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哲雨武林

처처난난 6

2021.07.12 03:39

소금장 조회 수:0

강문주 부부와 철우는 여느 집안의 부모 자식처럼 지냈다.

철우가 비록 강문주 부부에게 사부님, 사모님이라 불렀지만, 다른 집에서 아버지, 어머니라 부르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강문주는 철우의 다리에 제법 힘이 붙는 다섯 살이 되자 마보와 좌선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강문주는 사부가 말한 철우를 키우는 복이 무엇인지를 알게 됐다.

철우는 그 나이 또래와 다름이 없었다.

까불고 장난치다 혼나고 말썽과 재롱을 피웠다.

 

그러나 수련이 시작되면 달랐다.

첫째, 가르치는 것을 정확히 따르면서 나아가 깨우쳤다.

다시 말해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이루었다.

둘째,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집중력을 보였다.

한마디로 엉덩이가 무거웠다.

천재는 머리가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 엉덩이가 무거운 사람이다.

 

철우가 여덟 살이 되었을 때부터 강문주도 제자를 들였다.

철우보다 두 살 많은 큰 제자에 이어 몇 년 사이, 철우보다 어린 셋을 제자로 들여 철우와 같이 키우고 가르쳤다.

그렇게 철우는 스무 살 시절까지를 별 탈 없이 지냈다.

스무 살까지는.

 

스무 살 이전부터 철우는 오현문 무공 교두로 일하고 있었다.

연무장에서 오현문 제자들의 지도를 끝내고 내택으로 들어오던 철우에게 누군가 시비를 걸었다.

“오늘도 안 가르쳐줄 거야!”

철우에겐 사형 한 명과 사제 하나, 사매 둘이 있었는데, 바로 아래 사매인 채진蔡珍으로 열아홉이었다.

 

채진도 강문주에게 아홉 살에 들어왔으니, 벌써 십 년 동안을 철우와 함께 공부하고 있었다.

“진아! 그건 네가 스스로 깨쳐야지 누구 가르침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몇 번을 얘기하냐.”

“그럼 정말로 막내도 지가 깨우쳤단 말야? 사형이 가르쳐 줬다던데!”

“아냐. 비무만 해 줬다니까.”

 

철우는 삼 년 전, 모두 열두 초식招式으로 이루어진 장강천류長江天流라 이름 지은 검법을 창안했다.

이 년 동안 연마하여 십성十成의 경지에 다달았을 때 사부 앞에서 장강천류를 펼쳐 보였다.

 

한 초식 한 초식이 펼쳐질 때마다 사부의 눈과 입은 점점 커져 갔고, 여덟 번째 초식에서 아홉 번째 초식으로 넘어가는 순간에는 앉아 있던 의자에서 벌떡 일어서며,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기까지 했다.

우수검으로 펼쳐지던 검식에서 찰나지간에 좌수검으로 바뀌었는데, 검의 이동을 알아채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어지는 네 초식은, 좌수에서 뿜어내는 검기劍氣와 손이 빈 우수에서 발하는 장세掌勢로, 연무장이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장강천류는 곧 오현문 직계들에게 철우에 의해 전수되었다.

지금 채진이 떼를 쓰는 이유는 막내 사매가 자기보다 장강천류를 더 능수능란하게 펼칠 수 있는 이유가, 철우가 막내를 더 이뻐해 특별히 더 가르쳐 줬다 해서였다.

오른손으로 검을 휘두르다 순식간에 왼손으로 검을 옮기는 것은 개개인의 능력 차이가 있는 것이다.

 

“막내에게처럼 너도 깨우칠 때까지 비무를 해 줄께. 됐지?”

“비무 말고! 비법! 비법!”

“하이고, 참…. 가자! 연무장으로!”

“헤헤헤~”

철이 없는 건지도….

 

그 날부터였다.

철우가 바보 아닌 바보가 된 날이.

 

이백에 가까운 식구가 살고 있고 크고 작은 연무장이 다섯이나 되니, 제법 커다란 오현문이었다.

“아아악!”

그런 오현문 안팎으로 비명성이 퍼졌다.

 

강문주가 소리가 난 작은 연무장으로 득달같이 달려 가 보니, 채진은 얼굴에 피범벅을 한 채 쓰러져 있고, 철우는 그런 채진을 멍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철우야! 이놈! 철우야!”

‘철썩!’

