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哲雨武林

흑도백도 3

2021.07.25 11:07

소금장 조회 수:8

“황하 수채들을 치기 위해 섬서의 군사가 움직인지 벌써 보름이 지났는데, 황하변을 따라 포진만 하고 있답니다.”

“찬수의 말대로 수채가 비었다면 그들이 딱히 할 일도 없었겠지. 더구나 수적들이 모여 있다는 하곡은 산서 땅이 아니오.”

“그것이 이상한 것이, 막상 산서의 군사들은 하곡은 거들떠도 보지 않고 있답니다. 섬서군처럼 하곡 아래부터 여량을 거쳐 운성까지의 황하 변만 지키고 있다니, 무슨 일인지, 원...”

“어떻소, 분명히 하남의 소림이나 호광의 무당이 움직일 것이 자명한데, 황하가 코 앞인 우리가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지 않겠소. 중계진인이 이번 표주에서 돌아온 저들과 같이 다녀오시구려.”

 

장문인과 장로 앞에서 키득거리고 있던 다섯이 무슨 소린가 하여 쳐다 봤다.

“뭘 그리 보누? 어디, 삼 년 동안 놀고먹지는 않았는지 확인 좀 해 보자꾸나. 일어들 나거라!”

“아니, 장로님! 저 두 놈은 빼꼬롬하니 차리고 댕겨서 괜찮겠지만, 저희 셋은 좀 씻고 쉬어야 하잖을까요?”

“여직두 빌어 먹구 댕겼으면서 무슨... 일어나!”

 

차 지휘사는 철우의 요청에 따라 군사와 무림맹원들을 산서의 운성運城 영제永濟로 옮겼다. 영제는 남南으로 길게 산이 누워있고 서西로는 강폭江幅이 바다처럼 느껴지는 황하가, 북北으로는 평야가 펼쳐져 있었다.

여기에서 하남부 위의 오천 군사와 따로이 회경부, 위휘부, 창덕부, 여주, 남양부에서 온 군사들은 각각 지휘사와 다섯 정천호들의 지휘에 따라 훈련을 하고 있었다.

 

“아니 왜 멀쩡히 지니고 있는 무장을 해제하고 이런 조잡한 새그물을 들라는 거여?”

“가볍고 좋잖은가. 쇠로 된 것보다야 편치.”

“허긴 그렇긴 하네만. 짊어지고 있던 군장들도 다 돌려보내라 해서 차림도 가뿐허니 좋긴 좋구먼 그려.”

“이런 새그물로 수적들을 잡으라는 거겠지?”

“우리가 왜 나왔나 몰라서 묻누...”

“그나저나 우리야 땅에서 이리 있으니 오뉴월 땡볕에 죽을 맛이구먼, 저들은 씨원허겄지?”

“황토 흙탕이믄 워뗘! 우리도 얼른 마치고 물에 좀 뛰어들자구! 자 다들 빨랑 움직여!”

 

“장군님, 이렇게 해서 정말 이 천이 넘는 수적들을 모조리 생포할 수 있겠습니까?”

“지遲 정천호! 나도 묻고 싶은 걸 참고 있으니 우리 시키는 대로 합시다. 어차피 수채들이 해산을 하고 하곡채만 남은 상태에서, 이번 우리의 토벌은 그 의미가 퇴색될 수 밖에 없는 일 아니겠오.”

“그렇다고 애들 장난과도 같은...”

다른 정천호 한 사람이 말을 받았다.

“사실 이번 원정은 실익이 없어, 잘못하면 남들의 웃음거리가 되기 십상입니다.”

하남부 차 지휘사가 웃으며 말했다.

“소 공자가 그럽디다. 이번 일이 끝나면 나는 영전할 것이고, 정천호 다섯 분은 지휘첨사나 지휘사로 승진할 것이라고. 왜 싫으시오?”

“아니, 그...”

 

하남부 외에 다른 부에서 온 군사들은 일 천 명 단위로 각각 다른 형태의 진陣을 이뤘다 풀었다 하는데, 어떤 부의 군사들은 황하에 뛰어들었고, 혹은 소선小船에 나눠 타고 길다란 나무 봉을 지니고 있었다.

 

하곡에 있는 황하 총채에는 총채주 마해태와 이미 해산한 섬서의 한성채주 관주교가 머리를 맞대고 있었다.

