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哲雨武林

흑도백도 4

2021.07.27 09:43

소금장 조회 수:10

“자단! 너 자꾸 딴 짓 할래!”

“아니 담 소저小姐! 도대체 개새끼를 어찌 부리는 거요!”

“뭐라구요!? 개새끼! 아니 이 양반이...”

“허긴 덩치로 보면 새끼는 아니긴 헌데, 와서 고개를 끄덕이고는 냅다 달려가 죽어라 뒤쫓으면 가다말고 되돌아 오고... 벌써 몇 십번을 이러니 우리 조원組員들이 욕을 하고 난리도 아니지 않소!”

“이거 보...”

“상옥아! 그만하거라.”

뒤 편에 있는 마차에서 채진이 내리며 상옥을 말렸다. 채진 뒤로는 제갈려려가 따라 내렸다. 채진의 너울은 뜨거운 여름인데도 안을 전혀 들여다 볼 수 없었다.

그래선지 무림맹원들은 간혹 채진이 마차에서 내리면 흠칫 놀라곤 한다.

 

“제가 저번에 보니 자단이에게 날도 더우니 잡아 먹었음 좋겠다 하고, 또 유독 그쪽 조만 자단이를 못살게 구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한 번 다른 조에 가서 물어 보세요, 그 조가 연습할 때도 자단이가 골탕을 먹이는지.”

“아니 그게 저...”

“일개 짐승도 제게 해코지를 하겠단 소리를 들으면 속이 좋지 않을 수 밖에요. 더구나 자단인 나와 같이 지내는 동안 사람 말을 거의 다 알아들을 수 있거든요. 앞으로라도 자단일 함부로 대하지 말아 주세요. 부탁입니다.”

무림맹 천단 삼 조 조장은 멋쩍은 표정으로 돌아갔다.

 

무림맹 지단 단원 이백 명은 수적 역을 맡아, 뒤를 쫓는 천단 일백 명의 포위를 뚫고 달아나려 하고, 나머지 천단 일 백 명은 포위망을 빠져나온 자들을 수색하여 체포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그런데 쫓기는 무리나 쫓는 무리의 움직이는 폭幅이 오리五里가 넘으니, 사람의 눈으로는 빠져나가는 사람들을 파악할 수도 없거니와, 설사 눈에 띄었다 하더라구 재빨리 사라지는 그들을 쫓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자단은 그런 자들을 용케 잡아내어, 스무 명씩 짜여진 천단 다섯 개 조에 가서 짖고, 고개를 끄덕인 다음 달리면 수색조원들이 뒤따라가 체포하는 식이었는데, 유독 삼 조원들과는 사이가 안 좋았던 것이다.

 

오 월과 유 월의 중간에 있는 여름 날씨는 가만히 있는 사람도 지치게 만든다. 하물며 말의 씩씩거림과 함께 이리 뛰고 저리 달려야 하는 무림맹원들은 모두 입이 댓 발은 나와 있었다.

“아니 아무리 황실에서 요구한다 해도 이 뜨거운 여름에 이런 짓은 미친 짓이여, 안 그려?”

“그러지. 그래도 별 수 있나, 받아 먹는 게 있으니 시키면 시키는대로 해야지.”

“에고, 알량한 내 실력으론 무림세가 무사로는 도저히 안되겠어서, 그나마 지낼 만하구 밥벌이 넉넉한 맹에 들어왔는디, 요샌 여기저기 불려댕기느라, 여편네 고쟁이 들춰본 지가 원젠지 원...”

“그런데 저 마차에 타고 있는 여자들이 그 유명한 나차녀들이군 그랴!”

“들리는 소문으론 너울 쓴 여자말여, 얼굴이 해골 같다던디...”

“부잣집 딸래미라지? 저 마차 좀 보라구, 황실에서나 굴러다닐 거 같지 않어?”

“내가 좀 아는데, 하남 개봉의 채가장주 손녀딸일세. 무공이 우리 왕 호법님 수준도 넘는다드라구. 조심들 허게, 괜히 놀렸다가...”

말을 하던 사람이 손칼로 자기 목을 스윽 긋는 시늉을 했다.

 

“언니, 편케 계세요...”

제갈려려가 마차 안에서도 너울을 쓰고 있는 채진에게 답답하지 않느냐는 뜻으로 말했다.

“인제 습관이 돼서 괜찮아. 그보다 우린 정말로 이 마차에서 창살 없는 감옥 생활을 해야 하니? 이러고 있는 게 더 답답하다, 얘.”

