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哲雨武林

흑도백도 5

2021.07.28 14:04

소금장 조회 수:18

“준비가 다 됐으면 출발하도록!”

하곡의 총채에서는 준비를 마친 수적들이 배를 나눠타고 황하를 내려가기 시작했다.

“총채에는 이 백의 인원을 남겼으니, 모두 일천팔백 식구가 배를 탔습니다.”

총채주 마해태는 몇 년 동안 황하 상, 중류에서 수상水上에 띄웠던 중형 사선沙船은 하곡채에 남겨두었다.

 

사선은 돛과 노를 모두 사용하는 배로, 강을 따라 내려올 때는 돛을, 강을 거슬러 오를 때는 돛과 노를 함께 사용하는 배로, 대형선은 돛이 다섯 개, 노는 좌우 각각 여덟 정에서 열두 정까지도 두었다.

황하는 물길의 특성에 따라 중류까지는 중형 사선의 운행이 가능했으나 하곡채 이후의 황하 수심에 중형선을 띄우기는 무리였다.

대형 사선에는 칠백 명도 승선이 가능했으나, 수적들의 특성상 화물이 차지하는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형 사선에는 삼백을, 중형과 소형 사선에는 각각 일백오십 명, 오십 명을 태울 수 있었다.

지금 황하채의 소형 사선 스물에는 각각 구십여 명의 수적들이 타고 있었다.

 

“하남 위군衛軍이 숙영하고 있는 곳이 산서의 영제라면 족히 나흘은 가야겠구나. 중간의 물길은 어떻다드냐?”

“이틀 후 부터는 이 소선도 운항運航이 어려울 듯 합니다.”

“준비는 제대로 했겠지?”

“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런데 평저선 준비해 놓은 것과 양피벌자 예순 채에 태우고 남은 인원, 육백이 문젭니다. 천상 걸어서 가야하는데...”

“흐음... 수적들이 걸어야 하는 경우는 수채에서 배에 오르고 내릴 때 뿐이긴 하지만, 어쩌겠느냐. 보군步軍들은 여차직 하면 내빼는 수 밖에...”

 

총채주 마해태는 고개를 들어 흐르는 구름을 봤다.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였다. 그렇다고 지금 두 손을 들어버리면 황하채는 한동안, 아니 영원히 활동을 못할 지도 모르는 일이다.

‘내가 황하채를 일통하고자 하는 뜻이 하늘에 알려졌다면, 뭔 수가 생겨도 생길 것이다. 가 보자!’

“돛과 노를 모두 사용하라 이르고, 걸어야 하는 인원에겐 미리 은자를 지급하도록! 사흘 안에 영제에 도착하도록 독려하라!”

 

그들은 이틀 뒤 황하가 바다처럼 넓어지기 시작하는 번촌진樊村鎭에 도착하였다.

미리 준비해 둔 평저선平底船 스무 척에 육백 명이, 양피벌자 예순 채에 육백명이 나눠 타고 황하를 내려가는 모습은 보기 드물기도 했지만 장관이기도 했다.

번촌진에서 영제 위의 채촌촌蔡村村까지는 다시 하루가 걸렸는데, 채촌촌에서 영제까지는 일백 리 거리였다.

배로 내려가면 빠를 것 같지만, 강폭이 넓어진 관계로 유속流速이 빠르지 않아, 걷는 것보다 조금 빠른 정도이기 때문에 내일이나 되어야 하남의 위군과 대치를 할 수 있다.

“일단 채촌촌에서 휴식을 취하고, 전열을 정비하도록 해라. 그리고 보군에겐 오늘 밤 번番을 철저히 서도록 특별히 이르거라!”

 

“큰언니! 이러다 날 새겠어요, 그냥 데리고 가요!”

상옥이 안달이 나서 채진을 보챘다.

제갈려려도 거들었다.

“날이 밝으면 말이 없어진 것도 알게 될 것이니, 여기서 이러고 있는 것보단 낫겠어요. 중간에 오라버니에게 붙잡히면, 도로 돌아오는 한이 있어도 한번 가 보죠, 언니!”