“관 채주, 정말로 우리가 토끼몰이를 당하리라 생각하는가?”

하곡 하류의 수채가 해산을 한 이후, 한성채주 관주교는 총채의 군사 역할을 하고 있었다.

 

“정신 나간 놈이겠지?.”

“채주님, 비록 지방군이지만 대명 군사가 일 만에, 무림인 사 백이 한 사람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지 않습니까. 정천호만 해도 정오품이고 지휘사는 정삼품의 장군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아무런 까닭없이 어린애 같이 시키는 대로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허긴 그는 관원도 아니라면서?”

“예. 얼마 전에 낙양에서, 항주의 단목세가 이십팔숙의 대주와 부대주를 단칼에 목을 베었는데, 그 자리에 있던 개방의 장로가 공공전검이라는 무명을 내렸다던데...”

“얼마나 대단했기에... 허긴 단목가의 이십팔숙이라면 중원 어디에서도 이름 값을 하는데, 그 대주와 부대주라니...”

“채주님의 무위는 어떠실까요, 그들과?”

“대주와는 좀 어렵지 않겠나? 내야 그 공공전검이란 자가 쳐들어오면 내빼면 그만이니까...”

한성채주가 소리 없이 웃었다.

 

총채주와 한성채주는 각자의 생각에 잠겨 한동안 실내는 적막이 흘렀다.

먼저 입을 연 것은 한성채주였다.

“채주님! 인원을 더 줄이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어차피 우리는 여기서 좀 버텨보다가 수채를 떠날 것인데, 삼 천이든 천이든 뭔 의미가 있겠는가?”

“그래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사후를 생각하면 성한 수하들을 되도록 많이 남겨놓는 것이, 후에 수채들을 재정비하기도 쉽고요.”

“일리 있는 말일세. 그들이 예까지 오려면 아직 시일이 있으니 조금 더 생각해 보기로 하자구.”

그때 밖에서 인기척이 느껴지더니 하곡채 부채주인 문부천가 들어섰다.

 

“채주님, 급히 보고드릴 일이 생겼습니다.”

마 채주는 말하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섬서와 산서의 군사들은 여전히 제자리에 있습니다만, 하남의 군사들이 예상 외로 움직임을 멈췄다고 합니다.”

“멈춰?”

“예. 운성 영제로 옮긴 후 황하를 따라 북상할 줄 았았는데, 영제에서 이상한 훈련들만 하고 있다고...”

“그래 멈췄다는 건 그럴 수도 있네만, 이상한 훈련이라니?”

“일 만 군사의 훈련에 새그물, 죽창, 홑이불...”

“허허허~ 왜? 새그물로 꼼짝 못하게 한 다음, 죽창으로 찔러 죽이고, 피 보기 싫어 홑이불로 덮을라고 한다던가?”

“그리고 한 가지 더 말씀 드릴 것은, 무림맹 인원들이 군막을 떠났는데 뿔뿔이 흩어지는 바람에 뒤쫓지를 못했다는 보고입니다.”

마 채주는 골치가 아픈 듯 고개를 내리고 뒷목을 두드렸다.

 

“우리가 저들을 기다리는 것은 수성守成이 공성攻城보다 유리하기 때문이지.”

“그렇죠. 비록 우리 수채가 허술하다 해도 지금 인원 이 천이면 능히 일 만의 명군을 맞을 수 있습니다.”

한성채주가 마 채주의 말을 받자, 부채주가 덧 붙였다.

“더구나 우리는 수전水戰을, 다시 말해 물을 알고 있잖습니까!”

마 채주가 부채주를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그려, 우리가 수적이니 땅 軍보다야 물 위에서 노는 경우가 많지만, 쬐끄만 배 세우러 용만 좀 쓸 뿐 어디 수군다운 수군이라고 할 순 없지... 자네두 물질보다 선판船板에서 칼 휘두르는 게 더 용하잖은가...?”

말을 마친 마 채주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의자에서 일어나며 선언하듯 말했다.

“우리가 내려 간다! 빨른 시일 내에 준비하도록!”

“채주님!”

“채주님?”

“기다리면 기다릴수록 저들에게 기회만 더 늘려줄 뿐이다. 우리는 수적數的으로도, 무림맹이 가세한 이상 질적으로도 저들을 물리칠 수 없다. 가자! 가서 치고 빠지자!”

