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哲雨武林

그때 그 사람 4

2021.08.14 00:06

소금장 조회 수:68

“어서오세요, 오현문을 맡고 있는 강진혁입니다.”

“하남 신현의 천용방을 이끌고 있소이다, 단목풍이오~”

두 사람은 마주 보고 읍을 한 재 깊숙이 허리를 숙였다.

“자리하시죠.”

단목 방주가 자리에 앉은 후 먼저 말을 꺼냈다.

 

“무창과 신현이 천천히 걸어도 사나흘 거리 밖에 안 되는데, 호광과 하남으로 갈라져 있어 그간 너무 무심히 지낸 듯하외다. 이제라도 우리 천용방과 오현문이 우의友誼를 돈독히 하고 싶어 찾아뵈었소이다.”
“잘 오셨습니다. 얼마 전에 신현을 지나 문으로 돌아오던 문도들을 통해 귀방과 철우 얘기는 상세히 들었습니다. 그놈이 그 참...”

“허허허~ 문주께서 제자는 정말 잘 두셨더이다. 우리와의 갈등을 풀어내는 솜씨는 가히 촉한蜀漢의 와룡臥龍선생(제갈공명諸葛孔明이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을 때, 그 형상이 마치 엎드려 있는 큰 인물 같다하여 얻은 별호別號)이 울고 가겠더이다, 껄껄껄!”

 

두 사람은 술상을 두고 마주 앉아 주거니 받거니, 한참 시간을 보냈다.

“문주님! 제가 찾아 온 이유는...”

단목 방주가 운을 떼자 강 문주가 잔을 놓고 단목 방주를 봤다.

“무림맹으로부터 소 공자 문제로 오현문에 금전적인 배상을 강제하였다 들었소이다.”

“정확히 강제는 아니었습니다. 맹에 계신 사형이 애를 써주셨습니다. 형편에 맞춰 준비를 하라 해서, 은 일만 냥이면 어떻게 수습이 되지 않을까 싶어 그렇게 통보를 했고, 그 부분은 우리 쪽 사정에 맞춰 준비 중에 있습니다.

단목 방주가 병을 들어 강 문주의 잔에 술을 채우며 말을 받았다.

 

”문주께 많이 외람되고, 미리 상의 드리지 않는 결례를 저질렀소이다.“
강 문주가 무슨 뜻인지 몰라 눈만 껌벅거렸다.

”제가 단목 씨잖습니까. 제가 방계이긴 하지만, 현 단목가주님이 숙부십니다.“

단목 방주가 입이 마른지 술을 한잔 털어 넣었다.

”이거 참, 혹여 문주님께서 내 오지랖이 넓다고 나무라지나 않을련지...“

”한 잔 드시고 말씀하시죠...“

두 사람은 잔을 나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리다. 내가 그 일만 냥을, 아니 거기다 일만 냥을 더해 이만 냥을 세가에 드렸소!“

”예!?“

강 문주가 입을 딱 벌렸다.

일만 냥도 그런데 일만 냥을 더?

아니 왜?

”아니, 방주께서 무슨 연유루...?“

 

단목 방주가 벌떡 일어나더니 강 문주의 손을 덥석 잡았다.

”소 공자와 천용방이 엮임으로 해서, 우리 천용방의 위세가 천정부지로 올랐소이다!“
”철우가 무슨 역할을 했길래... 듣기로는 소황강가에서 있던 일로 비무가 있었고, 나중에 듣기는 천용방 무사들을 며칠 지도했다고...“

”예, 거기까지는 그저 그랬소이다. 그런데, 이후의 행보에서...“

 

그 당시 신현을 출발한 철우 일행이 단목세가와 갈등을 겪고, 급기야 단목세가 이십팔숙의 부대주 단목추영과 대주 단목공영을 무찔러, 공공전검이라는 무명과 함께 단목세가를 봉문에 이르게 한 소문이 퍼지자, 그 효과는 예상치 못하게 하남 구석 신현에 있는 천용방의 호가호위狐假虎威(남의 권세를 위세를 부림)로 나타났다.