강문주가 철우의 뺨을 세차게 때리자 그때야 철우는 땅바닥으로 털썩 주저앉았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달려들어 채진을 안채로 옮기는 동안에도 철우는 움직일 줄을 몰랐다.

 

“어떻게 된 일이냐?”

강문주는 그 자리에 있던 넷째 제자 유화린에게 물었다.

“사저師姐와 비무 중이었어요.”

 

철우와 채진은 비무를 하러 연무장으로 가던 중 연무장에서 오던 화린을 만났다.

“둘이 어디가? 혹시~”

“아냐 임마! 사형이 알려준대, 비법!”

“웃기고 있네, 누나가 또 어거지를 썼겠지!”

“아니라니까….”

“아니긴! 사형은 속이 너무 여려 탈이라니까! 저래서 어떻게 칼밭에서 살아남으려나 모르겠어.”

“난 여기서만 살거니까 네 걱정이나 해라!”

 

이때 어디서 나타났는지 막내 사매도 끼어들었다.

“언니! 사형 꼬시지 마!”

“요게! 니가 나보다 조금 빠르다 해서 사형이 널 거들떠나 보디! 가서 얼굴 씻고 거울이나 좀 들여다 보고 나서 껴들어라, 엉!”

“치이, 신나게 두들겨 주세요, 사형!”

 

철우와 채진은 마주 섰다.

“비무 전에 내가 다시 보여주마. 잘 봐라! 팔식과 구식만 펼치마.”

검을 뽑아 한 번 땅을 향해 내리친 후 팔식을 천천히 펼쳤다.

그리고 구식으로 넘어가기 위해 검을 우수에서 좌수로 옮기는 동작은 더 천천히 펼쳐 보였다.

“어떠냐?”

 

“이상하네…. 매번 똑같잖아….”

고개를 갸웃거리던 채진이 철우를 보고 말했다.

“좋아요! 한번 덤벼보세요!”

“참내…. 조심해라!”

 

철우는 장강천류를 처음부터 천천히 풀어냈다.

채진도 이미 익히 알고 있는 검법이라 적절하게 맞대응을 이어갔다.

팔식을 마무리 하던 순간 철우가 멈칫했다.

채진의 검이 철우를 따라 내려오고 있었다.

적과 싸울 때는 그게 당연하였지만 비무에서는 검을 올려쳐야 한다.

 

“채진아!!!”

순간적으로 철우가 검을 뒤로 뺐지만 채진의 달려드는 속도가 너무 빨랐다.

‘싹!’

‘탁!’

우뚝 멈춰 선 채진의 얼굴, 턱부터 입술과, 코, 눈을 지나 이마까지 가느다란 혈선이 비치는가 싶더니 곧 피가 주르륵 흘렀다.

“아아악!”

 

생각이 거기에서 멈췄다.

“어떻게 지내나 모르겠군….”

 

채진의 상처는 심각했다.

특히 코는 반으로 갈라져, 의원의 갖은 치료에도 불구하고 썩어들어가 잘라내야 했다.

채진은 치료가 마무리 될 즈음인 칠 개월 후에 하남 개봉에 있는 본가로 돌아갔다.

개봉까지 채진과 동행했다 돌아오던 길에, 철우는 강 문주에 말했다.

“사부님! 멈춰서겠습니다.”

 

철우의 시간은 거기서 멈췄다.

강 문주의 마치 죽일 것 같은 질타와 사모師母인 장명요蔣明瑤의 눈물어린 호소도 소용이 없었다. 문의 일을 거들기는 고사하고, 당연히 맡아 하던 무공 교두 일도 그만두었다.

나중에 입문한 문도들은 아예 철우를 문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알게 되었다.

 

몇 년이 흐르자 오현문에서 철우의 존재는 사라졌다.

그동안 철우의 사형제들은 강호로 나가 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셋째인 류화린만 지법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고, 사형과 사매는 철우가 창안한 장강천류 검법으로 무명을 얻었다.

 

철우는?

 

철우는 생각했다.

‘나는?’

 

이 월엔 따사로운 춘광春光에 섞이는 바람이 날카롭기도 한데, 그런 분위기가 천용방 연무장에도 불고 있었다.

천용방도들도 출입을 막아 연무장에는 철우와 담가촌 사람들 셋, 단 방주와 오늘 철우와 맞설 천용방 세 당주들 뿐이었다.

오현문 문도들이 절대로 철우 혼자 나서게 할 수 없다는 것을 간신히 돌려 보냈다.

 

단 방주의 입이 열렸다.

