 갑자기 나타나 물의를 일으키고 다닌다 하여 이렇게 오게 되었습니다.”

“물의? 무슨 개떡같은 소리를 하고 있는 게냐? 머리를 밀고 중이 되었으면 불상 앞에 앉아 경이나 읽을 것이지, 네 놈이 도적 무리 수장이라도 되느냐?”

묘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귀하는 어찌하여 불문곡직不問曲直하고 그 쇠막대를 휘둘러 사람을 다치게 하고 다니는 것이외까? 벌써 팔다리가 부러진 사람이 삼백이 넘고, 심한 경우 불구가 된 사람들도 스물이 넘소.”

무당에서 참여한 태무진인이 불진拂塵을 흔들며 소리쳤다.

 

“이런 놈들하고는...! 내가 내 길을 가면서 내 눈과 귀에 거슬리는 것이 있어서 치웠을 뿐이다. 불문곡직이라니! 가서 내게 맞은 년놈들에게 물어보거라! 아무 잘못도 안 했는데 맞은 놈이 있는가?”

“시주!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그런데 시주의 출신 사문은 어찌 되고 명호는 어떻게 되시는지요?”

“그건 알아서 어디다 쓰려고! 나는 태산泰山에서 출발하여 천축天竺으로 가는 중이다. 갈길이 멀고도 머니,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은 말고 그만 물러가라!”

 

“무슨 소리! 나는 산동 하택荷澤의 백호당 당주 종리후다. 네 놈이 하택을 지나며 우리 식구 열둘을 거의 반병신으로 만들었다. 내가 그 댓가를 오늘 받아갈 터이니 목을 길게 빼거라!”

“허허허, 네 놈이 그 날강도 놈들 두령인가 보구나. 내 목을 가져가겠다구?”

“날강도라니! 그때 우리 애들은 정당한 보호비를 거두러 다니고 있었다. 네 놈이 지나다 그 할망구가 질질 짜는 소리에...”

“야 이놈아! 네 놈들도 땅을 파고 물건을 만들어 장사를 해야지, 남의 등을 쳐먹고 사는 짓은 이제 그만 두거라. 네 놈들이 간섭을 하지 않아도, 시전은 시전 사람들이 자기들의 규약에 따라 장을 열고 닫고 해도 충분하다.

”에잇!“

 

종리후는 검을 빼 들고 그 사람에게 짓쳐들었다.

”빡!“

”어억!“

”안되오!“

”팍!“

”풀썩.“

종리후는 머리에는 커다란 혹을 붙이고, 칼을 쥔 손이 손목 부근에서 부러져 건들거린 채 길바닥으로 쓰러졌다.

”우아~“

묘탄 뒤에 있던 일백오십여 군중이 모두 병장기를 빼들었다.

 

”들어라! 내가 한가로이 네 놈들과 노닥거릴 수 없으니, 관도를 따라 두 줄로 주욱 서거라. 내가 그 사이를 지날 터이니, 네 놈들 맘대로 내게 손을 쓰도록 해라. 내가 반 각 안에 네놈들을 모두 쓰러뜨리지 못하면, 나에 대한 소문은 더 이상 듣지 않게 될 것이다.“

”시주! 그 게 무슨 말씀이시오?“

”돌 중아! 내 말이 어려워 묻는 것이냐, 아니면 내가 그리 못할 것 같아서 묻는 게냐?“

”우리는 모두 백오십이 넘는 인원이오.“

”묘탄 스님, 일렬一列이든 이렬二列이든 안됩니다. 그냥 포위를 해야만 합니다!“

화산의 중산진인 맹문천이 입을 열었다.

”껄껄껄! 네 놈은 누군데 여우 같은 놈이로구나... 그렇다 내가 포위를 당하면 족히 이각 二刻은 걸릴 것이다.“

 

묘탄이 잠시 생각을 한 후 외쳤다.

”아무리 그래도 한 사람을 일백이 넘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핍박했다고 하면, 오늘 이 사람을 막는다 해도 좋은 소리는 나오지 않을 겁니다. 좋습니다. 여러분! 관도를 따라 양쪽으로, 몸을 움직이기 충분할 만큼 늘어서 주시기 바랍니다.“

묘탄의 외침에 따라 흑백 가리지 않고 두 줄의 긴 줄이 생겼는데, 그 길이가 오십 장 가까이 되었다.

 

”잘 들어라! 그냥 가만히 서서, 내가 지나가는 것을 지켜만 보는 자는 대가리에 혹만 하나 얻을 것이다.“

무슨 소린가 하여 모두 그 사람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병장기에 손을 대거나 권장拳掌을 내 뻗을 준비를 하는 자들에겐 대가리 양쪽으로 뿔을 하나씩 달거나 양쪽 뺨의 손자국이 석달 열흘 동안 지워지지 않게 해주마!“

누가 외쳤다.

”야 이 미친놈아! 대체 네 실력이 어떻길래 이렇게 안하무인이란 말이냐?“

그 사람이 빙긋이 웃으며 말을 한 사람을 철봉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네 놈의 아래윗니는 오늘 이 자리에 털어놓고 가야할 게다. 마지막으로 내게 공격을 하는 놈들은 팔이든 다리든 하나씩 부러질 각오를 하거라!“

 

”간닷!“

그 사람이 외침과 동시에 신형을 날렸다.

”따딱!“

”억!“

”어쿠!“

제일 앞에서 있던 소림의 묘탄과 화산의 중산진인이 거의 동시에 머리를 싸매고 땅으로 뒹굴었다. 그리곤 쉬임 없이 타격음이 울림과 동시에, 비명이 관도를 따라 멀리까지 퍼지기 시작했다.

 

”네 놈이었지!“

”에익!“

”파바박!“

”어버버법!“

 

정확히 반 각 만에 백오십이 넘는 인원이 땅바닥에 널부러졌다.

”듣거라! 지금부터 이십을 셀 터이니, 모두 내게 등을 돌리고 오던 길로 돌아가거라! 남는 자는 내가 천축까지 끌고 가며 두고두고 두들겨 팰 것이다! 하나!“

”우아앙~“

참으로 목불인견目不忍見, 눈으로 보기 힘든 광경이 관도에 펼쳐진 것이, 승속僧俗을 가리지 않고, 흑백黑白의 구분도 없이 모든 인원이 뒤로 돌아 내달리기 시작했다.

”으하하하하하~!“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공지 차례 2021.07.06 2
44 여의봉 3 2021.08.25 21
43 여의봉 2 2021.08.22 21
42 여의봉如意棒 1 2021.08.20 19
41 그때 그 사람 6 2021.08.17 21
40 그때 그 사람 5 2021.08.15 21
39 그때 그 사람 4 2021.08.14 19
38 그때 그 사람 3 2021.08.10 22
37 그때 그 사람 2 2021.08.09 21
» 그때 그 사람 1 2021.08.08 23
35 흑도백도 8 2021.08.03 23

010 - 5802 - 3857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