“그러자꾸나. 며칠 훈련했으니 자단 없다고 큰 차질이 있을 것도 아니고... 자단! 가자!”

그렇게 자단과 말 세 필은 나는 듯이 황하변을 따라 북상北上을 했다.

 

“조야! 이제부터 그날 있었던 일 그대로 여기 계신 세 분에게 설명을 하도록 하고, 세 분은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파악을 부탁드리오.”

그러자 남궁조가 세 사람을 전에 채진과 제갈려려, 상옥이 앉았던 자리로 안내를 한 후, 남궁찬을 데리고 칠련지몽 모임이 있었던 자리로 데리고 갔다.

“형님, 여기가 관이가 앉았던 자립니다.”

남궁가주 적자 셋 중, 남궁찬이만 서자인 남궁조를 남처럼 대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여기에 당문, 황보가, 신창양씨 셋과 관이가 있었고, 하북 팽씨는 개방 장로에게 인사를 하고 돌아오고 있었단 말이지.”

“예. 그런데 팽 형이 개방 장로에게 인사를 하는 동안은 이 쪽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팽 형이 저 자리에서 돌아서 이쪽으로 오는 순간...”

“잠깐!”

금호신승이 남궁조의 설명을 멈추게 했다.

 

“그래 그쪽 자리에선 뭔 얘기들을 하고 있었누? 아무런 일도 없었는데 맥없이 남의 다리를 자를 리는 없잖은가?”

“그것이...”

남궁조가 머뭇거리자 남궁석순이 나섰다.

“이놈아! 이 마당에 뭘 망설이고 그러느냐? 있는대로 여쭤도 된다!”

“예... 지금 계신 그 자리에 너울을 쓰고 있는 젊어 보이는 여자가 있었는데, 이쪽에서 너울 속의 얼굴이 추한지 어떤지 내기를 하자고...”

“안 봐도 훤하다! 관이 놈이 시시덕거렸겠지, 안 그러냐?”

남궁조가 고개를 수그렸다.

“그래 너는 뭐하고 있었길래... 관두자. 그래서...”

 

이때 옥면호리 우가균이 입을 열었다.

“여자에게 있어 얼굴이란 여자 그 자체인 거야... 만약에 너울 속 얼굴이 미인이라면야 그런 장난에 그러려니 하겠지만, 만약에 추녀라거나 얼굴에 호환마마虎患媽媽를 당해 얼굴이 짓 찢겨졌거나 곰보자국이 있다거나, 어쨌든 그런 상태라면 아주 예민해지지. 그렇지 않으면 뭐 할려고 이 한여름에 너울을 쓰겠어, 안 그러우? 중 할아버지!”

이번에 금호신승은 별다른 대꾸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그 다음엔 어쨌느냐?”

“예, 팽 형이 돌아서서 이리로 오는 순간, 전광석화같이 너울을 쓴 여자가 이리로 날아왔고, 관이가 털썩 주저앉았습니다.”

“그리곤 이어서 다른 두 년도 달려들어 우리 애들 팔다리를 부러뜨렸단 말이지...?”

“예.”

“허어~ 관이를 딸려보낸 아이들도 모두 한가닥 하는데 어찌 그런 일이...”

 

“남궁조라고 했는가? 그 자리에서 있던 사람들 목소리 크기는 어땠는가?”

“...?”

“그 자리에서 여기까지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이 들릴 정도였는가 묻는 걸세.”

잠시 생각을 한 남궁조가, 남궁관의 뒤에 있는 탁자에 가서 앉더니, 태황진인의 물음에 대답했다.

“제가 이 자리에서 관이, 아니 셋째 소문주를 지켜보고 있었는데, 저 자리에 있던 네 사람이 정확하게 무슨 얘길 나누고 있었는지는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저 소문주와 다른 이들이...”

“됐네, 알겠네.”

 

태황진인이 남궁가주를 보며 말했다.