 

”우리 방에는 삼 당이 있는데, 각 일백의 인원이니 총 삼백이었소. 지금은 백 명을 보충하고도 손이 모자르오. 소 공자가 공공전검이란 별호를 개방 용두방주로부터 부여 받은 후, 소 공자와 우리 방의 인연 역시 소문을 타고 강호로 널리 퍼져, 기존 우리 방이 주력을 쏟았던 하남뿐만 아니라, 북으로는 장성長城(만리장성萬里長城) 넘어 요동부터, 남으로 광동, 광서, 운남에서까지 방도들 파견 요청이 쇄도하고 있소이다.“

강 문주가 입을 허~ 벌리고 단목 방주의 얘기를 듣고 있다.

 

”나는 문주처럼 인재를 길러내는 사람이 아니외다. 그런 인재들을 찾아내서 적재적소로 보내 방의 세력을 불려나가는 것이 목적인 사람이외다. 내 어찌 소 공자 덕을 외면할 수 있겠소이까.“

”허~ 참!“

강 문주는 여전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허참’ 소리만 연발하고 있었다.

 

”두 가지만 더 말씀드리겠소. 단목세가에서 무림맹에 강력히 요청한 소 공자에 대한 처분은 취소되었소이다!“

”옛!?“

”말씀드린 그대로 수일 내로 맹에서 기별이 올 것이외다.“

”정말입니까?“

강 문주는 은 일만 냥보다 철우를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고민이 더 컸었다.

단목 방주가 술을 한 잔 기분 좋게 들이킨 후 말을 이었다.

 

”문주님! 한 해에 문도들을 얼마나 배출하시는지요?“

”글쎄요, 우리 오현문은 그저 평범한 지방 무가武家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철우같은 직전제자直傳弟子는 사조님의 유지를 받들고 계승, 발전시키지만, 그 밖의 제자들은 입문제자로, 자의로 입문하여 오현문의 무예를 배우고 스스로의 판단으로 무림에 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니 한 해에 몇 사람이 출문하는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문주님! 우리 천용방에 그렇게 출문하는 제자들을 천거薦擧해 주시면 어떠시겠소?“
”허어~!“

 

남양에서 하룻밤을 지낸 당문 일행은 아침 일찍 서둘러, 원래 가려던 행로를 바꿔 출발했다.

”남 조장! 양양과 중경은 다음에 들리겠어. 서안 쪽으로 가다가 중간에 사천으로 가는 길을 찾을 것이니, 다음 마을에서 행장을 채워 넣도록 하고. 쉬임 없이 이삼일은 움직여야 하니 단단히 준비하도록 이르고!“

호원무사 조장인 남방태는 무슨 일이 있는지 직감은 했지만, 굳이 당지만의 심기를 거슬리고 싶지 않아 이유를 묻지 않았다.

 

일백오십리 길을 쉬지 않고 내달린 일행은 제법 너른 호숫가에 이르러 잠시 휴식을 취했다. 호수에 막혀 길은 양쪽으로 갈라져 있었다.

제법 서둘러선지 아직 해는 남아 있는데, 십언十堰으로 가는 길이 확실하지 않았다.

”남 조장, 지도와 지남귀指南龜(나침반)를 가져와 봐!“

당지만은 남 조장과 머리를 맞대고 가장 빨리 사천으로 갈 수 있는 길을 찾았으나, 사천을 떠나 이번처럼 아주 먼 길을 처음 나서 본 당지만이나, 아직 강호 경험이 일천日淺한 남 조장이 쉬이 길을 확정지을 수 없었다.

 

”공자님! 지금 우리가 멈춰 선 곳이 여기쯤인데, 우리가 온 길을 제하면, 양쪽 길이 모두 사천을 가려면 돌아가게끔 돼 있습니다. 차라리 지남귀를 따라 사천 방향으로 직진하면 어떨까요?“

당지만이 두세 번, 남 조장과 지도를 번갈아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관도를 빙빙 도는 것보다 빠르기는 하겠지만, 만약에 뜻밖의 물이나 산이 있으면 어쩌려고...?“

남 조장이 초조해 하는 당지만의 눈을 쳐다봤다.

”공자님! 사천을 출발할 때 문주님 말씀이, 이번 낙양 모임에 참석해서 문제를 일으...“

”알아, 알아! 그래서 이렇게 답답한 거 아냐...! 좋아 사천까지 직진한다!“

그들은 자리를 털고 일어나 호숫가로 내려섰다.