“세 당주는 생사결을 각오하시오!”

셋은 별다른 대답이 없이 철우의 앞으로 나가 섰다.

셋은 지난 사흘동안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다.

백결개가 툭 던지고 간 말이 가슴을 후벼팠기 때문이다.

“자네들은 깨질걸세!”

 

단방주가 철우에게 물었다.

“소공자! 할 말은?”

“정말 생사결입니다!”

 

바람이 네 사람 사이를 스치고 지나갔다.

제갈려려는 철우의 눈을 보았다.

담가촌에서 처음 본 후 며칠 밖에 되지 않았지만 마치 오래 알고 있었던 느낌이 들었다.

아마 입으로는 ‘생사결生死決’운운하면서도 처음 보았을 때처럼 여전히 담담한 눈길 때문이리라.

 

지난 사흘 동안 천용방의 세 사람은 철우와의 대결 준비로 고민이 깊었다.

우선 철우의 무위 정도를 전연 모른다는 것이다.

가늠해 볼 수 있는 것이라고는 백결개의 말대로, 철우가 담가촌 사람들을 지도하여 그들의 지닌 능력을 세 배로 키워놨다는 것이 전부였다.

그 능력이 실제 철우의 능력인지 아니면 단순히 사태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능력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오현문이나 천용방이 다같이 강호무림에서 필요로 하는 무인, 무사들을 운용하는 곳이지만 근본은 다르다.

오현문은 직계제자는 따로 있고 별도로 무인을 양성하여 무림제파에 보내 그곳 사람이 되게 하는 곳이고, 천용방은 이미 무공을 지닌 사람들을 모으고 조직하여, 무인을 필요로 하는 곳에 일정 기간 파견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철우가 오현문에서 문도들을 지도만 하였다면 가진 무공 수위는 낮을 수도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사흘이라는 짧은 시간에 어떤 합격술을 만들어 내고 손발을 맞추느냐 하는 것이다.

몇 년씩 손발을 맞추고 나서 강호를 다니는 사람들도 완벽하지가 않아, 패하고 죽는 경우가 태반이지 않은가 말이다.

 

“당주님! 머리만으로는 해결이 안됩니다. 일단 연무장으로 가시죠.”

“그러세. 자네 말이 맞으이.”

“우선 상대가 필요하니 방주님을 모셔오죠.”

“려려, 네가 가서 말씀드리거라!”

“예.”

 

“이게 무슨 일인지 원….”

단 방주는 자기가 일을 벌여놓고도 아직 바람 찬 연무장에 나가려니 짜증이 났다.

“결국은 애송이 하나 못 이겨 천용방이 다 나선 꼴이군, 쯧쯧.”

단 방주는 혀를 차면서도 세 사람의 청에 따랐다.

 

천용방에서는 방주 다음으로 무위가 높은 표 당주가 합격을 주도했다.

표 당주와 제갈 당주는 일류에서 절정을 바라보는 수준이고 전 부당주는 일류에서 뛰어난 수준이다.

천용방에서는 단 방주만 막 절정에 도달했는데, 다른 두 당주보다 내공이 조금 더 높을 뿐 여타 절기는 우월을 가리기 어려웠다.

 

“방주님이 오늘의 적입니다.”

“표 당주! 막 나가지만 마시우!”

“인군인 내 왼편에 서고 려려는 한 걸음 뒤에 자리를 잡아봐라!”

표당주는 용호당 부당주 전인군과 수봉당주 제갈려려에게 자리를 정해주었다.

 

그로부터 한 시진이 넘게 천용방 수뇌부 네 사람은 치고 받기를 하고 있었다.

하늘 빛은 이제 삼경에 접어든 듯하다.

사방에 밝혀놓은 송진과 돼지기름에 절여 만든 횃불도 가물거렸다.

 

“표 당주! 목 마르지 않소?”

“예, 준비시키겠습니다.”

전 부당주가 안으로 들어갔고 남은 셋은 연무장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제갈려려가 말을 꺼냈다.

“꼭 이렇게 해야 할까요?”

단 방주가 고개를 돌려 제갈려려를 보며 싱긋거렸다.

“자네가 문제를 내지 않았는가?”

“예?”

“담가촌에서 그놈을 몰고 온 사람이 자네잖는가 말이지.”

“예! 아니 실종된 상 당주 때문이었죠, 방주님도 참….”

“왜? 그놈이 다치기라도 할까 봐 조마조마한가 보군?”

“방주님!”