“저 자리에서 하는 작은 얘기를 들을 수 있는 지청술地聽術을 가진 사람이라면, 일갑자 내공은 거뜬했겠군요. 상황을 유추해 보면 이 자리에는 그런 지청술을 시전할 수 있는 사람이 최소한 셋은 있었을 겝니다.”

남궁가주와 나머지 두 사람도 고개를 끄덕였다.

 

태황진인의 말이 이어졌다.

“거기다, 예서 저기까지 몸을 번개같이 날리며 그 사이 발검拔劍을 하고 칼질을 끝냈다면, 글쎄요, 솔직히 저도 자신이 없군요.”

남궁가주 얼굴이 침통해졌다. 자기도 잘해야 태황진인 수준이었는데, 어떻게 젊은 여자가 자기보다 내공이 깊고 수법이 더 높단 말인가!

 

이때 이 층으로 오르는 소리가 들리고 곧이어 부총관 남궁석택이 모습을 드러냈다.

“가주님, 다녀왔습니다.”

남궁석택은 청라각 고수 셋을 남궁가주에게 안내한 후, 낙양과 공공전검, 나차녀들의 동향을 알기 위해 수하들과 함께 수소문한 후 돌아온 것이다.

“그래, 어떻든가?”

 

“이미 며칠 전에 황하 수채들을 토벌하기 위해, 일 만의 하남 위군과 공공전검 일행이 낙양을 떠나 현재는 영제에 머물고 있다 합니다. 그리고 들리는 소문에 공공전검이 위군을 지휘하고 있는데, 이번 용군用軍의 목적目的은 수적 잔당들 이 천을 생포하는 것인데, 상처도 입혀선 안 된다고, 이상한 훈련을 하고 있답니다.”

“이상한 훈련?”
“예, 주로 배를 전복시키거나, 기다란 꼬챙이로 무언가를 찌르고, 홑이불을 물에 적셔 투망을 치듯 던지는 훈련 등등...”

 

남궁가주를 비롯한 세 사람이 생각에 잠기는 동안 남궁찬과 남궁조가 조용조용히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형님 생각도 그러시군요.”

“그렇잖느냐... 어떤 군사가 수적이나 산적들을 도륙 내지 않고 고스란히 살릴려고 한단 말이냐. 아무래도 그 공공전검이란 사람은 색다른 목표가 있는 거겠지.”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아마 이번에 황하채를 궤멸시킨다 해도 다른 사람들이 수채를 다시 세울 것이 자명하니, 차라리 지금의 수적들을 순치馴致시키고 싶은 거겠죠.”

 

남궁가주와 금호신승, 태황진인, 옥면호리가 남궁가의 적서嫡庶 두 형제가 하는 말을 가만히 듣고 있다가 서로를 쳐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태황진인이 말했다.

“허면, 이번 토벌이 그렇게 성공을 한다면 고금에 없던 일이 될 것이고, 이는 조정과 황실, 그리고 민간에 걸쳐 칭송이 자자하겠군요.”

“무림맹이 가세를 하고 있다니, 무림사에서도 전무후무한 일이겠어요, 호호호~”

옥면호리의 웃음이 끝나기도 전에,

“허허허, 어떤 놈인지 궁금하구려, 공공전검이라!”

하다가 얼른 남궁가주의 눈치를 살피는 금호신승이었다.

 

“가주님, 저야 가주님의 뜻에 따라, 앞으로도 세가를 위해 신명身命 다할 것입니다만, 이번 일은 조금 더 깊이 생각을 하시는 것이 어떠신지요.”

“진인! 나와 세가도 소위所謂 백도白道의 일원임이 분명하고 우리 세가가 지고 있는 짐 또한 작지 않은 줄 잘 알고 있소이다. 그렇다고 자식의 다리를 잘라낸 잔당들을 그냥 두고는 돌아갈 수 없소이다.”

“가주, 이리 하시면 어떨까 하오만...”

“신승께서 어떤 좋은 방안이라도 있으시오?”

“어차피 수적들! 공공전검이란 자가 공을 세우기 전에 미리 수적들을...”

“중 할배! 아이고 그것도 방법이라고 지껄이는 꼬라지...”