 

”여기 호수 이름이 뭐요?“

”단강호라 하는뎁쇼!“

”지도를 보니 이 호수를 건너가면 십언이던데...“

”예에, 맞습죠! 여기서 호수 건너까지가 오십리고, 거기서 십언까지가 백오십리죠. 건너실려구요?“

”우리 여섯이 타기엔 배가 너무 작지 않소? 오십리 뱃길을 이렇게 작은 배로는...“

”염려 붙들어 매셔두 됩죠, 예, 예. 여기서 오리 정도 나가면 큰 배가 있습죠. 저어기 보시면...“

사공이 가리키는 곳을 보니, 과연 제법 큰 배가 멀리 보였다.

”공자님, 어쩌시렵니까?“

”어쩌긴, 다들 승선하라!“

 

”두 사람도 사십년 전에 용가탄에 기셨수?“

진인과 신승이 일어나 읍을 하며 인사를 했다.

”저는 태황이라는 도호를 쓰고 있습니다.“

”허허허~ 금호 돌중이 인사드리오!“

그 사람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받았다.

”하도 오랜만에 이름을 꺼내려니 맞나 모르겠소, 태산 천촉봉天燭峰에 살았던 봉추연이외다. 앉읍시다.“

”선배님께선, 그때 천축으로 가신다고...“

태산은 도교의 성지로, 도문에 몸 담았던 태황진인은 그 사람, 봉추연이 같은 도문 출신이 아닐까 생각했다.

봉추연이 웃으며 두 사람에게 물었다.

”진인은 그때 어디를 맞으셨고, 신승은...“

”예?“

”...“

그러다 셋이서 웃음을 터뜨렸다.

”으하하하하!“

”껄껄껄...“

”허허허~“

 

봉추연은 려려가 끓여준 죽을 먹기 시작했다.

”색시 심성이 참 고와 보이기는 헌데, 심술보가 어디 달려있구먼!“

일행이 모두 의아한 표정으로 그 사람을 봤다.

”꼬맹아! 여기서 저녁 먹은 지 얼마나 지났누?“

”할아버지! 저, 꼬맹... 윽!“

봉추연에게 따지려던 상옥의 얼굴이 갑자기 붉어지더니, 마차 뒤를 돌아 숲속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엄마야~!“

”얘, 상옥아! 상옥아!“

‘우오오오오~’

자단이 길게 짖은 후 상옥을 뒤따르더니, 조금 가다 바로 뒤돌아 왔다.

 

”세 분은 안 가시오?“

”부끄럽습니다.“

철우가 대답했고, 진인과 신승은 컴컴한 하늘만 쳐다봤다.

”자네에게 이번 일이 아주 큰 공부가 될 걸세. 강호무림에서 방심은 ‘내 목 가져가도 좋소!’ 외치고 다니는 것과 진배없지...“

 

”이런 때려죽일 새끼!“

제일 먼저 숲에서 나온 상옥이 걸쭉하게 욕을 뽑아냈다.

뒤따라 나온 세 여자는 부끄러워 어쩔 줄을 몰라했다.

”아니 그게 뭐 부끄러울 일인가~ 나오는 것을 막고 있을 수는 없지, 아암, 껄껄껄!“

네 여자의 얼굴이 더 붉어졌다.

”내 이놈의 새끼를...!“

 

남양 은하대주점 후원에 있는 마사에서 철우 일행의 말과 마차, 그리고 자단을 돌보던 점소이는 누가 다가오자 얼른 경계를 했다.

”손님, 이곳은 지금...“

”하하하, 알고 있소, 조금 전에 나와 같이 있던 일행들의 마차 아니오. 이런 훌륭한 마차는 한번도 본 적이 없어, 둘러보러 나왔소.“

점소이가 가까이 온 사람을 보니, 이층에서 마차 주인들과 함께 식사를 하던 사람이라 경계심이 풀어졌다.

”그나저나 술 몇 잔이 아쉬운데 내 방에 가서 마시게, 가져다 주겠소. 옛소! 거스름은 필요없소.“

점소이가 은자를 받아들고는 입이 벌어졌다.

 

”내 이 썅노무 쌔에끼를... 잡히기만 해라, 꼬치를 만들어 버릴테니! 뿌두득!“

옥면호리가 이를 갈며 욕을 내뱉었다.

