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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껄떠벌

수염기르기

2020.07.25 11:11

조회 수:9

지 멋대로 좀 살지마!!!


예상했던 여러 답변 중 하나여, 할매.

수염 기를라구 하는디...

정확히는 어떤 스타일이 어울리나 물어보려다, 그게 아니다 싶어서 말을 건넸드만...


수염


내 얼굴을 잘 아는디, 마땅치가 않구먼 그랴, 쯧!


나?



몸 부리는 짓 그만한다믄서 또 궁리여...?

이 집에 있으믄 숨이 맥혀, 또 꾸려보자구.

장마 끝나니께.


여수를...

여수麗水

벌써 시간이 꽤 지났군.


머엿!

장마가 다음 달 초꺼정 이어지네.

기상청 예보를 믿으믄 꽝이구, 안 믿구 움직이믄 영락읎구 그러네, 지랄...




꼭 10년 지나네.

전주 최명희문학관 앞인지 뒨지에 있는 식당.

10년, 많이 늙었다.


내도 잘 모르겄어, 이게 뭔지.


그 때, 그래 지대루 수염을 길러보자 하고는 수염 다듬는 도구를 5만 원 가까이 주구 구입을 혔는디, 다음 날인가?

백이에게서 쓰지두 않는 메일루 연락이 왔지, 형수님이 암이래요.

할매 병구완하러 서울로 오게 되구는 수염기르기는 멀어졌어.

도구는 어쨋나 기억에 읎네.

다시 사야지.

대전 내려가자구.

근디 수염기르믄 경비일자리두 못 잡어, 알어?


아침에 라면 하나 끓여 먹구 동네를 크게 한바퀴, 2시간 반 동안 돌았지.

들어와 할일이 마땅찮어 지껄이구 있네.

점심으루 시방 라면 끓이구 있구, 저녁에두 라면 먹을 겨.

오늘 안날이라 하루 보내기가 거시기혀.


등리에서…

젤 속 편할 때였어.


백이는 환생을 했으려나?

윤회를 믿냐구?

뭔 의미가 있으랴.


저녁은 비빔국수해 먹자.

할매?

산에 갔는디, 휴일엔 내가 세 끼 챙겨 먹지.  되도록이믄 내가 해 먹는 게 편혀.

같이 사는 거 맞냐구?

아니, 나는 갇혀 살구 있어.

괜히 왔어.

후회는 안 해, 후회라는 게 그러지, 늘 때 늦지.

괜히 왔다고 하는 게 후회 아니냐구?


그려, 잘못혔다.


스파게티 소스 남은 거 처리혔다.

뭔 맛여...

둬 달 전부터 입에 맞는 게 없어.  거의 주식이었든 두부마저 안 먹히네.

세 끼 라면만 찾구 있지.


그나저나 세상사엔 관심 읎어?

맨날 도망갈 궁리에 술타령만 지껄이는 겨...

나라 돌아가는 거, 세상이 변하는 거...

TV를 안 봐서 그렇지 다 알구 있구, 거기에 대한 내 생각두 있지만, 딱 거기까지여.

아아주 오래 전에 끊었어, 올해루 딱 40년째.

엊그제 걸을 때, 청평을 지나는디 폐허로 변했더군, 청평야전병원.

그게 다여.

기회 있을 때마다 이 수렁에서 빠져나가 보려구 했는디, 쩝!


어항 불 껐다,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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