“큰언니! 우리 사부님 몰래 도망갈까요? 우리 셋이서 먼저 수적들을 치러가는 건 어때요?”

채진과 제갈려려가 서로를 쳐다보며 눈을 빛냈다.

"수적들을 치러 가는 건 안될 말이지, 오라버니가 이번에 수적들을 한 사람도 다치지 않게 생포하겠다고 했으니..."

"려려!  그럼 우리 수적들 있는 곳까지 바람이래도 쐬러 가자, 너울도 좀 벗구 싶고..."

"우와~  그래요, 큰언니!  어때요 작은언니?"

 

“방주님하고 회주님이 금방 사형에게 알릴 걸?”

“그럼 방주님하고 회주님도 꼬셔서 같이 가죠 뭐. 아예 개방 호 장로님도...”

“상옥이 넌 나차녀 소리가 듣기 좋으니?”
“솔직히요? 전 솔직히 나차녀 뜻보다도, 제가 담가촌에서 탈출한 것만도 가슴이 벅찬데, 무명武名, 암튼 그렇게 불리는 것이 싫지만은 않죠 뭐...”

상옥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얘, 얘! 호 장로님은 우릴 무슨 지렁이 보듯 징그러워 하든데...”

“꼭 그렇지만도 않어, 언니. 먹을 거 챙겨다 드려봐, 무슨 선녀 만난 듯 반긴다니까.”

“그럼, 마차도 몰아야 하니 방주님하고 회주님은 내가 꼬실께, 상옥이 넌, 호 장로님에게 가서 여쭤볼래, 함께 가실려나...”

채진이 얼른 손사래를 쳤다.

“아냐, 호 장로님은 아냐. 얼씨구나 하고 사형에게 이를 거다. 재 방주님하고 위 회주님도 여기 계시게 하자, 나중에라도 사형에게 두 분이 싫은 소리 들으실라. 그냥 우리끼리 몰래 가자! 상옥이두 이제 말을 잘 타잖니.”

나차녀 셋은 서로를 보며 사악스런 미소를 흘렸다.

 

남궁가주 남궁석순과 부총관 남궁석택이 이끄는 남궁가 총 인원은 이백여 명이다. 남궁가 직계와 방계가 육십여 명, 남궁가의 호원무사護園武士가 백여 명, 그리고 남궁가의 후원에 있는 청라각에서 남궁가에 의식주를 기탁寄託하고 있는 무림인들이 사십여 명이었다.

남궁석순의 세 아들 중 둘째가 이번 행사에 나섰으며, 남궁석순의 서자인 남궁조는 일행의 안내역으로서 가주 바로 뒤에서 따르고 있었다.

 

낙양에 도착한 남궁가 일행은 여섯 곳의 객잔을 통째로 빌렸다.

그 중 단심루에는 남궁가주와 남궁가 사람들이 머물렀다.

“조야! 이 단심루에서 그랬단 말이지?”

“예”

“이 층이었다고? 올라가 보자. 그리고 석택이는 가서 세 분을 모셔오게!”

“예.”

부총관은 얼른 객잔 밖으로 나섰다.

 

“어떻게 객잔은 마음에 드시는지요?”

“내 듣자니, 낙양에선 단심루가 제일이라더만, 어찌 남궁가 사람들만 게 머무시는 게요? 내도 그리로 옮깁시다!”

“하하, 금호신승께서 그리 말씀하시니 마치 차별이 있는 것 같습니다만, 걱정하지 마시고 필요한 것은 뭐든 말씀만 하시길 바랍니다. 어디 우리 남궁가 행사에 부족함이 있을 수 있겠는지요.”

“정말이오? 아시다시피...”
“예, 걱정하시지 않도록 내 이미 장궤掌櫃에게 다 일러두었으니 너무 심려마시지요. 그리고 가주께서 신승을 찾으십니다.”

“벌써 손 쓸 일이 생긴 것이오?”

 

금호신승은 파계승으로 소림 계열은 아니지만, 어떻게 수학을 했는지 소림 무공에 정통하고 그 실력이 출중하였다. 여느 사찰의 스님처럼, 파르라니 깎은 머리에 늘 잿빛 승복을 걸치고 있고 인자하게 생긴, 나이 예순이 넘은 노승이었다.

그런데 고기와 술, 그리고 젊은 여자를 밝혔다. 청라각에서 지내면서도, 열흘에 한 번씩은 총관이나 부총관에게 은자를 받아내, 세가 밖으로 나가 지내다 들어오곤 했다.