제갈려려가 목소릴 높이자,

“아님 말고.”

표 당주가 제갈려려를 보니 어두운데도 제갈려려의 두 볼이 달아오르는 것이 보였다.

‘그런가….’

 

그로부터 이틀을, 세 사람은 진陣을 형성해 보기도 하고, 각자의 장기를 살려 적당히 위치를 잡아보기도 했다.

‘마땅한 방법이 없군!’

그 이유는 그들의 무공 수위가 높아서 였다.

삼류나 이류 무인들의 경우 손발을 맞추면, 한 사람보다는 두 사람이, 둘보다는 셋, 넷의 합격이 위력을 더 할 수 있지만, 일류도 한참을 지난 사람들의 합격은 오히려 각자의 손발을 묶어 놓을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누가 합격진을 짜는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철우가 먼저 읍을 하며 말했다.

“가르침을 받겠습니다.”

천용방의 세 사람도 마주 읍을 했지만 별다른 말은 없이 자리를 잡았다.

 

철우를 두고 제갈려려는 철우의 좌측에, 그리고 철우를 마주보고는 표 당주가 섰는데, 전 부당주의 위치가 조금 이상했다.

표 당주의 뒤에 자리를 해서 철우의 위치에서는 전 부당주가 보이지 않았다.

철우는 대번에 세 사람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네 사람은 천천히 검을 빼들었다.

철우는 오른허리에 차고 있던 검집에서 왼손으로 검을 빼들어 오른손으로 옮겨 잡았다.

공격은 제갈려려부터 시작되었다.

“차핫!”

오른발을 앞으로 내딛으며 검을 쥔 팔로 찌르기를 시도하였다.

 

철우는 검을 휘둘러 제갈려려의 공격을 쳐내는 그 여력 그대로, 한 발을 축으로 몸을 회전시키며 허리를 숙였다.

순간 표 당주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제갈려려의 공격에 맞대응하는 철우를 자신이 달려들어 연환 공격을 펴야하는데, 순간적으로 목표가 없어진 것이다.

전 부당주는 더 당황했다.

자신은 이미 땅을 박차고 공중으로 몸을 날려 철우에게 칼을 휘두르고 있는데, 그 역시 철우의 모습을 찾아야 했다.

 

세 사람이 의도했던 것은, 제갈려려의 공격에 철우가 반응을 보이면, 표 당주가 재차 철우를 치고 제갈려려 역시 철우를 계속 핍박하여 목표를 확보한 상태에서, 표 당주의 뒤에 있어 철우가 볼 수 없던 전 부당주가 공중에서 공격하는 것이었다.

 

세 사람이 어정쩡하게 다시 자리를 잡았다.

이번에는 전 부당주가 철우의 전면에 서고 표 당주가 뒤로 빠진 형태였다.

그것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는데, 공중으로 몸을 날렸던 전 부당주의 착지 위치가 표 당주 머리 위를 넘어 그 앞에 내려섰기 때문이다.

그들은 빠르게 같은 방식의 공격을 한번 더 퍼부었다.

 

그런데 이번엔 철우의 대응 방식이 달랐다.

제갈려려의 공격을 받아내지 않고, 표 당주가 몸을 날리는 것과 동시에 철우도 몸을 공중으로 띄웠는데, 표 당주보다 반 길 정도 높았다.

제갈려려와 전 부당주는 목표가 사라진 곳으로 검을 찔러 넣은 꼴이었고, 이어서 공중에서 격타음이 들렸다.

‘탁!’

공중전에서는 높은 곳에 위치한 사람이 당연히 유리한 법.

표 당주는 철우의 돌려차기에 어깨를 얻어 맞고 이 장丈 거리로 나가떨어졌다.

‘쿵!’

‘챙그랑!’

다행히 철우가 공력을 싣지는 않았는지, 표 당주는 끄응거리며 몸을 일으키다가 다시 털썩 주저앉았다.

철우에게 맞은 것보다, 공중에서 아무런 대비 없이 땅으로 처박힌 충격이 더 컸나보다.

 

그러는 사이 제갈려려와 전 부당주는 어쩔 줄 몰라했다.

두 사람이 사이를 벌릴 여유도 없이 철우의 날카로운 공격이 퍼부어졌다.

‘챙! 챙! 챙! 챙!’

‘챙그렁!’

전 부당주가 먼저 검을 놓쳤다.

철우가 전 부당주에게 검을 쳐 내려다, 검을 쥔 팔을 우뚝 멈췄다.