 

“무창 오현문 제자 소철우입니다.”

“제 사형이세요.”

철우와 무림맹 천단과 지단의 단주, 부단주들과의 상견례가 삼문협에서 있었다.

“오우~ 무명을 듣고 무슨 괴물 아닌가 싶었는디, 과연 소 형이 아주 여리게 생기셨수!”

“단주님!”

유산산은 자신의 상관인 지단주 공탁기에게 새침한 눈을 흘겼다.

“왜 그랴~ 자네가 여기 오면서 그러잖았는가, 순딩이에 여리여리하게 생겼다구. 암튼 무림맹에서 지단을 맡고 있는 공탁기외다.”

 

“나는 천단주 각제학이고 이쪽은 날 도와주고 있는 부단주 고명리라오.”

“고명립니다. 공공전검 소 대협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어이, 고 씨! 우리 사형이 대협으로 보이긴 허는 겨?”

“하아~ 너는 왜 내가 하는 모든 말을 고깝게만 듣는 거냐, 앙!”

보아하니 산산과 고명리는 맹내에서 어지간히 티격태격하며 지내는가 보다.

“니가 싫다는 날 자꾸 쫓아 댕겨 구찮어서 그러지!”

“저게!”

‘여기도 상옥과 효찬이가 있었군...’

 

천 단주와 지 단주는 모두 나이 사십이 훨씬 넘어 보였는데, 천 단주는 검을, 지 단주는 도를 병기로 소지하고 있었다.

“소 공자, 그래 우리가 뭘 도와주면 되겠소? 왕 호법님을 통해 들은 하남성 도지휘사의 뜻은, 이번 토벌은 무조건 소 공자의 뜻대로 움직여 달라는 부탁이 있었다던데...”

철우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

“별다른 재주도 없는데 부끄럽습니다. 하면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다.”

철우는 무림맹 천단과 지단의 네 지휘자를 한번 둘러보았다.

 

“우선 이번 토벌은 관官에서 꼭 필요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지단주 공탁기가 철우의 말을 받았다.

“우리도 그렇게 생각은 하... 아니 참, 소 공자! 우리 왕 호법님 사질이라고 하고 나나 천단주가 십여 년 더 밥을 먹었으니 이참에 우리가 말을 놓으면...”

“하하하! 저는 괜찮습니다.”

“아니 단주님들! 우리 사형을 부려먹으려고 하는 건 아니죠?”

“야! 단주님 말씀 못 들었어? 하남 대장군이...”

“야! 넌 좀 찌그러져 있어라, 엉! 이 누님이 말씀하실 때는!”

 

“자, 자, 그만들 하고... 우리 생각도 그러하이. 그리고 맹에도 황하 수채들에 대한 민원이 들어오긴 했어도 우리가 심각하게 받아들일 정도도 아니었구...”

천단주 각제학이 협의를 위해 펼쳐 놓았던 지도를 가리키며 말했다.

“다만, 황하 총채에서 상류, 중류의 수채들을 전부 발아래 두었지 않우, 그리고 이제 여기, 하남과 산동의 올망졸망한 수채들만 남었는데, 맹에서도 이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은 하고 있었다우.”

 

“사실 이번 황하 수채들의 원정은 하남부 주 지부의 개인적인 원한으로 촉발된 것이 사실입니다. 어쨌든 일단 벌어진 일이니 수적들을 토벌을 해야겠는데, 수적들이 미리 해산을 하고 이 천 남짓의 인원만 남았으니 커다란 이득을 볼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듣고 있던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여 동의를 표했다.

“결국은 우리 쪽의 우세한 전력으로 저들을 무찌른다 해도 참 모양새가 우습게 돼버렸구요.”

“사형! 그래서 그런 말씀을 하신 거예요? 이 천이 넘는 무리들을 상처 하나 없이 생포하겠다구!?”

철우가 유산산을 보며,

“그래. 너도 알다시피 당금의 나라 사정으로 보아 녹림도들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무망無望한 일이오, 또 설혹 가능하다 해도 금세 다른 도적들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은 자명한 일 아니겠느냐.”

“오호라! 그럴 바에 차라리 있는 놈들을 잘 키워보자! 이거 아니우? 소 공자!”

지단주의 말에 철우가 웃으며 대답했다.

“예, 그렇습니다. 그들의 목숨 또한 귀한 것이고, 그들의 죄값에 상응한 징벌만 필요한 것이니...”