 

“가주께서 부르시는군요.”
“예, 쉬셔야 하는데 송구스럽습니다.”

“아니오, 아니외다. 어디 남궁세가 밥값이 보통이어야 말이죠. 아! 곡해하진 마시구려, 내 너무 오래 세가에 기대고 살어서 면목이 없어 드리는 말씀이니...”

“진인眞人! 진인이야 청라각에 계신 모든 분들 가운데 으뜸이시고, 오히려 저희 세가에서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부탁을 드려 죄송하기만 합니다.”

“허허허, 말이래도 고맙소. 그럼 가 봅시다!”

 

남궁석택이 부총관으로 일을 시작하기 훨씬 전부터 청라각 주인으로 행세를 하고 있던 태황진인으로, 그의 출신은 남궁가주 만이 알고 있었다. 그의 본신 실력은 남궁가주와 견줄 만하다는 것이 청라각 중인衆人들의 의견이 많았으나, 누구도 그것을 확인해 볼 수는 없었다.

태황진인은 세가 내 호원무사들의 무공 교두 역도, 자원하여 맡고 있었다.

 

“어머~ 부총관 나으리께서 이 천녀賤女에게 무슨 볼 일이라도 있으세요? 아! 그렇게 훔져 보실려면 눈이 사팔이 되니, 자, 이렇게 보여드릴께요...”

그러면서 그녀는 반쯤 풀어헤치고 있던 가슴에 손을 넣어, 두 젖가슴을 모두 꺼냈다.

“크험, 험!”

“호호호~ 왜 눈을 돌리고 그러세요... 만져 보고 싶으면 가까이 오셔야지...”

‘사갈蛇蝎 같은 년... 내가 또 속을 줄 아느냐!’

“험! 가주께서 부르시오! 어서 갑시다.”

“아이참... 이제 막 씻었고, 좀 쉬렸드만... 그 나차녀란 년들이 뉘길래 이 아줌마를 귀찮게 한담...!”

 

그러면서도 옥면호리玉面狐狸 우가균은 몸을 일으켜 옷을 가다듬었다.

옥면호리 우가균은 청라각에서 몇 되지 않는 여자였다. 나이 마흔 중반에 들어섰는데, 밉상이지 않은 얼굴에 몸매가 아직도 이십대 같아, 남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었는데, 한번이라도 옥면호리에게 집적거렸던 남자들은, 두 번 다시 옥면호리를 바로 보지 않으려 했다.

부총관 남궁석택도 두 번이나 그녀에게 홀려 침을 삼키다 된통 당한 일이 있었다, 처음엔 남궁석택의 욕심에서, 두 번째는 옥면호리가 놀려먹느라 놓은 덫에 걸려 근 보름을 자리보전하고 있어야 했다.

 

남궁가의 청라각은 다른 세가들과 마찬가지로, 호원무사 외에 지닌 부富를 이용하여 이름있는 무인들을 초치招致하거나, 떠돌이 무림인이 찾아오면 편하게 지낼 수 있게 해주는 곳이었다.

따로 남궁씨들이 관리하는 것은 아니었고, 지금은 태황진인이 주인 노릇을 하고 있었는데, 웬만한 일은 가주의 재가 없이 총관과 상의하여 일을 처리할 수 있었다.

남궁가주가 특별히 청한 세 사람은, 육십여 명의 청라각 식솔 중에서도 문무가 뛰어나, 남궁가의 이런저런 일에 일조를 하고 있었다.

 

“오호호호~ 중님 할아버지! 제가 목욕재계沐浴齋戒하고 방문 열어놓고 기둘렸는데, 코빼기도 디밀지 않으심, 소녀 매우 섭섭하나이다~!”

‘망할 년! 중님이 뭐야!’

“허허허! 노납老衲이야 이제 나이가...”

“흥! 그런 늙은이가 걸핏하면 젊은 년 밑구녁 구경하지 못해 안달을 하시는군!”

“어허허! 시주 입은 마치 거름판에 뿌려진 똥오줌 같구려...!”

“걱정마세요, 중님 할아버지. 이 몸은 아직 청정지신淸淨之身이니...”

“자자, 어서 가십시다. 남궁가주가 기다리겠소!”

“도사 할아버진 진짜 여자 필요 없어요?”

세 사람 앞에서 안내를 하고 있던 남궁석택은, 뒤돌아서서 옥면호리를 떄려주고 싶었으나,

‘후유, 내 처지를 알자!’