남궁가주가 고개를 조금 수그리며 오른팔을 들었다.

“석택아! 수적들의 위치를 파악하게 지금 당장 척후斥候를 띄우고, 각 객잔의 인원들에게 출정 준비를 하라 이르거라.”

청라각 세 사람과 남궁 형제가 화들짝 놀랐다.

 

영제 너른 들에 세워진 군막들 중 한 곳에서 간절한 떼창이 흘러나오고 있었으니, 군사들을 따르는 개방 호 장로와 거지들이었다.

“언제는 고와서 주셨소 언제는 밉다고 내치셨소~

지닌 것 좀 나눠주어 주린 배 좀 채워주오~

 

언제 이 꼴 되어 동무 될 줄 모르는 일~

~~~~~”

 

“이렇게 불러주셔서 고맙습니다.”

“허어, 개방, 개방 말로만 들었지 이렇게 위세가 대단할 줄이야, 정말 몰랐소이다!”

“왜? 맨날 깨진 그릇이나 들고 댕겨서 우습게 생각혔던 거유?”

“아이고, 아니올시다... 제가 어찌 대개방을...”

철우와 나차녀 셋의 수발을 자청하여 땀을 뻘뻘 흘리는, 관림방주 재상리와 낙룡회주 위동관을 백결개 호평추 장로가 개방으로 배정된 군막으로 초청을 했다.

 

“자 한잔 쭈욱 들이켜고 이것 좀 들어보구려, 저번 가져온 양고기 말린거라우. 노린내 없앤다고 저놈들이 뭔 짓을 했는지 몰라도 입에 제법 붙는구려.”

호 장로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두 사람을 보며 잔을 권했다.

 

“장로님께서 이렇게 청해주실 줄은 정말 뜻밖입니다.”

“왜?”

“대 개방은 구파일방 백도의 구심점이고, 저희들은 낙양 구석에서 구린 일을 도맡아 하는 흑도 무리들이니 드리는 말씀이라우.”

“그 참, 아, 우리 애들 동냥 그릇이 껌정 문전門前 허연 문전 가렸드라면 지금쯤 다들 굶어 뒈졌을 게요. 그런 말 말구려, 술맛 떨어지니!”

 

재 방주와 위 회주는 속으로. 무슨 일이 있지 않으면 개방의 장로가 자기들을 부를 리 없을 거라고 지레짐작을 하고 있었다.

“내 며칠, 두 양반을 지켜보니, 사리 분별이 제법 바릅디다. 그게 전부니 너무 꼬아서 생각하지 말고, 오늘 저녁 술맛이나 좀 돋궈보구려! 자, 자...”

세 사람은 다시 술을 쭈욱 들이켰다.

 

“일전에 소 공자가 그러더군요, 우리 집 식구들이 나를 무뢰배로 여기느냐구... 그 말을 듣고 느끼는 바가 많었지만, 솔직히 잘 모르겠드라구요. 장로님은 어떠신지요?”

“사람이 산다는 것이, 가만 들여다보면 결국은 남의 것이 필요할 때가 태반이잖우. 그런 필요를 어떻게 얻느냐 하는 문젠데...”

“저희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것을 모른다면 사람이 아니겠지요...”

“문제는 남의 것을 얻어내는 방법에 달린 거라우. 내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리다, 백도라고 모두 다 옳고 바른 일만 하는 건 아니잖우. 흑도래서 늘 맥없이 사람들을 죽이고 다니고 그러우? 정도의 차이라고 보오.”

호 장로는 자작으로 한잔을 들이켰다.

 

“낙양의 국씨전장을 한번 생각해 보구려. 그들은 은자의 유통에 관여를 하는 것이 주업이긴 하지만, 맡겨진 은자를 그냥 가지고만 있으면 남는 게 무엇이겠소. 당연히 전장에선 대금업貸金業도 해야만 비로소 남는 것이 생기지 않겠수. 자, 보구려! 전자는 그들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고 대금업은 나쁜 일이니 그들이 하지 말아야 할 일 이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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