 

제갈려려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있었다.

단 방주는 입만 버엉하니 벌리고 있고, 표 당주는 땅바닥에 여전히 주저앉은 채 머엉하니 철우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전 부당주는 검을 떨어뜨린 손목을 왼손으로 움켜쥐고 있었다.

담가촌 사람들도 환호성 지르는 것조차 잊은 듯 눈만 크게 뜨고 껌벅거렸다.

 

단 방주가 다급하게 외쳤다.

“소 공자! 됐네! 됐어!”

그제서야 담가촌 사람들이 환호성을 터뜨렸다.

“만세! 만세!”

“오마~ 우리 싸아부우니이임~~~”

상옥은 팔짝팔짝 튀며 철우에게 달려들었다.

 

철우는 검을 짧게 하늘로 띄워, 내려오는 검의 손잡이를 역逆으로 잡아 검집에 넣은 후 단 방주를 향해 읍을 했다.

“멈춰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런, 이런! 셋 다 죽이지 않은 것만도 황송하이! 됐네, 됐어!”

 

대결은 단 두 합만이었다.

철우가 말로는 생사결 운운했지만, 그것은 단 방주가 이번의 일을 질질 끌고 가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앞으로 담가촌은 천용방과의 관계에서 해를 보는 일이 없을 것이다.

 

객잔의 주청은 왁자지껄했는데, 담가촌 사람들과 신현에 있는 담가의 사돈들이 모여 식사를 하고 있었다.

“소 사부! 정말 고마우이! 정말 고마워!”

담서진이 몇 번이고 감사의 뜻을 표했고, 들 것에 실려온 담탁진도 통증에 끙끙거리면서도 철우의 손을 꼭 쥐었다.

 

“싸부님! 어쩌죠, 저!”

철우가 뭔 소린가 하며 상옥을 쳐다봤다.

“싸부님을 사모합니다~”

“이놈의 기집애 또 지랄통이 터졌군! 누가 너 따위를!”

“얌마! 나 아직 이팔이야! 나이 든 싸부님을 내가 아니면 누가 구제해 주리!!!”

“하하하!”

“하하하!”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일이 마무리가 되었는데 어쩔 참인가?”

“예정대로 내일 개봉으로 가야죠.”

“아이들도 그대로 따르겠다는데 괜찮겠나?”

“그럼요. 달라진 게 없는데요 뭐.”

“고맙네, 정말.”

 

천용방 단 방주 집무실엔 사 인이 앉아 있었다.

“방주님, 려려의 생각이 굳어진 듯하니 보내주시죠.”

“허어~ 처음 표 당주가 제갈 당주를 데려왔을 때가 십 년 전일세. 그동안 딸처럼 지냈는데 어찌 쉬이 보낼 수가 있는가?”

“려려가 이제 서른이 넘습니다. 제대로 혼인을 했으면 지금 아이가 열 살이 넘을 건데…. 지금이라도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다니 잘된 일입니다. 보내주세요.”

“허긴…. 붙잡고자 하는 것은 내 욕심일 뿐이지. 그런데 소 공자 마음은 모르잖는가?”

 

제갈려려가 대답했다.

“소 공자 마음은 상관 없습니다.”

“누님!”

“인군아! 이젠 나도 마음이 끌리는대로 살아 보고 싶구나!”

제갈려려의 눈에 눈물이 고이더니 투툭하고 떨어졌다.

표 당주가 제갈려려의 등을 두드려 주었다.

“외숙!”

제갈려려가 무엇이 서러운지 표 당주에게 안겨 통곡을 했다.

 

객잔의 분위기가 파장에 접어들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찬 바람을 등에 지고 들어섰다.

“어! 방주님!”

“허허! 부족한 것은 없으시오? 신현의 천용방이 짜다는 소리를 듣는 것은 절대 사절이니, 오늘 객잔을 아주 박살을 냅시다!”

어리둥절하던 사람들이 환호를 올렸다.

“방주님! 최고!”

“천용방 만세!”

 

“소 공자! 소 공자 덕에 천용방이 새롭게 눈을 떴네! 그런데 기를 너무 죽여놨잖은가! 오늘 우리 식구들 기 좀 살려달라고 조장들까지 몽땅 몰고 왔네!”

그러자 단 방주 뒤에 도열해 있던 천용방도들이 일제히 읍을 하며 외쳤다.

“소 사부님을 뵙습니다!”

 

 

 제 이 장 처처난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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