 

단심루 이 층에는 모두 여섯 사람이 있었다.

“어서들 오시오! 자 우선 여기 앉아 목을 축이십시다.”

남궁석순은 이층으로 올라서는 청라각 세 사람을 반갑게 맞았다.

 

“오호라~ 확실히 내가 머문 객잔보다 좋군 그려... 이런 곳에 있는 여자들은 더 이쁠 것 같지 않소? 옥면호리 낭자!”

“호호호! 욕을 들어 처먹고 싶단 말씀이세요? 중님 할아버지!”

“아니 뭐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호사스런 자리에 촌부村婦 같은 할멈이 끼어있는 것이, 꼭 개똥에 박힌 도토리...”

“뭐라곳! 이 중놈이~! 내 편鞭 맛이 아직 네 놈 등짝에 남아 있을텐데 더 뜨거운 맛이 필요한 게로구나!”

“그 때는 내가 방심을 해서 그렇지 네 년 쯤이야...”

 

금호신승이 처음 옥면호리를 봤을 때 음심淫心을 대놓고 드러냈다가, 혹면호리의 명성을 올려주고 있는 채찍 끝으로 등에 구멍을 내게 된 적이 있었다.

“그만! 두 사람은 이번 일이 끝나고 따로 만나시구려, 가주께서 기다리고 있으시잖소!”

결국은 태황진인이 나서서 두 사람을 말렸다.

금호신승이나 옥면호리 모두 태황진인을 은근히 두려워 하고 있던 터라, 양인이 비로소 투닥거림을 멈춰, 남궁석순이 말을 꺼낼 수 있었다.

 

“여기 이 자리에서 내 셋째가 다리 한 쪽 병신이 되었다오. 둘째야 네가 관이 역을 맡아라.”

“예!”

남궁석순의 둘째 아들 남궁찬은 올해 스물아홉으로, 남궁가에서 주로 익히고 있는 창궁무애검법과 달리 창궁비연검蒼穹飛燕劍을 익혔다.

창궁무애검과 창궁비연검 모두 푸른 하늘을 찌르거나 베는 것에 눈부심이 있으나, 창궁비연검이 조금 더 날랜 편이었다. 다만 창궁무애검이 상대에게 주는 타격에는 삼성三成 부족했다.

 

“자단! 너는 오면 안돼! 어서 돌아가!”

“그르르릉~”

“히이잉~”

자단이 말 세 마리 앞에서 낮게 짖자, 세 여자를 태운 말들이 앞발을 들고 뒤돌아 섰다.

“언니 어쩌죠?”

채진이 말에서 내려 자단을 끌어 안았다.

 

“자단아! 너는 지금처럼 훈련을 해야 해. 네가 보이지 않으면 대번에 사형이 우리가 없어진 것을 알게 된단 말야. 겨우 호 장로님 눈길을 벗어나 여기까지 왔는데 이러면 어쩌니?”

자단이 채진의 말을 알아들었는지 어쩐지 모르겠지만 계속해서 말들을 못 움직이게 하고 있었다.

“언니, 데리고 가죠! 수적들이 내려오고 있다니 말을 빨리 달리면 내일 저녁이면 그들과 조우遭遇할 수 있을테니, 오라버니가 우릴 쫓기는 쉽지 않을 거예요.”

제갈려려와 상옥도 말을 내려 채진 곁으로 다가섰다.

 

세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지 한참 의논했으나, 사실 뾰족한 수가 없었다.

자단을 묶어놓지 않은 것은, 내일 아침이면 재 방주, 위 회주, 개방의 호 장로가 대번에 세 나차녀가 사라진 사실을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밤새 부지런히 달리면 철우가 뒤쫓는다 해도 하루 상관은 벌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인데, 마치 철우가 자단에게 셋을 감시하라고 시키기라도 한 듯, 자단은 채진의 말을 듣지 않았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공지 차례 2021.07.06 41
34 흑도백도 7 2021.08.01 81
33 흑도백도 6 2021.07.31 92
32 흑도백도 5 2021.07.28 18
» 흑도백도 4 2021.07.27 10
30 흑도백도 3 2021.07.25 8
29 흑도백도 2 2021.07.24 14
28 흑도백도黑道白道 1 2021.07.17 23
27 탄생! 나차녀 셋 4 2021.07.16 19
26 탄생! 나차녀 셋 3 2021.07.16 19
25 탄생! 나차녀 셋 2 2021.07.14 16

010 - 5802 - 3857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