“좋소! 그럼 우리가 어찌해야 허우?”

 

철우가 잠시 생각에 잠긴 후,

”조금 있으면 하곡에 있는 수적들이 분명히 내려올 것입니다.“

”...?“

”...?“

”하하... 그들은 이번 싸움이 이파사판이고 마지막으로 안되면...“

”그렇지! 삼십육계 줄행랑이라!“

”껄껄껄...“

”호호호~“

”하하하!“

 

”이미 지휘사와 섬서, 산서의 군사들에게 모두 병장기를 지니지 말고 봉같이 쉽게 상처 내지 않을 것, 그리고 그들을 생포하는데 필요한 것들을 알려주었습니다.“

고명리가 물었다.

”공자님! 제가 제일 궁금한 것이, 왜 홑이불을 가진 병사들도 있는 것인가요?

“화공火攻에 대비해서네.”

“사형, 지금은 오 월 하순이라 아직 황하의 갈대가 싱싱해서 불을 붙이기 쉽지 않을 건데요?”

“내가 화공이라 표현을 했지만 그건 만약의 사태에 달했을 때고, 저들 중에 죄질이 나빠 붙잡히면 극형에 처해질 사람들이 혹여라도...”

무림맹 네 사람이 어이가 없다는 듯 철우를 쳐다봤다.

철우가 계면쩍은 듯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머리를 긁적였다.

 

“소 공자! 내, 왕 호법님이나 산산이를 겪어봐서 오현문의 가르침이 어떠한지 잘 알고 있네만, 자네는 해도해도 너무 하구먼! 쩝!”

“자, 자, 우리가 할 일은?”

“섬서와 산서의 군사들이 황하변을 따라 포진 중이고, 하남의 군사들은 이곳에서 수적들을 기다릴 것입니다. 무림맹 여러분들은 저와 함께 빠르게 북상하여 수적들을 안전하게 내려오게끔 하는 것입니다. 이미 말 사백여 필이 낙양을 출발했다는 소식이 당도했습니다.”

“거참... 내가 도둑놈들 안전을 보살피게 될 줄이야...”

 

무림맹 사 백여 인원이 말을 달려, 산서쪽 황하변을 따라 난 관도를 지나고 있었는데, 산서의 군사들에게 재미있는 광경이 연출되었다.

“이보게 왕 천호! 저들이 지금 무슨 짓거릴 하고 있는 게요?”

“예, 장군님, 숨바꼭질...”

“허허허, 꼭 그렇군 그래, 숨바꼭질! 그런데 저 송아지는 어찌 저리 잘 달린단 말이오?”

“장군님, 송아지가 아니고 송아지만한 개(犬)이옵니다.”

“개?”

“예. 그제부터라는데, 무림맹 이 백 인원은 수적이 되고, 나머지 중 일 백은 토끼몰이 조 組, 일 백은 수색조라 합니다.”

“자세히 좀 말해보게, 답답허이!”

“아마 수적들을 생포하기 위해 무림맹 무사들이 수적들을 하류에 있는 하남 군사들 쪽으로 몰기 시작하면, 분명히 도망치는 놈들이 생길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그 놈들이 이리저리 사방으로 튀게 되고, 손이 아무리 많아도 일일이 찾을 수도 없고 하니, 저 개를 동원한 듯 합니다.”

“그러니까, 눈에 띄는 도망자들은 뒤쫓는 무사들이 잡고, 눈에 안 띄는 놈들은 개가 위치를 알려주어 수색에 나선 무림맹 사람들이 말을 타고 붙잡는다! 그 연습을 하고 있다! 허어~ 참! 괴사恠事(괴이한 일)로고, 괴사여!”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공지 차례 2021.07.06 41
34 흑도백도 7 2021.08.01 81
33 흑도백도 6 2021.07.31 92
32 흑도백도 5 2021.07.28 18
31 흑도백도 4 2021.07.27 10
» 흑도백도 3 2021.07.25 8
29 흑도백도 2 2021.07.24 14
28 흑도백도黑道白道 1 2021.07.17 23
27 탄생! 나차녀 셋 4 2021.07.16 19
26 탄생! 나차녀 셋 3 2021.07.16 19
25 탄생! 나차녀 셋 2 2021.07.14 16

010 - 5802 - 3857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