”어허, 그만한 것도 견뎌내지 못하고, 쯧쯧! 여직한 공부가 아깝다, 아까워...“

”야, 이 땡중아! 내가 그 목탁을 부숴버리기 전에 입 닥치지 못해!“

”어허~ 여직 내게 한 욕 중 제일 심한 것을 보니, 아무래도 그 당문놈에게 그 약 좀 얻어놔야 되겠군 그려...“

”뭐라고, 이 썅!“

”중 할아버짓!“

 

”아이구, 죽을 죄를 졌습니다. 잠깐 자리를 비웠었는데, 설마 그런 일이 있을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아이고,..“

이튿날 날이 밝기도 전에 일행은 남양성으로 돌아왔다.

채진이 자단을 앞세워 마차가 서 있던 자리를 돌며 말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지?“

”우리가 하루를 더 묶었으니, 오늘이 사흘째네요, 언니.“

려려의 대답에 채진이 자단 등을 두드렸다.

”자단! 너 고기 좋아하지?“

자단이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며 꼬리를 흔들어 댔다.

”니 실력 좀 보자. 가자!“

 

당문 일행의 추적에 나선지 하루가 꼬박 지나 커다란 호수에 다달았다.

‘컹컹!’

자단이 갈라진 두 길을 두고 호숫가로 향하며 짖어댔다.

”배를 타고 건너간 모양이군... 내려가 봅시다.“

태황진인을 선두로 모두 작은 나루로 향했다.

 

”사공! 말 좀 물읍시다. 어제나 그제,  여기서 배를 탄 사람들이 있었소?“

”그러믄입쇼. 여기서 물을 건너면 십언이 지척이라, 배삯이 들더라도 관도를 따라 비잉 돌아가는 것 보단 이믄입죠. 그런데 어떤 사람들을 찾으시는지... 하루에 만도 삼십여 명이 물을 건넙죠, 예예.“

”잘 차려 입은, 키가 요만한 놈하고 그 놈 부하들 다섯 놈요!“

”여섯 사람이라... 그런 일행은 못 봤는뎁쇼!“

여자들이 사공과 얘기를 주고받는 동안, 뒤에 멀리 서있던 봉추연이 철우에게 들으라는 듯 말했다.

”시시비비를 제대로 살필 줄 모르는 사람은, 제아무리 지닌 재주가 비상하고 마음 쓰기를 부처 가운데 토막처럼 한다 해도, 종국엔 자기 식구들조차 건사치 못하는 법일세!“

 

철우가 고개를 수그리고 잠시 생각했다.

‘문에서 나와 벌써 이런저런 일로 사람들을 상하고 죽게 했다. 하, 과연 이것이 옳은 일인가? 길을 가면서 생각하고 내키는 대로 하겠다 했지만, 그것이 진정 내 성품에서 우러난 것일까? 강호를, 무림을 두려워하고 있구나, 나는...”

 

철우가 앞으로 나서서 사공의 한 팔을 붙잡았다.

“두 가지 중 하나만 선택하시오. 우리가 물었던 것에 사실대로 대답하면 은 두 냥을 주겠소. 만약 그렇지 않다면, 팔을 부러뜨리겠소! 다시 묻겠소! 어제나 그제 여섯 사람으로 된 일행을 건너다 주었소!”

그러며 서서히 기세를 올리기 시작했다.

“어어어억~”

사공의 눈자위가 풀리며, 다른 팔을 들어 멀리를 가리켰다. 거기에는 제법 큰 배가 있었다.

 

“이 작은 배로는 마차는 물론 우리 모두가 타기도 어려우니, 저와 려려만...”

“싸부님! 안돼요! 저도 가겠어요! 내 이놈의 새끼를 아작을 내 버릴테다!”

“상옥아! 넌 화가 많이 나있어서 안돼. 내가 가야지... 내가 가서 부드럽게 만들어 줘야지...”

“우 언니, 숲에 다녀온 우리끼리 가죠. 사형! 사형은 여기 계세요. 자단아 배에 타라!”

’컹컹!‘

자단이 배에 타자 네 여자가 몸을 날렸다.

“니들은 죽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공지 차례 2021.07.06 25
44 여의봉 3 2021.08.25 77
43 여의봉 2 2021.08.22 71
42 여의봉如意棒 1 2021.08.20 77
41 그때 그 사람 6 2021.08.17 76
40 그때 그 사람 5 2021.08.15 72
» 그때 그 사람 4 2021.08.14 68
38 그때 그 사람 3 2021.08.10 61
37 그때 그 사람 2 2021.08.09 66
36 그때 그 사람 1 2021.08.08 69
35 흑도백도 8 2021.08.03 68

010 - 5802 - 3857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